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중국 호텔에 물건을 두고 귀국한 사건 때문에 🤧 중국 트위터쯤 되는 웨이보 앱을 깔았다. 요즘 중국사람들은 기업체와도 대부분 weChat으로 소통을 하는지라 이메일 확인도 안 하는지, 내 이메일에 호텔 측이 며칠째 응답이 없어서 어떻게든 소통을 해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면 나도 weChat 앱을 설치하는 게 더 빠른 방법이겠으나, 이미 알리페이에 각종 신상정보를 넘긴 상태에서 (지급 수단으로 쓰기 위해서는 얼굴 사진, 여권 사본 사진 등등을 찍어서 등록해야 함 😵💫) 위챗까지 추가로 가입하기에는 부담스러워, 중국에서는 이미 약간 한물 간 매체인 웨이보에 가입. 한국 전화번호만으로도 가입이 가능했다.
다행히 며칠 뒤 어찌어찌 소통이 되어 물건은 우편으로 받았고, 내 폰에 웨이보 앱은 남았다. 사실 지금은 계속 로그인이 되어 있는 상태일 뿐, 비밀번호도 뭘로 설정을 해놨는지 모름.
가끔 심심할 때 웨이보에 들어가 보는데, 재미있는 표기들 발견.
한국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간 판다 푸바오福宝의 발음은 fubao인데 한국어에는 f 비슷한 발음이 없으니, 영상물을 통해 한국인 사육사들이 푸바오~~하고 🐼 그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그 판다를 접했을 중국인들에게는 한국인들의 발음이 fu福로는 안 들렸나보다. 그래서 "噗宝凹"라고 써주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pu ba ao
噗宝凹 또는 噗宝는 대부분 에버랜드 사육사들과의 일화를 소개할 때 더 많이 쓰는 듯 했다. "凹"(ao)라는 글자를 추가한 것은, 아마도 한국인들이 "푸바오~"하고 부를 때 중국어에 비해 마지막 음절이 더 강조되어 들려서 그런가보다. 한국 사람들도 니하오 또는 셰쎼 등 간단한 중국어는 알고 있듯이, 중국 사람들도 한국인들이 아끼는 상대를 부르는 말인 '우리' 푸바오 정도는 알고 있는 건지, "我想wuli噗宝"(우리 푸바오 보고싶다)라는 표기도 꽤 보였다. 😄 我们家(우리)라는 중국식 표현이 있지만 굳이 wuli라고 적는...
사실 내가 噗宝凹나 森尼의 정확한 유래는 모르므로, 그저 한국 사람들 발음대로 적는가봐... 하고 짐작할 뿐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먼저 인기를 얻어서 중국으로 넘어간 대상들이라서 중국 한자 이름이 멀쩡히 있는데도 추가로 한국 발음처럼 부르는 중국어 한자 표기가 따로 있다는 게 흥미로움. 심지어 그룹 중 가장 어린 사람을 지칭하는 '막내'의 발음을 빌려와서 忙内(mang nei)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는데, 이게 학습이 됐는지 구글 번역기조차도 이 단어를 youngest로 번역해준다. 😲 '리더'는 里兜 (li dou) 라고 적는다.
굳이 한국 예를 들어보자면..
테니스 선수 정현이 2018년 호주오픈에서 선전하면서 "Chung on fire"라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한국인들은 이게 '정'이라고 알고 있고 발음할 수 있음에도 굳이 정 온 파이어 아닌 "충" 온 파이어라고 한글로 적고, 한국인들끼리도 미스터충 이런 식으로 불렀던 것과 비슷하다.
한국인이 '정'이라고 발음해도 외국인들에게는 '청'으로 들리기 때문에 구분이 어려운 소리인 게 사실이지만, 한국인들끼리는 정/청 소리를 잘 구분할 수 있다. 그래도 굳이 외국에서 불려지는 식으로 적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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