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에서 맘에 들었던 것


내가 사는 익숙한 도시에서야 각 지하철의 종점역 이름만 봐도 어느 방향으로 타야할지 잘 알지만... (특히 1호선? 천안행 / 의정부행이 각각 어디로 향할 것인가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나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서 지하철을 탈 때는 잘못된 방향을 탈까봐 긴장하게 된다.

11월에 중국에 가서는 미리 지도 앱을 살펴본 뒤에 XX행을 뜻하는 종점역 이름을 외우고 중얼중얼 하면서 ☺️ 지하철을 타러가곤 했는데...

청두成都에 도착해서 순환선인 7호선 탑승을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반가운 표지판 발견.






에스컬레이터에서 다시 지도 앱을 꺼내 볼 필요도 없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지 아주 크게 벽에 붙어 있었다. 상당히 고마웠음. 특히 나는 바로 다음역인 茶店子역까지만 가면 되는 거였으므로 큰 글자를 보며 더 안심하고 통행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살펴 보니 그런 거 없음. 
다른 나라 지하철역도 저렇게 안내하면 편하겠네.

청두는 쓰촨 요리나 판다 등으로 유명한 줄만 알고 갔는데 알고 보니 상주 인구 2천만을 넘기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거대한 도시였다. 그래서인지 도시 기반이 꽤 잘 되어있었고, 주말 저녁이 되자 지하철역에 직원들이 집중 배치되어 혼잡을 통제하고 있는 것도 행정력이 잘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아 좋아 보였다. 

토요일 저녁이 되니, 외부의 거대 판다 조형물로 유명한 ifc mall은 지하철역에서의 유입을 아예 차단해 인파를 분산시키고 있었다. 

나로서는 하루 종일 만 몇천 보를 걸은 뒤에 마지막 호텔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서... 쇼핑몰에서 나와 지하철역으로 진입하는 출구가 막힌 것을 보고 으악! 하고 내적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희미한 기억에 crowd control 이런 식 영어 표지판도 있었던 걸로...) 하지만 어딜가나 인구가 많고, 게다가 새치기나 무질서로 악명 높은 중국이 그래도 질서 유지를 위해 꽤나 노력 중이라는 걸 알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다.


승강장으로 내려 오니 딱히 아주 붐비지도 않았는데, 낮보다 훨씬 많은 인력이 배치되어 있던 것도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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