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이상 응원해 온 선수가 내년 은퇴를 예고하고 부상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 요즘 "운동선수를 팬질하는 일은 반려동물 키우는 일과 같다." 라는 생각을 한다. 십수년 내에 절대 피할 수 없는 ‘끝’이 점점 다가오는 일. 60세 70세가 되어도 현역일 수 있는 배우나 가수, 작가를 좋아하는 것이랑은 성질이 뭔가 다르다.
처음에는 우승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것 같은데, 몇 년전부터 요상하게 아들 키우는 엄마의 마음이 되어... 우리 아들만 서울대 가기를 바라는(역대 최고의 기록 세우기) 학부형처럼 안달하기 시작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 우리 아들 서울대 보내서 참 행복했는데, 며칠 전 남의 아들이 앞질러서 하버드 가게 되니 기분이 매우 언짢다. "남의 아들"이 역대 최고의 우승 기록을 세우고 기뻐하는 사진도 지금 제대로 못 쳐다본다. ㅎㅎㅎ (algorithm인지 뭔지 싫어요.🤢 예전에는 테니스 관련 like 취소하면 사진 하나도 안 보였는데 이제는 안 보려고 해도 다 보여요. 흑흑)
그러다 오늘 트위터에 올라온, 어느 영상 캡처 보고 나도 뼈맞음. 🤧
"운동선수들은 감정적으로 소년기에 정체돼 있어요"
"그보다 유치한 건 운동 경기를 보는 성인들이고요."
운동선수 응원하는 일은 기간이 유한한 반려동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됐는데...
이 대사에서 말하는, 운동선수란 것도 '영원히 자라지 않는 어린 자식 같아서 더 마음이 쓰인다'는 반려동물 느낌.🐈⬛🦮
그리고
남의 아들 잘 나가는 거 도저히 못 봐주겠는 "유치한 성인"도 바로 내 모습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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