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陈路9号 三峡广场大厦 4层
여행 둘째 날 방문한 호텔로, 이 날이 가장 여러 번 예약을 바꾼 날이었다.
충칭공항에서도 가깝고 마음에 드는 호텔을 예약해뒀다가도 비행기 타고 도착하는 날이라는 점 때문에 당일 취소 요금제를 찾아 예약을 여러 번 바꿨다. 언제부턴가 비행편이 끼어있는 날은 결항을 대비해 당일 취소 가능 요금만 찾게 된다.
중국 토종 브랜드 호텔에선 조식을 먹어본 경험이 드물어서 생뚱맞은 음식만 나올까봐🥜 처음에는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했지만, 미리 조식을 포함해 예약하면 2달러 정도 밖에 가격 차이가 안 나기에 조식 포함으로 다시 예약했다. 현장에서 지불하면 3.52달러 정도라고 함. 아마 현지 가격 25위엔 조식인 듯. 아무리 중국이 물가가 싸도 뭐든 나가서 사먹으면 20위엔은 쓰게 될 테니 조식 포함 예약.
풀네임이 汉庭酒店(重庆沙坪坝火车站三峡广场店) 한팅호텔 샤핑바기차역점+싼샤광창점인데 이름이 이렇게 긴 이유는 한팅 샤핑바기차역점이 두 곳 더 있고 거기는 +충칭대학점 등등의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 호텔이 2024년 2월경 개관한 가장 신생 호텔로, 오래 된 다른 지점이랑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아직 충칭에 대해 감을 잡지는 못했지만, 고속철 열차가 통과하는 샤핑바역이 있는 이 부근은 시내 중심은 아니어도 있을 건 다 있다는 점에서 서울의 영등포 정도의 느낌 아닐까 한다.
1호선/9호선/순환선 3개 노선이 교차하는 샤핑바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지하철 공사장이 펼쳐져 있는데 거기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좀 낡은 건물이 바로 보인다. "三峡广场大厦" 싼샤광창따샤 - 이 건물이 한팅호텔이 4층부터 입점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자체는 낡았지만 호텔 내부는 2024년에 새로 문을 연 만큼 깔끔하다.
간판에서 가리키는 화살표 방향으로 이동해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이 나오고, 4층으로 올라가면 프론트 데스크가 있다. 나중에 다른 호텔들을 다녀보니 이렇게 표지판으로 안내를 해주는 곳도 드물고 이게 굉장히 친절한 안내였다는 걸 알게 됐다. 한팅호텔은 5년 전 톈진에 이어서 두번째 방문인데 어느 정도의 퀄리티는 보장하는 숙소다. 이번 여행 때 방문한 3-4만원대 숙소 직원들 중에는 가장 친절하고 직업 정신 있어 보이는 직원들이 체크인을 도와줬다. 체크인할 때 종이컵에 차🍵도 한 잔 준다.
중국 호텔에는 창문이 없는 방이 꽤 있는데, 일부러 그 방보다 한 단계 높은 창문 있는 방을 예약했는데도 이 방은 창문이 이상하다. 사진으로 보면 그냥 창문이 "높은" 정도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창문을 닫기 위한 손잡이가 엄청 높게 달려 있어서 키 큰 사람도 책상을 딛고 올라가 온 힘을 다해 끌어 당겨야 한다. (내가 이번에 방문한 중국의 모든 호텔은 처음에 방에 들어가면 창문이 열려 있는 상태였다. 환기를 위한 것일 듯?!) 호텔 주변은 번화가라서 시끄러운데 창문이 내 힘으로 닫히지가 않으니...이런 방에 머물 순 없다고 생각하고 짐을 다 끌고 4층으로 다시 내려감.
직원들은 곧바로 패밀리룸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었고 사실 이 패밀리룸도 호텔 정면 지하철 공사장과 그대로 접해 있어서 인기있는 방은 아닐 것 같았지만, 넓은 게 맘에 들어서 머물기로 했다. 그냥 king 침대가 있는 방에는 창문이 낮게 달려있는 방이 있는 듯 한데, 내가 순전히 가격 때문에 예약했던 '트윈' 침대가 내 취향이라고 직원들이 생각했던 건지🤔..침대 두 개가 있는 방을 주려고 노력했나 싶다. 혼자 머물기에 꽤나 넉넉한 방이었다.
모든 것이 넓고 쾌적했고 (33-35m²) 사진으로는 실감이 안 나지만 왼쪽 침대도 날씬한 2명이 같이 잘 수 있는 크기였고, 오른쪽 침대는 자녀를 둔 가족 3명이 나란히 누워서 자도 될 정도로 컸다.
칫솔, 치약, 빗 등등 세트도 작은 백에 넣어 세면대에 놓여 있고, 거울 바로 앞에 붙어있는 (주로 저가형 호텔들이 택하는 방식) 헤어 드라이어는 사용하기 훨씬 편했다. 많은 호텔들이 전기 선을 줄줄 감아서 천 주머니에 넣어 놓으니... 꺼내 쓰기 꽤 불편한 것에 비해서.
5년 전에도 자질구레한 것들을 후하게 공급하던 한팅호텔인데, 올해는 더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측이 방문자들 후기에 답하는 것을 보니 한팅 3.51 버전이라고 ㅋㅋ 🫡) 3인용 패밀리룸이니 만큼 이어플러그도 3개 놓여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이어플러그 끼면 공사장 소음은 적게 들리고 TV 소리는 잘 들려서 어느 정도 견딜 만 해졌다.
저 점선으로 표시된 방향(아마도?)으로 무려🫨 "27"호선 건설 중으로, 호텔 바로 앞이 공사장이다.
고속철이 통과하는 샤핑바 기차역이 도보 1분 거리이고, 호텔 앞에는 각종 음식점과 편의점, 프랜차이즈 매장 등등으로 너무 편한데 당분간은 이 공사장 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하지만 지금도 지하철 노선 3개가 통과하는데, 이 공사가 완료된다면 교통이 더 편해진다는 뜻이겠지.
충칭 시내 관광지가 몰려있는 渝中区(위중구)에 비해 샤핑바구는 외곽이라는 느낌이 있지만, 1호선 타고 홍야동 등이 있는 중심지인 小什子(샤오스즈)역에 가는 데는 24분 걸리고 9호선 타고 观音桥(관인챠오)역까지는 20분 소요.
호텔에서 나와 빠르게 이동하면 정말 도보 1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샤핑바 기차역 + 대형 쇼핑몰이 있다는 게 엄청난 장점. 체크 아웃 후 호텔에 짐 맡겨두고 가벼이 근교 도시 다녀오기에도 좋다. 충칭북역에서 출발하는 청두행 같은 경우 기차표 매진이 종종 있었으나 샤핑바역은 상대적으로 늘 자리가 있는 편이기도 했다.
호텔 입구에서 나가면 바로 보이는 샤핑바(沙坪坝)역 간판 |
게다가 중국 기차역은 초대형 규모 + 엄격한 신분증 검사와 소지품 검사 때문에 기차 출발 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해야 안심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샤핑바역은 작은 역이라 금방 검사를 통과했다. 열차 검표가 15분 전에 시작되는데, 열차 출발 시간에서 약 20분 정도만 여유를 두고 역에 들어서도 될 것 같았다. (나의 경우 금요일 오전10시였는데 한산)
2900원 더 주고 추가한 조식은 나쁘지 않았다. 이것저것 챙겨먹을 정도는 됨. 그래도 중국 음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 좋을 스타일의 조식이다.
호텔 규모에 비해 조식당 좌석이 굉장히 적은 편인 게 인상적이었고 그리 붐비지도 않았는데, 아마 중국은 원래 아침을 사먹는 문화이고 호텔 밖에 나가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아침을 해결할 선택지가 많기 때문에 조식당이 한적한 것으로 짐작했다.
교통도 너무 편리하고 2024년 개관해 시설도 좋은 데다가 요금도 합리적이지만, 당분간은 공사장 소음이라는 치명적 단점이 아쉬웠던 호텔. 그리고 샤워하는 동안 물 온도가 왔다갔다 했다. 극단적인 정도는 아니었으나 중국 호텔에서도 처음 겪어본 일.
하지만 샤핑바역 고속철을 이용하기에는 너무 좋은 위치였고, 조식도 무난하고 패밀리룸도 모든 게 3인용으로 잘 배려되어 있어서 재방문도 고려할 만한 좋은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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