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태어나는 것



한 사람의 의견일 수도 있지만
어디에선가 듣고 처음엔 놀랐는데 나중에는 이해할 수 있었던 말.

영화감독 등 캐스팅 관계자가 배우 선정할 때 가장 비중이 큰 판단 요소는 것은 '분위기/이미지'라고 한다. 오디션 볼 때 연기력으로 뽑는 게 아니라, 연기를 못해도 평소 감독이 머리 속에 그려둔 이미지와 맞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처음 들었을 때는 에이 설마, 그래도 배우인데 연기는 돼야지... 했었는데 좀 더 생각해보니 납득이 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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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연기의 기술'보다는 "화면에서 보여지는 분위기"로 극을 끌어갈 수 있구나..를 현실에서 깨닫게 해준 배우. 风起长林의 黄晓明. 물론 연기도 못한 것은 아닌데 '연기를 잘 하는구나' 보다는 화면 장악력과 매력이 눈길을 끌었다.





여태 사진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지만 이름은 알고 있고, 수백억을 쓴 떠들썩한 결혼과 이혼 등 그저 배우 아닌 "연예인"인 줄 알았는데, 风起长林에서는 그가 본래 갖고 있는 분위기와 목소리 톤 조절로 극 초반부를 이끌고 나간다. 이래서 분위기를 본다고 하는구나, 14억 인구를 뚫고 탑스타가 되는 건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구나.. 라는 걸 느낌.

같은 드라마에서 훨씬 복잡한 연기와 긴 회차를 소화하지만 배우가 가진 본래의 분위기가 아쉬웠던 두 배우.⬇️ 






1편에서 이어진 2번째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 시리즈 특징이 "처연미, 비장미"인데 주연급 두 배우 모두 그 두 가지 이미지가 좀 부족했다. 캐스팅이 잘 되면 '이 배우는 이 역할 그 자체다, 이 배우밖에 없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위 두 배우는 '다른 사람이 이 역할을 했으면 드라마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졌을까'하는 궁금함이 자꾸 생겼다.

결국 '눈'의 생김새, 👁크기 문제 같기도 한데, 어쩌면 배우 연기의 70%는 결국 '눈' 인 것 같다. 물론 사슴같이 예쁜 눈을 가지고도 연기를 못하는 사람도 많고, 작은 눈으로도 모든 걸 담아낼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위 두 배우는 좀 아쉬웠달까... 그리고 오른쪽 배우는 다른 현대극에서 봤을 때 '저런 평범하면서 애매한 역할 쉬운 게 아닌데 저 배우가 진짜 그런 사람인 것처럼 연기 잘 하네. 앞으로 지켜볼 만하다' 했었다. 대작 드라마에서 캐스팅 되어 연기력을 인정받았나봐...하고 반가웠지만, 맡은 역할에 배우의 분위기가 잘 안 맞아 보이고 안타깝게도 목이 짧아 🙇‍♂️ 사극 복장마저 안 어울렸다.
이건 타고나는 건데 억울하다. 나는 이만큼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데 신체적 한계로 오디션에서 번번이 물먹는다면 참 슬플 듯.








⬆️이런 분들도 화면에 등장하면 따악 어떤 역할을 할지 보이는 분이지. 배우에게 연기력보다 어떤 "분위기"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 드라마. 역시 몸을 움직여서 돈을 버는 분야는 본래 갖고 태어나는 것의 영향이 60-70 이상인 것 같다.

오우...위 배우도 화면장악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2017년에 봤던 스페인/멕시코 영화 Biutiful(2010)에서 이미 본 적 있는 배우였을 줄이야...초면이 아니었네.






이 영화의 감독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각각의 배우에게서 최상의 연기를 이끌어내는 감독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나중에 중국 드라마를 보면서 연기 괜찮다고 생각한 2명이 이 영화에 출연했었다니...나중에야 알게 됨. 단지, 이런 영화에 출연할 때 아시안들의 역할이 도시 빈민이나 악역으로 한정되어 있는 게 아쉽긴 하다. 물론, 위 화면에 같이 잡힌 스페인의 대배우 하비에르 바르뎀도 악역을 통해 헐리우드에 안착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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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곁다리로 
중국 드라마에서 느끼는 또 한 가지.




유교의 본진 중국에서도 제사 음식은 간소하고 명절에도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하는 정도이지 차례상에 목숨 걸지 않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한국에서 상다리 부러지게 제사 음식 차리고 명절 때마다 남의 집 딸들을 괴롭힌다. 🤷‍♀️ 제사 의식을 중시한다던 집안에서 중년이 된 큰며느리가 중병을 얻어 더 이상 음식을 못 만들게 되자 제사를 없앴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가 찼다. 조상에 대한 인식 변화라든가 후손들의 합의 때문이 아니라, 그저 음식 만들 사람이 사라지니 남자들끼리 음식을 만들 수가 없어서 때려치우는 게 제사라니... 
그렇게 애틋하게 조상 모시고 싶었으면 남자들이 음식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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