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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th while






작년 7월, 홍콩에서 다음 머물 호텔로 가기 위해 버스 노선 검색.

다음에 갈 호텔에서 한 블록 떨어진 대중교통 허브(?)같은 데에 대부분의 버스가 정차하는데, 호텔 바로 건너편으로 도착하는 노선이 단 하나 있기에 일부러 그 버스를 타기 위해 무더운 날씨에 짐을 질질 끌며 약간의 경사를 올라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림.






정류장 주위 풍경을 한 장 찍어둠.

한참만에 온 버스. 짐을 들고 타기에 홍콩 시내 버스는 적합치가 않다. 타자마자 있는 약간의 공간에 서서 가지 않는 한 그 뒤로는 좌석이 한 열에 4개씩 있고 통로가 너무 좁아 짐을 둘 데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맨 뒷 자리까지 겨우 짐을 끌고 가서 착석. 사실 그나마도 나보다 안쪽에 앉은 사람이 나갈 통로를 내 짐이 막고 있는 형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 버스 탑승 인원이 적은, 낮 시간대에만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한 정거장 이동한 뒤 버스는 멈춰섰고, 기사는 당황해서 왔다갔다 하더니 광동어로 뭐라고 뭐라고 얘기하심. 외국에서 버스 탔을 때 가장 당황할 때가 이런 때인데... 여러 명이 탄 버스에서 나만 무슨 일인지 모르는 상황.

기사 아저씨가 뭐라뭐라 말을 하니 몇 명은 내리고 몇 명은 그대로 타고 있다. 뭘 어째야 하는 건지??

낮 시간대라 버스 안에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만 계셨는데 내 옆자리에 젊은 여자분이 있어서 영어로 물어봤다. 그녀는 내 목적지를 물어보더니 거기 갈 거면 버스 안에서 대기해도 된다고 함.

얼마 뒤, 내가 굳이 타지 않으려고 했던 (도착점이 호텔에서 멀어서) 그 번호의 버스가 왔고, 기사 아저씨는 남은 사람 수를 하나하나 세어서 그 버스에 교통 카드를 새로 찍지 않고도 타도록 인계해 주었다.

아까 나처럼 맨뒷자리에 앉았다가 내 질문에 영어로 답해 주었던 여자분은, 버스를 바꿔 타고도 또 맨뒷자리에 앉았는데 나도 역시 맨뒷자리로 가방을 끌고 오자 자기를 또 귀찮게 할 거 같았는지 뭔가 살짝 나를 불편해하는 거 같은 기색을 내비쳤다. 속으로 '당신 따라 여기 앉는 거 아니거든요?? 내 가방을 둘 자리가 여기 밖에 없어요'라고 생각했다.

대체 이 상황은 뭐야.
기껏 호텔 가까운데 서는 버스 찾아서 탔는데 그 버스는 고장나 버리고, 결국은 먼 데에 내리는 버스 타게 됐네. 허허.





늘 지하철 아니면 페리로 홍콩섬<->본토를 건너다가 처음으로 버스로 건너감. 하지만 예상대로 버스에서 내리고 나니 대체 어디로 가야 호텔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 정류장 주위가 다 공사판이라 지도 앱을 봐도 참고가 안 됨. 나는 어디서든 길을 잘 물어보지 않고 지도를 참고해서 스스로 찾는 편인데 35도 여름 날씨는 평소 내 성격이고 성질이고 모든 걸 무력화시킴.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호텔로 가는 길 물어봐서 겨우 그 공사판을 탈출했다. 
작년 홍콩 여행 경험 중에 내가 두고두고 남들에게 이야기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 무더위 앞에선 평소 성격이고 신조고 다 사라졌다고.


아무튼 그 고장나버린 버스를 타기 위해 약간의 언덕을 올라간 끝에 맨 위의 사진 한 장을 찍었고, 나중에 황금 용 한 마리가 사진 속에 있는 걸 알았다. 아니, 사실 '저기 용이 있구나' 하고 사진을 찍어 둔 것인지 나중에 사진을 보다가 '어라 여기 용도 있었네?' 한 것인지는 기억이 확실치는 않다.





그러던 오늘...
이번 주 남자프로 테니스 경기는 브리즈번과 홍콩에서 대회가 열리는 중. 보통 대회가 열릴 때마다 테니스 선수 몇 명을 데리고 그 도시 홍보 영상을 찍는 게 관례인데, 차 타고 홍콩 시내를 둘러보는 Rublev 영상 발견. 




그러더니 익숙한 풍경이 지나가네...?? 




나름 의미있는 용인가봐 ㅎㅎㅎ

난데없이 고장난 버스로 인해 쓸데없이 고생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버스 아니면 거기까지 올라갈 일도 없었으니 ... 그 버스 노선 덕분에 이 용 조각상 위치를 알게 됐다고 생각할래.

웃기게도 어제부턴가 내 다른 폰 배경화면도 이걸로 해두고 있었다는 거. 그래서 저 용을 단번에 알아봤다.



다음에 할 일



이런저런 이유로 좋아하는 홍콩.
언젠가 다시 가겠지, 하고 교통카드도 잔돈도 남겨두었지만 사실 기약은 없다.
그래도 다음에 가면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2007년 홍콩에서 찍었던 유일한 사진, 바다 건너 구룡반도 우측 구석이 보이는 호텔 방...이지만 안 보임.




2023년에 찍은 리펄스베이 배경에 2009년에 찍힌 사진 넣음



2007년의 나, 2009년의 나, 2023년의 나
그리고 언젠가의 나를 떠올리며 
이 홍콩 노래를 듣는 것.
홍콩가수 陈奕迅이 광동어 아닌 보통화로 불러서 홍콩같은 느낌은 약하지만
광동어 특유의 음절음절 톡톡 튀는 소리보다는, 보통화가 더 어울리는 쓸쓸한 분위기.












"...好久不见。。" 오랜만이야. 

정말 아련한 노래.
홍콩에서 조용히 혼자 창밖을 내다보며 들어보고 싶다. 서울에서 듣는 거랑 다를 것 같아.
공식 MV는 다른 내용인 듯 하고, 위 영상은 일반인들이 만들지 않았나 싶은데 영상에 홍콩 거리가 나오니 홍콩에서 이 노래를 듣고 싶어졌다.


올해 여름, 14년만에 홍콩 갔을 때 이 노래를 알고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누군가가 보고싶은 게 아니고 
오래 전 흘려보낸 시간이 그립다.


이런 내맘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위 영상에도 "상대방이 그리운 게 아니라 그와 함께 있었던 그 시간의 나 자신을 그리워하는 것일 수 있다"라는 누군가의 긴 댓글이 달려 있다.






🎤🎼 "我们回不到那天" 우리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겠지.


가사 해석할 때 배 타고 산으로 가지 않아도 되는, 
전세계에 비슷한 상황을 그린 노래가 수백곡이 있을 것 같은 담백하고 쉬운 가사. 
(오랜만에 예전 살던 곳으로 돌아와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함)

흔한 감성이지만 곡 분위기가 독보적이다. 
들으면 없던 사연도 있는 사람 됨.


광동어 버전 - 不如不見
가사가 다른 광동어 버전의 제목은 더 직접적? -> "안 보는 게 낫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소리가 부드러운데, 보통화 가사에 'ㄴ' 'ㅇ' 받침 소리가 나는 단어가 많다면, 광동어 가사에는 'ㄱ' 'ㅅ'받침 소리가 나는 단어가 많아서 약간 더 딱딱하게 들리긴 한다.

위 영상을 보면, 不如不見 노래 끝내고 陈奕迅이 장국영이 그립다고 추모하고 들어가네...  













아무 생각없이 내렸다가...



여행 전에 정보를 찾다가 슬쩍 사진을 봤던 기억은 난다. 

하지만 딱히 목적지였던 것은 아니고 가는 길에 열차에서 내렸다가 깜짝 놀랐던 역 두 곳 -
션전 지하철 岗厦北(강샤베이)역, 그리고 홍콩 고속철도 西九龙(west kowloon)역.


강샤베이역은 션전 지하철 4개 노선이 교차하는 대형 역으로, 2011년부터 2호선이 운행한 역이지만 지금의 초대형 환승 허브 형태로 공개된 것은 10/11/14호선이 추가 개통한 2022년 10월 28일이다.

여행 전에 얼핏 사진만 보고, '역시 중국... 지하철역도 규모 엄청 나네..' 라는 생각만 하고 그냥 지나쳤다. 이 정도 초대형 역은, 내가 갈 일 없는 시 외곽일 거라고 그냥 짐작해버림. 복잡한 도심에 이런 역을 어찌 지어? 그래서 역 이름조차 찾아보지 않았음.

나는 이번 션전 여행에서 주로 션전 서남부에 머물렀는데, 동북부쪽에 위치한 옛 마을 찾아가는 길에 환승역으로 강샤베이역에 내리게 됐는데 내리는 순간 깜짝 놀람.






 "여기가 그 역이었네" 
예상 외로 시내 중심부에 있었다. 도시 중심부를 막고 한동안 갈아엎는 공사를 할 수 있는 중국 거대 도시의 스케일을 내가 간과함.
220,000m² = 한국식으로 하면 6만 6천 평에 달하는 넓이를 가진 지하철역이다.






시 외곽으로 먼 길을 가는 중이었어서 재빨리 이동하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는데, 중국 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역으로 유명하며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둥그런 부분은 "션전의 눈(深圳之眼)"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지하철역인데도 자연 채광이 된다.



사진 : https://www.archiposition.com/items/8dadafb1c4



지하에도 자연광이 들어오는 이유는 이렇게⬆️ 설계되었기 때문. 👀






여기는 승강장에서 한 층 위로 올라와서 보이는 또 다른 창.
2/10/11/14호선 - 4개 노선이 통과하는 만큼 출구 번호가 19번까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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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발 전에 대충 정보만 알아보고 갔고, 확정은 아니었는데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홍콩 복귀 교통 수단으로 낙점한 고속철도. 
짐 검사와 여러 번의 여권 확인 같은 귀찮은 과정을 거친 고속철 탑승을 마치고 내리는 순간 또 놀람.






홍콩 서구룡역의 예쁜 하늘.
여기 역시 여행 전에 사진만 얼핏 보고 '와, 역사를 멋지게 지었구나'하고 넘어갔었고 가게 될 줄은 몰랐다. 도착하고 나서 아, 그게 여기였구나 하고 놀람. 

여기에서도 짐이 너무 무겁고 반복된 줄서기에 지쳐서 
이 공간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사진보다 실제의 공간 느낌이 더 좋은 곳이었다.

사진 보고 '저기를 꼭 가야지'하고 목표를 해서 갔으면 오히려 실망했을 수도 있는데, 만나게 될 줄 모르고 그냥 지나가던 길에 마주치게 되어서 더 인상적이었던 두 곳.





고속철도高铁가 가져다 준 고난 🎒🛍




4년 전 톈진에 갔을 때 못해서 아쉬웠던 것.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고속철 타고 이동하기. 
오래 전 톈진에 잠시 살았을 때는 기차를 타고 두 시간 걸려서 베이징에 갔었던 듯 한데, 고속철을 타면 33분 만에 베이징에 도착하고 가격은 54.5위엔으로 만원이 안 되는 요금이다. 그냥 마실 다녀오듯 다녀올 수 있었던 베이징.

그래서 이번 여행에는 꼭 한 번 이용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션전 시내 중심 -> 홍콩 이동이 14분 밖에 안 걸린다고 해서 더 끌렸다. 가격은 68위엔 (약 ₩12000). 중국 국경에서 지하철로 홍콩섬까지 가면 ₩8500 정도지만 시간은 70분 가까이 걸린다. 고속철을 타면 금액 차에 비해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14분'이라는 숫자에는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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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에 중국 신분증이 확인된 중국인들은 간편하게 앱에서 예매를 하고 티켓 없이 신분증 스캔으로 탑승하지만, 외국인은 그렇게 하기엔 약간의 장벽이 있어서 대부분 수수료가 추가되는 trip.com같은 데서 구입한다. 중국 철도 영어 버전 사이트( https://www.12306.cn/en/index.html )에서는 외국인도 여권 번호 등록하고 외국 카드로 기차표 구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은 기차역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다음날 타고 갈 고속철 승차장 위치도 미리 알아둘 겸, 전날에 직접 福田역에 가서 발권을 했다. 다행히 福田역은 서울역과 비슷하게 시내 중심부에 있었고, 한정된 기차만 오고 가기 때문에 규모가 굉장히 큰 역은 아니었다. 다른 관광지에 다녀오는 길에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하니 매표소에 불은 켜져 있었지만 직원은 아무도 없고 텅 비어 있다.

🫠😔
호텔에 돌아갈 시간을 할애해서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요즘 다들 앱을 쓰니 창구 발권이 필요없어 일찍 퇴근한 건가? 하지만 아직 기차편이 운행을 하는데??
그래도 이동 동선 봐두려고 주위를 얼쩡거리는 사이 직원이 어디선가 나타나 자리에 앉았다.
종이에 날짜와 시간, 기차 편명 등등을 적어서 여권과 함께 내미니 직원이 내 정보를 하나하나 입력한다. 중국은 기차탈 때 "실명"이 매우 중요함. 
내 정보가 입력되는 화면 창이 밖으로도 크게 노출되어 있어서 외부 사람에게 다 보임. 😬

그 전날에 福田지하철역 창구에서 한국 카드앱의 유니온페이 큐알코드로 교통카드를 문제없이 구입했기 때문에 같은 앱 화면을 자신있게 내밀었더니 직원이 난색을 표시한다. '그게 대체 뭐야?' 매우 짜증나는 표정. 내가 처음 표를 살 때는 인적이 드물고 아무도 없었는데, 어느새 내 뒤에 줄 선 사람들이 하는 중국어가 들렸다. "와 이제 외국인들도 qr pay가지고 있네?" 이 정도로 이해함. 직원이 내 여권 정보를 입력하는 큰 화면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남들도 내 정보 다 보고 있음;;;;

기차역 정도면 신용카드로 결제 가능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안 된다고 하더니 현금 지불은 가능했다. 중국에 들어와서 현금 처음 써봄. 
동전 거스름돈도 받았다. 동전 거스름돈이 생겨 왠지 기뻤다?!? 중국에서 현금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중국인들이 현금을 받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현금을 받기야 하지만 현금을 취급하지 않는 보통의 중국 상인들에게 거스름돈이 없어서 돌려받을 돈이 없어서인데, 10위엔 등 작은 단위 지폐와 동전이 있다면 나중에 현금을 딱 맞춰서 내기에 좋다. 

직원이 종이 영수증 같은 것을 준 뒤에, 예전에 남들 블로그에서 많이 봤던 작은 종이표 같은 것을 보여준다. "이거 필요해?" 그런 제스처. 내가 끄덕끄덕 하니까 한 장 출력해 줌. 하지만 중국 기차는 신분증으로 탑승하기 때문에 이 표는 사실상 필요가 없다. 아직도 인쇄라도 해주는 게 신기. 기념품인가? 
번역기를 돌려보니 환불을 하려고 할 때만 쓸 수 있다고 써 있다.




  
푸톈福田기차역은 지하철 푸톈역과 연결되어 있고 3호선, 2/8호선, 11호선이 통과한다. 으악...그런데 미리 답사 차 걸어보니 왜 그렇게 멀던지. 호텔까지 약간 우회하지만 갈아타지 않아도 되는 2호선을 타고 돌아가기로 했는데 2호선 승강장까지 걸어서 10분 걸림. 생각해 보니 사실 서울역도 그렇긴 하지. 이름도 같은 "서울역"이지만 기차역에서 내려서 지하철 타려면 꽤 걸어야 함.


다음날 호텔에서 체크아웃 하고 나옴. 어제 답사를 해본 결과 많이 걸어야 하는 2호선은 포기하고 "푸톈역"이 없는 1호선을 타고 중간에 내려서 푸톈기차역 근처에 내려주는 버스로 갈아타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버스 시간을 조회해보니 간격이 너무 길다. 


앱에서 이렇게 버스가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게 보이기 때문에 시간이 거의 정확히 예측 됨




여유를 충분히 두고 기차표를 끊었기에 기차 출발 시간이 다가오는 것은 아주 큰 문제는 아니었고, 33도 땡볕 아래에서 버스를 10분 기다려야 하는 게 더 큰 문제였다. 😡 안 되겠다. 지도에서 권하는 대로 그냥 1호선 쇼핑파크역에서 내려야겠다. 

역에서 내려보니, 1호선 쇼핑파크(购物公园)역은 푸톈역이라는 이름만 없을 뿐 푸톈기차역과 연결되어 있다. 지하도에서 계속 길 안내 표시가 있다. 1호선 쇼핑파크 A5 출구 쪽에서 푸톈기차역은 이름만 "푸톈역"인 2/3호선 역보다 사실상 거리가 더 가깝다. 11호선 푸톈역만 푸톈기차역과 좀 가까운 편.






저 표시를 보고 따라가면 됨.
겨우겨우 고속철역에 도착. 중국인들은 신분증 스캔하고 척척 들어가지만 외국인은 직원이 직접 여권 처리를 해줘야 해서 줄이 다르다. 짐 검사를 한 번 거치게 되는데 중국 지하철에선 음료수를 들고 타는 걸 따로 검사 받아야 하는데, 여기는 오히려 물병에 큰 관심은 없어 보였다.

중국->홍콩 고속철 이동 시에 도착 역에서 출입국 심사가 모두 이루어진다. 내 여정 같은 경우는 일단 션전에서 기차를 타고 홍콩으로 들어간 뒤, 홍콩 땅에서 중국 출국 심사를 하고 더 걸어가서 홍콩 입국 심사를 받는 식이다. 

아까 짐 검사를 받기 전에 여권을 한 번 스캔한 것은 '역'에 입장했다는 의미일 뿐 기차를 타러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중국 고속철 탑승장은 출발 시간 15분 전부터만 개찰구를 통과해 내려갈 수 있고, 개찰구 통과 전에 널따란 대기 공간이 있다. 돈 내고 쓸 수 있는 안마의자.ㅎㅎ





열차 출발 시간 15분 전이 되면 개찰구가 열린다. 사람들이 갑자기 그 앞에 몰려들고 줄을 서기 시작하기 때문에 눈치껏 알 수 있다. 역시 외국인은 사람이 따로 여권을 처리해줘야 통과할 수 있는데 이 줄이 오히려 짧기 때문에 편한 점도 있다.





내부는 참 깔끔한 고속철. 여태 봐온 다른 중국 고속철과 실내 디자인이 조금 다른데, 내부에 홍콩 MTR에서 보던 것과 같은 로고가 있는 걸로 봐서는 홍콩과의 협업이라서 그런가??
내가 이거 타보겠다고 이 고생을...여권 검사만 몇 번을 하는 거야?
표에 적힌 시간보다 2분 먼저 출발했는데 예정 시간보다 2분 늦게 홍콩에 도착함. 결과적으로는 홍콩까지 18분 걸림. 

중국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홍콩 땅으로 들어온 뒤, 홍콩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홍콩 중심부까지 50분 가까이 걸리지만 단지 지루함이 있을 뿐 그게 더 과정이 단순하다.

고속철은 하차 후 다시 고난의 시작. 출국심사 줄을 서야 한다. 중국 도시에선 지하철을 탈 때도 공항마냥 짐 검사를 하기 때문에 바퀴 달린 가방을 검색대에 올려놓고 내려놓고 ... 그게 귀찮을 것 같아서 홍콩 호텔에 캐리어를 두고 션전으로 건너왔다. 계속 되는 줄서기를 하자니 가방을 멘 어깨가 뻐근해졌고 바퀴 달린 가방이 자꾸 생각났다. 그냥 중국에도 끌고 왔을 걸.😕

홍콩에서 중국으로 갈 때는 홍콩 땅에서 중국 입국 심사까지 마친 뒤에 기차에 탑승하게 된다. 이때 출입국 심사가 시간을 상당히 잡아먹는 데다가 그 시간에 인원이 얼마나 몰릴지 전혀 예측이 안 되기 때문에 공항 가는 기분으로 일찍 가서 대기해야 하니, 기차를 타고 가는 시간만 짧다 뿐이지 '고속철'의 이득이 사실상 사라진다. 게다가 이미그레이션에 사람이 몰리면 기차를 놓치는 일까지 생긴다. (특히 외국인 심사 줄이 길다고 한다)


홍콩 서구룡역에 고속철이 도착하고 중국 출국 심사가 끝나기까지 20분 추가 소요됐고, 홍콩 입국 심사가 끝나기까지 5분 추가로 필요했다. 계속 짐을 들고 서 있었기에 기진맥진 했지만 "이젠 홍콩이다!" 했는데 또 앞에 무슨 개찰구가 있다. ;;;;;; 그냥 좀 내보내 줘. 한국 ktx가 그리워짐.
뭔지 몰라서 내가 위에 사진을 올려 둔 표에 있는 큐알코드를 대보니 그게 아님. 여권을 다시 꺼내어서 스캔 해보니 통과. 
휴... 중국 기차 탑승은 신분증이 너무 중요함. 탑승 전부터 하차 후까지 꼭 꺼내기 편한 곳에 여권을 넣어서 들고 다니는 게 편하다. 나는 홍콩 입국 심사 후 이제 필요성이 없어진 줄 알고 가방 깊이 넣었다가 다시 꺼내느라 짜증이 올라옴.





중국과 연결된 고속철 출도착을 위해 2018년에 문을 연 서구룡역은 너무 멋진 건물이었지만 지도 앱에 정보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다. 2020년 초 코로나와 함께 중국 국경을 닫으면서 폐쇄되어 3년이나 이용자가 전무했기 때문에 업데이트가 안 되는 걸까. 나중에 검색을 하다가 나처럼 고생한 분 후기를 보고 나만 이렇게 속은(?) 게 아니구나, 하고 위안을 받음. 홍콩에 사시는 듯한 그분 후기를 안 읽었다면 나만 판단을 잘못해서 바보같이 헤맸나..하고 자괴감에 빠졌을 듯 하다. 

나는 내가 홍콩에 돌아와서 묵게 될 코즈웨이베이 호텔에 캐리어를 이미 가져다 놓은 뒤 중국으로 출발했었기 때문에 이제는 그 호텔로 찾아가기만 하면 됐는데... 고속철 서구룡역에서 오스틴역으로 가서 코즈웨이베이역으로 가려하니 동선이 엄청 비효율적인 것 같아 보였다. Austin에서 Hung hom으로 가서 東鐵線을 타면 코즈웨이베이를 눈앞에 두고 애드머럴티역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구나. 게다가 두 번 환승에 지하철 세 번...



그래서 서구룡역에서 도보 5분이라는 지도 안내를 믿고 구룡역으로 가서 東通線을 타고 홍콩섬 센트럴 쪽으로 한 번에 가기로 함. 홍콩역->센트럴역 사이도 거리가 멀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2개 노선 타는 게 낫지, 지하철 3개 노선을 갈아탈 때마다 기다리는 것도 힘들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선택은 큰 실수였다. 지도 앱이 실제로 걸어봤을 리 없으니 단순히 건물 간 거리로만 도보 시간을 제시한 것 같은데 서구룡역->구룡역은 도보 5분으로 될 거리가 아니었다. ;;;;; citymapper 앱이 지하철역 "출구"에서 목적지까지의 도보 시간만 제시하는 게 아니라 코즈웨이베이역 같은 경우는 승강장 하차 후 A출구까지 걷는 데에도 5분이 걸린다는 것까지 정확하게 알려주던 앱이었기에 너무 믿었다. 😭





고속철 서구룡역에서 지하철 구룡역으로 가는 방향 안내 표지판은 계속 붙어 있지만 이건 그냥 옷만 입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 산책 가는 사람들 정도? 를 위한 안내일 뿐, 짐이 많은 입출국자는 10여분간 오르락 내리락 🦮개고생을 해야 함. 흑흑. 서구룡 기차역에서 지하철을 타려면 무조건 '오스틴'역만 이용하세요.


션전 -> 홍콩 이동 시간을 고속철로 줄여보려다, 홍콩 -> 션전 이동했을 때보다 고생 끝에 홍콩으로 돌아왔다. 그저 '이제는 고속철을 이용해봤다' 라는 경험만 생겼다. 중국 본토 <-> 홍콩 구간을 시간 절약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기차를 원활히 타기 위한 대기 시간이 엄청 길다. 
하지만 고달픈 이동 시간 가운데에서도 눈에 확 들어왔을 만큼, 새로 개발된 서구룡역 주변은 건물도 멋지고 풍경이 멋졌다. 언젠가 서구룡쪽에 가벼운 맘으로 다시 가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수확이었다.


 

⑥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구룡 CBD2 / Holiday inn express Hong Kong Kowloon CBD2

 


Kwun Tong, How Ming Street 97, Kwun Tong, Kowloon
觀塘巧明街九十七號


대부분 좁은 룸을 갖고 있지만 규격화된 서비스와 조식 포함이 강점인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홍콩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는 몇몇 곳이 폐업하고 2023년 기준 3곳이 남아있는데 이곳 kowloon CBD2가 2018년 12월 오픈해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곳이다.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코즈웨이베이는 2005년 11월 - 몽콕은 2015년 4월에 오픈했다. 이 두 곳은 2023년 7월 시점 뷔페 조식을 운영하지 않고 매우 간단한 요리 한 개를 고르게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아침을 꼭 든든하게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두 호텔은 피해야.

개관 4년 반 정도 되어 '비교적' 새로운 이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는 내가 홍콩에 방문했었던 오래 전(2010년 이전)에는 가볼 일도 없었던 구룡 동쪽 kwuntong이라는 지역에 위치한다. 도심 속 난도 높은 착륙으로 유명했던 카이탁 공항 부지가 근처에 있다. 
홍콩에 3번째 방문하게 되니 딱히 어디를 많이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어, 시내에서 좀 멀어서 가격대가 살짝 낮게 설정되어 있는 이곳을 예약하게 되었다.

녹색 상징색을 가진 군통선觀塘綫 지하철을 타면 나단로드쪽 몽콕역에 20분 만에 도착하기에 관광이 아주 불편한 위치는 아니다. 이 곳은 보통의 한국인에게는(또는 첵랍콕 공항만 이용해 본 세대에게는) 낯선 지역이지만 1979년 10월에 홍콩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할 때 군통역이 포함되었을 정도로 주요한 지역이다. 




1979년 10월 최초 개통 구간에 현재 가장 유명한 지역 중의 하나인 침사추이역은 오히려 없었으며 12월에야 침사추이역이 개통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현재의 군통선은 옛날처럼 하버를 건너 홍콩섬까지 가지 않고 야우마테이에서 꺾어서 동쪽 방향으로 간다. 위 지도에서 Waterloo역이 현재의 야우마테이역이다. 1985년에 역 이름이 변경되었다고.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kowloon CBD2는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편이지만 군통역이 지상구간이라 지하철을 타러 계단/에스컬레이터를 계속 올라가다 보면 시간이 좀 걸리고 생각보다 더 걷기는 한다. 호텔은 "군통역 출구 도보 6분 거리"라고 지도에 나오지만 호텔 문에서 나와서 지하철을 승차하기까지 넉넉히 10분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호텔에서 나와서 30분 뒤면 몽콕역에 서 있을 수 있다. 

호텔에서 홍콩섬 완차이역까지는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긴 하지만 30분이면 갈 수 있다. 또한 호텔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페리 터미널이 있는데 여기서 페리를 타고 (HK$ 7) 노스 포인트 등으로 갈 수도 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많이 가는 초이홍 아파트도 호텔에서 지하철 3정거장이라 가깝다. 나는 찾아가진 않았지만,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블로그에서 많이 봤던 "Choi Hung"이라는 역명이 들려서 그게 여기였어? 하고 놀람. 😌




공항에서 올 때보다는 공항으로 가는 날 좋은 숙소이기도 하다. 공항버스를 타고 도착하면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에 이쪽 지리에 밝지 않은 이상 어디로 길을 건너서 호텔로 찾아가야 할지 감이 잘 안 온다. 하지만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탈 때는 대로를 안 건너도 되고 호텔에서 도보 3분 거리에 공항버스 두 노선이 서는 정류장이 있다. A22는 약간 더 저렴한 비용이지만 침사추이쪽까지 들러서 가기 때문에 70여분 걸리고, 내가 탔던 A29는 44홍콩달러인데 정차가 적어서 46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낮 1시 시간대) 하지만 어떤 계획을 세워도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냥 먼저 오는 버스를 타게 될 거다. 🥵😋 다른 버스는 다 시간이 잘 맞던데, 공항버스는 citymapper에 나오는 시간대로 도착하지 않아서 괜히 호텔에서 뛰쳐나왔다 싶었다. 더 빠른 A29를 탈 계획이었지만 계속 서 있다 보니 너무 더워서 아마도 A22가 왔어도 탔을 것이다.


시내에서 벗어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 때문에 선택한 호텔이었지만 흔한 말로 '숨은 보석'이라고나 할까, 새로운 지역의 발견이었다. 이 호텔 장점은 군통역에 APM이라는 대형몰을 끼고 있어서 편리하다는 것만 알고 왔는데, 그 위치의 장점은 더 컸다.





 APM 주차장 쪽에서 중국, 마카오 등등 각 지역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는 것을 알았다.




심천공항, 광저우, 마카오, 주하이...
굳이 터미널 같은 곳을 찾아가지 않아도 호텔 바로 근처 대형몰 아래층에서 버스를 타고 이런 곳을 다녀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여기가 터미널인 건가?🤔) 특히 마카오는 당일치기 여행을 많이 하는 곳인데, 이 호텔에 숙박하면서 마카오를 다녀오면 피곤하지 않게 금방 호텔에 도착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내가 홍콩에 짐을 놓아두고 션전 황강코안을 가는 동선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았었는데, 얼핏 보니 여기에서 황강코안행 버스도 출발하는 듯 했다. 진작 알았으면 이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에 짐을 놓아두고 수월하게 다녀왔겠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다녀와서 곧바로 하루는 홍콩섬 쪽에서 1박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

호텔은 가장 최근에 지어진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답게 깔끔했고, 직원들도 싹싹했다.

원래 다른 국가의 IHG 계열 호텔에서는 플래티넘 회원이 웰컴 포인트와 스낵류 중에서 골라서 받게 되어 있는데 중국 (홍콩/마카오 포함) 내 IHG 호텔에는 웰컴 포인트를 주지 않기 때문에, 대신 음료와 과자를 '작은 가방까지 만들어 두고' 확실하게 챙겨주는 편이다. 가만히 있어도 직원이 알아서 콜라와 스프라이트, 과자를 작은 가방에 넣어서 줬다.








코즈웨이베이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도 그랬는데, 여기도 층고가 매우 높아 덜 답답하다. 화장실도 좁지 않아서, 샤워할 때 쾌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 많은 호텔들이 택하는 뿌연 유리로 샤워 부스 벽을 만든 형태인데, 잘 안 들여다보일 것 같기는 했지만 혼자 숙박했으니 밖에서 어느 정도로 보이는 지는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애매한 사이에서는 샤워하기 민망할 수도? 아닐 수도?

회사 건물들 사이로 바다와 홍콩섬도 살짝 보이는 높은 층의 방을 받았다.






현재 홍콩에 남은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중에 유일하게 뷔페식 조식 운영 중. 딱히 맛있는 음식은 없었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는 구색을 갖춘 메뉴들이고 콘지나 오트밀 등이 가장 먹기 편했다. 오래 된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특유의 딱딱하고 사무적 분위기 조식당이 아니라 여기는 그래도 실내 장식에 노력을 약간은 한 편이라서 아침을 여는 기분이 괜찮았다.
Accor - ibis와 비슷한 획일적이고 딱딱한 디자인이 적용되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에 2020년대부터는 좀 더 아늑하면서도 상큼한 컬러풀 터치를 넣는 것 같은데, 그 과도기에 있는 2018년產 호텔.






션전 5성 호텔에서는 안 하던 것을 여기서는 한다. 조식당에서 손님을 한 명 한 명 안내해서 자리에 배정하기 때문에 자리가 없어서 헤맬 일은 없다. 션전에서 자리가 없는데도 입장을 시키고, 조식당 내부에서 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을 봐도 직원이 무관심해서 놀랐었음.

그런데... 첫날 배정받은 방에서 약간의 습한 냄새가 났고, 침대 안으로 들어가면 뽀송함은 전혀 없었다. 참기 힘들 정도의 냄새는 아니었고 이런 습함이 홍콩 호텔의 특징이라고 해서 그냥 지내려다가, 다음날 아침 '그래도 좀 덜 한 방이 있지 않을까? 내가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짐을 다 싸놓고 두번째날 방 변경을 요청하고 오전에 외출했다.






오후에 호텔로 돌아오니 건물 반대편 방으로 내 방은 바뀌어 있었다. 나는 이 호텔에 오기 전에 홍콩섬쪽이 보이는 방이 더 나을 거라 생각했는데, 머물러 보니 이 방이 훨씬 더 나았다. 이쪽 방이 북향인 셈인데 남향인 방보다 더 밝은 느낌.

방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이 방은 습한 냄새는 없었고 침대 시트의 끈적함이 덜했다. (그렇다고 사각사각 뽀송하지는 않음. 습도 높은 홍콩의 3성급에선 그건 어려운 일인가봐), 아파트 숲일 뿐인 풍경도 훨씬 홍콩다워 좋았다. 

사실 한국에선 한강을 지날 때마다 "어휴, 우리도 홍콩처럼 멋진 건물을 강변에 짓지 획일적으로 아파트만 지어놨어." 불평하곤 했는데, 여기는 남의 나라니까 그저 아파트들인데도 이국적으로 보여 여행 온 느낌이 난다. 외국 사람들은 한강변이 멋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밤에는 커튼을 쳐놔도 밖에서 아파트 불빛들이 별처럼 반짝인다. 사진에는 잘 안 담김. 물론 암막커튼 따로 있음.

이번 여행에서 플래티넘 회원으로 IHG 계열 호텔을 4곳을 방문했는데, 모두 오후 2시에 체크아웃하게 해줬지만 여기는 직원이 처음부터 오후 3시까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항에 가야 해서 오후 1시에 나왔다는.

사실 글 앞부분에 공항에 "갈 때" 숙박하기 좋은 호텔이라고 하긴 했지만...일부러 늦게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한 마지막 날이 되니, 오전 시간이 비긴 하는데 딱히 주위엔 명소가 없어서 어딘가 멀리 추가로 갔다 오기엔 부담스러웠다. 물론 주위에 쇼핑몰과 음식점은 많았지만 쇼핑몰만 도니까 뭔가 허전. 그래서 중심지에 있는 호텔이 비싼 거구나 싶었다. 출국 마지막날까지도 도보 거리에서 뭔가를 더 알차게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니 인생 사진 남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전에 초이홍 아파트 다녀오고 일정 마감하면 딱 좋은 동네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에서 일부러 이 아파트 농구코트를 찾아가는 여정 많이 봤는데, 지하철 3정거장 거리인 여기에선 도보 포함 20분 정도 걸리는 곳이라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참, 군통역에서 호텔 가는 방향으로 내려오면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ATM이 있는데, 내가 인출하고 싶은 금액을 입력해서 100홍콩달러 단위로 인출할 수 있어서 좋았다. HSBC같은 다른 은행 ATM들은 200달러부터 시작한다거나 200 400 이런 식으로 단위가 지정되어 있어서 원하는 만큼만 뽑을 수 없었다. 호텔을 여기로 정하면 외출 전에 매일 소액을 인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될 듯. ( -->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남이 찍어온 HSBC ATM 화면 사진을 보니, 200 400 "or" 원하는 금액을 입력하고 출금하라는 안내도 있었다. 역시 영어는 모국어랑 다름. 한국어로 써있었으면 이 글자가 안 보였을 리가 없는데 영어니까 단번에 눈에 안 들어오고 숫자만 보임. HSBC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금액 출금 가능)

홍콩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중에 가장 최신의 깔끔한 시설과 나름의 매력을 가진 주위 환경, 다른 도시로의 이동 편의성 때문에 홍콩 여행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추천하고 싶은 호텔이다. 나도 언젠가는 이 호텔에서 마카오로...?? 


















⑤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홍콩 코즈웨이 베이 Holiday Inn Express Hong Kong Causeway Bay




낡았다, 냄새난다... 최악의 후기를 여럿 봤지만
그래도 구룡쪽 말고 홍콩섬에서도 1박을 하고 싶어서 고른 호텔.
무려 "2005년"에 개관한 뒤로는, 대대적 리노베이션을 한 기록이 없으니 후기가 최악으로 치달을 만도 함. "브라운관"📺 티비와 오래 된 카펫을 바꿨고, 2010년대 후반에 침대 헤드보드 정도 교체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는 방의 모습.🫣

하지만 홍콩섬 중심에서 멀지 않은 것 치고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와 매우 간소한 아침 제공, 교통 편리... 이런 이유 때문에 눈 딱 감고 선택해봤다. 많은 호텔이 10년을 넘기면 대대적 리노베이션을 한 번은 하는데 18년간 조금씩만 고쳐가며 버틴 호텔은 대체 어떤 모양새일까? 그럼에도 홍콩섬이라는 위치 때문에 내가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급에 숙박할 때 평소 지불했던 비용의 2배를 주고 숙박해야만 했다. 💸

호텔이 叮叮에서 가깝다는 후기를 보다가❔️🤔 딩딩-叮叮車가 홍콩 트램이라는 사실 배움. 호텔에서 센트럴 방향으로 가려면 도보 4분 거리에 canal road west 트램 승차장이 있다. 이거 유용함. 실제로 홍콩섬에 숙박할 때는 트램 타고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지하철 코즈웨이베이역 승강장에서부터 호텔이 실제로는 아주 가까운 것이 아니지만 타임즈 스퀘어 쇼핑몰을 통해서 나오게 되어 있으므로 "A출구"에선 도보 2분 만에 호텔 도착. 지하철 역사 내부에서 A출구로 가는 데만 6분 이상 걷지만 그래도 뭐 합치면 10분이 되더라도 땡볕 아래 걷는 게 아니라, 캐리어 굴리기 좋은 반들반들한 지하 통로를 걸으니 그나마 낫다.

사실 지하철 개찰구를 빠져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그 다음부턴 외국인을 위한 아무런 안내가 없는 셈이니 헤매기 시작. 
다들 이 호텔 교통이 편하다고 하는데 나만 왜 여기서 감을 못 잡겠는 걸까 🤐

지하철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면 페라가모 광고판이 보일 때 그 매장을 오른쪽에 두는 방향으로 건물을 빠져나온 다음, 오른쪽으로 돌아 좁은 골목을 따라 가다 보면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가 있다. Sharp street에 접어들었을 때 호텔 간판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초행길에는 '이 길이 맞나?' 하고 좀 헤매게 된다.



화살표가 길어 보이지만 도보 2분 이내



아니면 지상층에서 "Lane Crawford" 백화점으로 들어가면 호텔과 거의 마주 보는 출구가 하나 있다. 위 지도에도 보이듯이, 길을 둘러서 가는 게 아니라 실내로 백화점을 통과하는 것. 레인 크로포드를 통과해서 나오면 호텔이 위치한 sharp street이다.



언제 매장 위치가 바뀔지는 모르지만, 레인 크로포드 조 말론 매장 밖으로 바로 보이는
홀리데이인 호텔 입구




사실 이건 몇 번 헤맨 뒤에야 직원에게 설명 듣고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는 버스나 트램만 타고 다녀서 정작 지하철역에서 이렇게 나오는 법은 내가 써보질 못했다.ㅋㅋ 아무튼 표지판에 나오는 지명 중 Russel street 쪽으로는 가면 안 됨. 이 호텔이 위치한 Sharp street와 타임즈 스퀘어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있는 길 이름이므로.


힘겹게 호텔에 도착한 이후, 직원 한 명이 호텔에 대한 인상을 바꾼다는 것을 알게 해준 호텔.
이름표를 얼핏 봐서 'Terrence'로 기억하는 이 직원, 싹싹한 태도로 체크인을 진행했고 내가 생일이 하루 지났음에도 "너 어제 생일이었네?" 했다. 내 생일에 무관심하게 살아왔지만, 그 말에 갑자기 고마워져서 "나... 어제도 IHG 호텔 갔는데 걔들은 몰라주더라"하고 징징거림. 이 호텔에서는 원래 등급이 있는 회원에게 콜라나 미닛메이드 같은 음료수 중 선택해서 1개, 감자칩을 웰컴 기프트로 주는데, 직원이 혼자 있는 내가 불쌍해보였는지 좁은 주머니에 음료수 2개와 과자 2개씩을 쑤셔넣었다. ㅎㅎ 고작 "과자 하나 더"에 기분이 좋아지는 나는 대체 몇 살?






원래 다른 국가의 IHG 계열 호텔에서는 플래티넘 회원이 웰컴 포인트와 스낵류 중에서 골라서 받게 되어 있는데 중국 (홍콩/마카오 포함) 내 IHG 호텔에는 웰컴 포인트를 주지 않기 때문에, 대신 음료와 과자를 '작은 가방까지 만들어 두고' 확실하게 챙겨주는 편이다. 

이 호텔의 평을 보면 낡았다는 말도 많지만 직원에 대한 칭찬이 대부분인데, 왜 그런지 알게 하는 직원의 싹싹한 태도였다. 게다가 그 전까지 션전에 있다가 와서... 대부분 친절하지 않은 호텔 직원에 치이다가 갑자기 이 사람의 친절에 고마워졌다. 내 방에서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를 잡아서 올려보내주는 그에게 "너무 친절하시네요. 어제까지 션전에 있었는데 다들 불친절했어요." 라고 말했는데...혹시나 그분도 본토에서 건너와 홍콩에서 일하는 중인 거면 어쩌지? 🙄







홍콩 등과 더불어 남부럽지 않은 땅값을 자랑하는 뉴욕 호텔에 가보면 건물은 높게 지어놓고 엘리베이터는 두 대 정도만 설치해서, "조식 먹으러 갈 때 농담 아니고 엘리베이터만 20분 기다림" 이런 후기 많이 봤다. 29-30층 높이의 이 호텔은 외관상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는데 규모에 비해 엘리베이터가 엄청 여러 대여서 놀람. 실제로 엘리베이터를 오래 기다릴 일이 별로 없었다. 엘리베이터 내부도 넓어서 트롤리를 끌고 들어갈 수 있고, 엘리베이터 옆 빈 공간에 트롤리를 놓아두라고 되어있다. 

오래 된 호텔이라 습한 냄새에 대한 민원이 많아서 그런지 복도 곳곳에 공기청정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나도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숙박 사상 최고(?!)의 금액을 냈는데 꿉꿉한 방에서 고생하면 어쩌지? 하면서 방문을 염.








다행히 괜찮음. 습한 공기 냄새는 거의 없었고
화장실이나 옷장도 낡아가는 기색은 역력하지만 최악의 후기 만큼은 아님. 여기는 잘 관리되는 층의 방인 듯. 침대보나 이불도 뽀송하진 않지만 못 견디게 눅눅한 것도 아님. 안도.🙃



오래 된 삼성 냉장고


카페트 색이나 무늬만 잘 골랐어도 덜 낡아보였을 텐데..
홍콩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면 꽤 넓은 방이었다. 이 호텔에는 15m²의 좁은 방도 있는데 고층 방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아서 이 방의 면적은 22m²라고 나온다.





건물 사이로 쬐그맣게 내 눈앞에 바다가 3cm쯤 슬쩍 보이는 방이었음.😁 직원의 싹싹한 태도와 함께 부족함이 없는 시설에, 그동안 걱정하던 맘이 사라짐.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는 보통 예약시 조식이 무조건 포함되는 브랜드인데, 코즈웨이베이는 뷔페식 조식 제공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로는 아주 간단한 식사를 방마다 갖다주거나, 스타벅스(HK$50) 맥도날드 (HK$60) 바우처를 제공한다. 나는 맥도날드 상품권을 택했는데 홍콩 시내 아무 지점이나 가서 계산할 때 내밀었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잘 받아줬다. (키오스크에서 먼저 메뉴를 선택하고 '카운터에서 계산'을 고르면 됨)





빅맥 세트가 HK$44.5 라서 잔돈만 내고 하나 사 먹었고, HK$20 바우처는 남음. 홍콩 공항에 맥도날드가 있어서 써보려 했으나, 한국 같은 경우는 공항 지점은 항상 예외가 있으니 여기서도 통용될지 의심스러웠고, 매장에 들어갔다가 엄청난 시장 바닥이어서 그냥 나왔다. 홍콩에 가는 누군가에게 주거나 내가 언젠가 쓸 수 있는 날이 오려나.... 



2023년 하반기부터는 조식당이 다시 문을 열어서 아주 간단한 메뉴 4개중 하나를 골라 식사하는 방식으로 다시 돌아갔다. 즉, 이제는 바우처 제공 없음.






다이얼식 에어컨 온도 조절기.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남은 곳이지만
이 호텔에 대한 인상은 나쁘지 않다. 설마 언젠가는 리노베이션 하겠지...
바로 근처에서 40, 40x 미니버스를 타고 리펄스베이 같은 섬 반대편으로 넘어가기에도 좋은 위치다. 15분도 안 걸림. 단, 공항버스 정류장이 가깝진 않고(도보 8분 이상) AEL 이용도 불편한 위치라 짐을 끌고 다니는 홍콩 도착 첫날이나 마지막날 숙박에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홍콩섬에서 구룡반도 쪽으로 숙소를 옮긴 뒤, 이동이 많아지면 금액이 쭉쭉 올라가는 버스 노선들을 확인하다가 $3 트램이 있는 홍콩섬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10여년 전에 홍콩에 두 번 왔을 때도 홍콩섬에만 머물렀지만 그땐 홍콩 지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이제 세번째 방문으로 홍콩을 쬐금 더 알게 되고 나니 叮叮车가 다니는 홍콩"섬" 쪽의 매력을 알 것 같다.

이 글 맨앞에 쓴, '홍콩섬에서도 1박을 하고 싶어서 고른...' 은 잘한 결정이었다.



홍콩에서는 보통의 식사 the St.Regis bar, Hong Kong




더위에 지쳐 홍콩섬 사이잉푼의 언덕을 오르던 어느 날... 그래도 깔끔하고 좋아보이는 카페를 발견했다. 흠.. 더운데 저기 들어갈까?

하지만 입구에서 메뉴 보고 흠칫 돌아섬.
훈제 연어를 좋아해서 솔깃했는데 연어 두 조각 걸쳐 놓고 미트볼, 감자 등등을 포함한 런치 세트가 148홍콩달러?? = 2만 4천원 ?🙀 , 파니니와 커피 한 잔 2만원? 🙊 스웨덴식 카페 같았는데 물가도 스웨덴 수준이구만. 물론 홍콩도 세계에서 손꼽는 물가 높은 나라이긴 하다.
다시 힘을 내어 7천원짜리 완탕면 먹으러 감. ㅋㅋ


아무튼... 홍콩에 오게 된 것도 홍콩국제공항이 제공한 프로모션 항공권 덕분인데, 홍콩관광청도 "HK Goodies"라며 외국 관광객에게 여러 분야에서 쓸 수 있는 100홍콩달러 상당의 쿠폰을 증정하고 있다.

외국 전화 번호로 승인을 받아야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회원 가입을 하고 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홍콩공항->시내 편도 고속철 타는 데 이용하는 듯 했다.

나는 그중에서 무료 칵테일 쿠폰을 이용하기로.
사실 아주 애매하게 모인 Marriott 포인트를 갖고 있는데 153포인트가 더 있어야 어디든 무료 숙박을 할 수 있어서 아까웠다. 그렇다고 일부러 그 모자란 포인트를 구입하거나 호텔 가서 1박을 더 해서 쌓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위이고.😵‍💫 뭘 하기에도 애매해서 그냥 죽어있었던 포인트 더미. Marriott 계열 호텔에서 식음료를 먹으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기에, 야경 좋은 고층 Bar들을 포기하고 2층에 조그만 바가 있는 Marriott 계열 St. Regis를 선택했다.

그래서...
홍콩 관광청에서 제공하는 칵테일 무료 쿠폰을 쓰기 위해 하룻밤 최소 숙박비가 80만원대인 St.Regis Hong Kong 입성.







뉴욕 st. Regis King Cole bar에서 시작된, 유명한 벽 그림의 홍콩식 변주.
사실 무료 쿠폰이 없다면 들어올 생각도 안 했을 텐데, 홍콩 관광청 진짜 감사 😊 
하지만 뭐, 사람들이 보통 이런 데 쿠폰 가지고 오면 나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추가로 쓰기 때문에 어차피 st.regis쪽도 남는 장사.


St. Regis의 유명한 칵테일 - bloody Mary의 홍콩 변주인 Canto Mary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그리고 .. 어차피 포인트 적립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오늘도 변함없이 길을 헤매는 🐕고생을 하느라 점심도 못 먹어서 진짜로 식사가 필요하기도 했다. 술안주보다는 가장 식사에 가까운 크로크 무슈 주문. 세금 포함 140.8 홍콩 달러. (동전 없애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결국 또 생김)






Canto Mary... 공짜 아니면 시도도 못할 맛 😶‍🌫️
Bloody mary 레시피의 토마토 주스 베이스 + 타바스코 소스에 추가로 간장 같은 각종 아시안 향신료 넣음. 
쿠폰 설명에는 HKD148로 되어 있었는데 Canto Mary "2.0"이 되면서 이젠 세금 포함 3만원대가 된 칵테일이지만, 그동안 좋은 소리는 못 들은 듯한 바텐더가 솔직한 느낌을 말해 달라고 하는데 weird라는 단어가 내 입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옴 🫣 다른 것을 시도해보라고 권하는데, 아마도 이 음료는 다른 칵테일을 새로 시키게 만들기 위한 책략인 것 같았다. 🧙‍♂️
그래도 난 다 마심 ㅎㅎ






햄 외에 소스 안에 고기?같은 게 들어있어서 약간 냄새는 나는 크로크 무슈. 나름 세인트 리지스인데, 홍콩 동네 카페 브런치보다 싸다. 홍콩에서는 이거 사치가 아님. 한 조각 먹은 다음에 사진 찍은 거라서 양도 적은 거 아님. ㅋㅋ

혼자 멍때리는 와중에 갑자기 일반인은 입을 일도 없을 듯한 특이한 재질의 하얀색 정장을 아래 위로 입은 남자가 자신을 줄줄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들어왔다. 그리고는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커피(?) 한 잔 마시고 갔다.

바텐더에게 물어봐서 이름을 알아냈다. 李治廷。배우 겸 가수.
어쩌다 유명인도 보는구만. 사실 누구신지는 잘 모르지만. 😉 누군지 몰라도 나중에 알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사진을 남기고 싶었지만 실제로 내 자리 바로 옆쪽에 있어서 카메라를 들이댈 수가 없었다. 차라리 멀면 찍겠는데 바로 옆에 있으니 티내기 싫음. 그 사람이야 뭐 그런 거 익숙하겠지만.



나중에 이름으로 그날의 사진 찾아냄. 이런 옷을 입고 있었으니 얼굴을 몰라도 일반인은 아니라고 생각할 밖에🤣 누가 35도 더위에 이런 옷 입고 다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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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가격으로 알차게 포인트도 적립해서 이제 무료 숙박 1박을 할 수 있게 됐다. 딱 153포인트가 더 필요했는데 여기에서 160포인트 즉시 적립됨. 실용적으로 포인트 채운 것 같다. 어차피 홍콩에선 어딜 가든 밥 먹을 때 돈 꽤 드는데 포인트 주는 식당은 아무 데도 없으니까.

매리엇 앱에 있는 큐알코드 대체 왜 있는 건지 모르게, 한국에서 나는 수기로 포인트 적립하던 시절까지만 식음료 포인트 적립을 했었다. 그런데 여기는 큐알코드 한 번 읽더니 적립될 포인트가 얼마인지 숫자가 딱 뜨고 즉시 계정에 적립됐다. 
한국도 요즘 이런 방식인지는... 최근 매리엇 이용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








예스인 홍콩 Yesinn @YMT 悅思青年旅舍@油麻地

 



永星里1B號2樓, 中國香港

2층, 1B Wing Sing Lane, 홍콩


오묘한 여행의 시작.
첫날 숙소 때문에 거의 2주 이상?!? 고민했는데, 오랜 고민이 무색하게 그냥 가격 때문에 갑자기 숙소가 정해졌다. 역시 money conquers all ㅜ.ㅜ

항공 일정상 홍콩 시내에 늦게 도착하게 되는 데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션전으로 출발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도착 첫날 비싼 숙소를 예약하기에는 망설여지고... 그래서 도미토리 침대 하나를 예약했다가도 '어차피 나는 사람들과 잘 섞이지도 못하는데 그냥 혼자만의 방에서 쉬자' 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다가 저렴하게 10m²의 싱글룸을 예약할 수 있는 이 곳으로 그냥 '운명처럼' 첫날 숙소가 정해지고 말았다. 그저 '벽'이 존재할 뿐 옆방 사람 말소리는 다 들린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곳은 호텔 예약 사이트에 yesinn을 붙여서 쓰기 때문에 그렇게 검색해야 한다. yes inn이라고 띄어 써서 검색하면 전세계의 수많은 yes inn만 나오고 이곳은 검색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호스텔 이름에도 나와있듯이 @YMT - Yau Ma Tei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C출구에서 도보 2-3분. 숙소 풀네임에 꼭 지명이 병기되는 이유는 예전엔 홍콩섬쪽에 다른 yes inn도 두어 곳 더 있었기 때문이다. 홍콩의 극악한 땅값 때문에 호스텔이 흥할 수 밖에 없는데도 그 곳들이 문을 닫은 건 아마도 코로나 여파 때문인 걸까? 야우마떼이에 하나 남은 이 예스인은 거의 매일 풀부킹이 된다.

션전에 갔다 올 때 캐리어는 홍콩에 두고 작은 가방만 들고 가기로 했기 때문에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홍콩의 호텔마다 짐 보관 기간 문의를 했었는데, 호텔의 급에 따라서 답신이 오는 속도와 내용이 차이나는 게 너무 적나라해 웃겼다. 가장 처음 문의했었던 4성급 호텔은 정말 깍듯한 영어와 묻지 않았던 정보까지 모두 담은 친절한 답신이 금방 와서 인상이 너무 좋아졌지만...낡은 방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서 포기했다. 그 다음 3성급 호텔은 용납할 만한 속도에 그럭저럭 사무적 답변, 그런데 이 호스텔은 내 이메일을 읽은 것은 확인이 되는데, 답변이 안 왔다;;; 역시 또 돈인가... 
돈을 더 내야 몸과 맘이 편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꼬리칸에 탑승하러 간다.


전에 홍콩에 왔을 때는 두 번 다 홍콩섬 숙박이었고 Airport Express를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침사추이쪽에 숙박하게 되고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정차하는 A21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는 한국돈으로 치면 5천원대로, 공항 교통편으로선 저렴하다. 공항에서 1시간 소요.
홍콩 공항버스 처음 타봤는데 외곽부터 시내까지 시시각각 달라지는 홍콩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고 생각보다 내부가 좁아, 내릴 때 제대로 못 내릴까봐 좀 소심해지긴 했다. 🐄 



Man Ming Lane(文明里)-나단로드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길을 건너 도보 5분 걸려 호스텔에 도착할 수 있다. 공항으로 갈 때는 큰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어서 공항버스를 도보 1분 거리 정류장에서 타는 걸 봤지만, 난 여행 마지막날 숙박이 아니니 해당 사항이 없어 아쉽네.ㅎㅎ

지하철역에선 '말로만 2분'이런 거 아니고 실제로 야우마테이역 c출구에서 2-3분 거리인 게 맞는데, 밤도 아니고 밝은 초저녁에 "입구 간판"을 못 보고 지나쳐서 그 블럭 한바퀴를 빙 돌아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고 나서야 입구에 도착했다. 😳



구글 지도로 미리 주변 풍경을 보며 예습(?)까지 하고 왔는데도 손에 쥔 폰을 보면서 입구를 그대로 지나침. 보통 이런 실수 잘 안 하는 편인데, 더운 날씨에 이게 무슨 일인지 ㅎㅎㅎ 
야우마테이역 c출구 일부분에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하나 있었고, 엘리베이터도 있다는 표시를 봤으니 짐이 있어도 그나마 다행. 

25층까지 있는 고층 건물 여러 층에 장기거주자용 방을 포함한 다양한 주거 형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좋은 걸까? 나는 error fare에 가까운 파격가가 뜬 것을 낚아채서 왔는데 그 돈만 받고 방을 팔아도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체크인 할 때 직원이 "어, 이게 무슨 일이야? 돈을 더 내야 할 것 같은데??" 이럴까봐 걱정될 정도였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 😂 1인실 2인실 4인실 8인실 방의 종류가 정말 많고 큰 이유도 없이 가격이 매일 다르게 책정되는 편이라 어떤 사람이 얼마를 내고 왔는지는 그닥 관심 사항이 아닐 것 같기도 했다.









극악한 홍콩 물가에도 도미토리가 아닌, 욕실도 딸리고 창문도 있는 10m²의 내 방을 🇺🇸 $ 33-55 사이에 예약할 수 있는 예스인. 교통도 편하고 주위에 맛집도 많기 때문에, 저예산 여행일 때 이 방이 남으면 꼭 잡아야 한다. 청킹맨션류의 우중충한 건물 아님.

침대가 뭐 쿠션이랄 것도 없이 딱딱하게 키 165cm 이하의 사람을 그냥 잠만 자게 만들어 놓은 수준이고, 화장실도 좁아 샤워할 때 여기저기에 닿지만 정말 홍콩 이 위치에서 이 가격에 '나만의 방'이라면 너무 감사. 대부분의 좁은 호텔 방 특징이 "짐을 펼 데가 없다"라는 말로 정리되는데, 이 방은 침대를 거의 아동용 수준으로 해놓았지만 바닥 공간은 많이 남겨 놓았다. 요가 매트 펼치고 운동해도 될 정도 공간.






사진에선 바닥이 좀 짤렸는데 짐 세 개쯤 펼칠 수 있겠음.
나름 TV, 헤어드라이어, 커피 포트도 있고 (🫖청결에 대한 강박은 개인 선택😶‍🌫️) 가격 대비 큰 기대 안 하면 정말 좋은 숙소다. 홍콩은 습도가 높아서 습한 냄새가 늘 배어있는 숙소도 많다던데 이 가격에 냄새도 없는 적정한 수준의 깨끗함이 있다. (물론 돋보기 들고 여기저기 살펴보면 안 됨🥹) 와이파이도 각방마다 따로 있는 형태라서 속도 빠름.
엘리베이터에 내 키 카드를 대면 해당 층 숫자판에 자동으로 불이 켜지고 그 층으로만 올라간다. 그래서 외부 사람 출입에도 안전하며 입구에 경비 아저씨까지 지키고 계신다.





무엇보다 맘에 든 것은 창문 있는 고층(=20층)방.
사실 예약할 때는 이런 좁고 높은 건물의 화재 위험 때문에 낮은 층에 위치한 호스텔에 우선 순위를 뒀지만, 막상 여기 도착해서는 그런 거 다 까먹고 홍콩스런 바깥 풍경을 감상했다.
 




초승달과 어우러져 하늘이 예뻤다.



단점: 
- 금요일에 숙박했는데 밖에서 장터라도 열렸는지 밤에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고 난리가 남. 건물이 바로 템플 스트리트에 접해 있고 여기는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의 북쪽인데, 바로 앞쪽 길에도 밤에는 자리를 펴고 음식점이 들어섰다. 저녁에 외부 소음이 있음. 복잡한 동네라 각오를 했기 때문에 난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잘 시간이 되면 소음은 줄어든다. 다행히 내가 머무른 층에도 숙박객 소음은 없었다.

- 저녁에 입실했더니 방 내부에 키 카드가 꽂아져 있고 17도 기준으로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 시원해서 좋았지만, 추워서 꺼두었다가 밤에 습기 때문에 다시 켜니 곰팡이 냄새🤧 같은 게 나다가 사라졌다. 그냥 계속 켜두는 게 기분상 나을 듯. 도미토리에서 추워서 감기에 걸렸다는 다른 사람 후기를 보다가 왜 무더운 홍콩에선 1인실이 중요한지 알게 됐다. 에어컨을 맘대로 켜고 끌 자유가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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