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외래어 표기법에서 된소리를 대부분 표기하지 않는다. 2002년 월드컵 때 뉴스에서 "북한도 월드컵 중계를 해줬다"를 다루면서 북한 방송 화면을 보여줬는데 북한 방송 자막에 "아르헨띠나" "이딸리아"라고 써 있어서 이색적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쓴 ' 한국은 왜 세계 각국 언어 소리를 최대한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자음을 다 가지고도 그걸 표기법에 적용하지 않을까?' 라는 식의 글을 본 기억이 난다.
그리고 한국어와 외국어의 모음 자음 발음도 다르다. 외국 학교에서 자녀를 교육시킨 분의 글을 봤는데 "우리 애가 1음절 단어인 bus를 한국어로는 2음절 '버스'로 구분해서 다르게 발음할 줄 아는 걸 보면 역시 얘는 한국 애다" 였던가... 아니면 "우리 애가 1음절 단어인 bus를 자꾸 한국 사람처럼 2음절로 발음한다" 였던가... 그런 식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bus와 버스를 어떻게 하면 다르게 발음할 수 있는지 모른다🤔) 베토벤이 주인공인 독일 영화를 보는데 극중에 청력이 좋지 않은 베토벤이 하녀에게 이름을 물어보는 장면이 나왔다. 하녀는 콘*스탄*스"Con*stan*ce 이렇게 딱딱 띄어서 천천히 두어 번 대답했는데, 그걸 보면서 '맞다.. 우리가 생각하는 음절이랑 외국어 음절이 다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사람은 콘*스*탄*스로 띄어읽기 쉽지만 원어민은 콘*스탄*스로 발음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늘 이상하게 보이는 표기가 "몽마르뜨"이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된소리 표기를 꺼리기 때문에 대부분 된소리 표기를 안 쓰는 편인데(예: macaron -> 마꺄홍에 발음이 더 가깝지만 그래도 마까롱이라고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 신기하게도 Montmartre는 대부분의 여행 후기에 몽마르"뜨"라고 되어있다. (국가의 외래어표기법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는 표기법을 말하는 것임) 게다가 이 단어의 끝부분은 "tes"도 아닌 "tre"라서 R 발음도 살려줘야 하고 프랑스어의 다른 t에 비해서도 ㄸ 소리 보다는 ㅌ 소리에 더 가깝게 들리는데('뜨흐'보다는 '트흐') 대부분이 몽마르트/몽마르트르 대신에 몽마르뜨라고 훨씬 많이 적는 게 신기했다. 심지어 쌍디귿 타이핑하기가 더 귀찮음에도 굳이 몽마르뜨라고 많이 적는다는 것.
뭔가 "몽마르뜨"라고 적어야 더 프랑스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일까? 그런데 마꺄롱은 또 그렇게 안 적는데.?@?
그냥...
잡지에 몽마르트르라고 표기법에 맞춰 써진 걸 보니
'몽마르뜨'를 볼 때마다 의문이 들었던 게 생각나서 주절주절...
다른 프랑스 단어는 표기법에서 벗어나 "ㄸ'를 써도 100% 이해하겠는데(예: 프랑스 도시 Nanterre를 '넝떼흐'라고 적는다) 왜 하필이면 "ㄸ"발음과 가장 먼 것 같은 tre의 표기가 사람들 사이에 '뜨'로 굳어진 것인지 궁금했다.
물론 프랑스어의 r 발음을 생각하면 몽마르트르라고 적는다고 해서 프랑스인이 '그래 바로 이거야' 하지도 않겠지만.🙃 게다가 모음이 3개 밖에 없는 단어를 한국어 모음 5개로 표기하는 셈이고, 어차피 프랑스 사람 귀에는 몽마르트르고 몽마르뜨고 다 이상하게 들리겠지.
외국어 표기란 건 늘 애매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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