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as라는 표현 새로 배웠다.
팬덤 문화에서 he is my bias 라고 하면 ' 그는 나의 최애'라는 뜻이라고. Bias가 왜 이런 뜻을 추가로 가지게 되었는지 딱 이해가 간다.😄
그러면서 최근에 종종 하던 생각과도 연결이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생각하는 '나'가 나일까, 아니면 남이 바라보는 '나'가 나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본인은 순딩하고 모든 걸 양보하고 착하게 행동하고 있는데도 나라는 사람은 어느새 악인이 되어있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나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어떤 게 나일까.
오래 전에 Ally Mcbeal 이라는 미드에 나온 대사가 있었지. "You are not who you are, You are what other people think you are."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남이 생각하는 '나'가 정말로 나 일지도 몰라.
---- 요즘 내린 결론은 어차피 '나'는 하나일 수는 없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평가하는 나"와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평가하는 나" 로 갈라진다는 것이다. (물론 나에게 관심없는 사람이 평가하는 나...라는 중간 지대도 있겠지만)
나는 정리를 제대로 안 하는 편인데, 오래 전 스리랑카에서 귀국을 앞두고 짐가방에 대충 옷을 던져넣는 나를 보고 '언니는 모든 행동이 다 언니스러워요. 저는 언니 이런 모습이 좋아요'라고 해준 후배가 있었다. 그 말이 10여 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꽤나 고마웠었다. 왜냐하면 나의 그 특성은 누군가에게는 혐오스러울 수도 있는 특성이었기 때문에.
'효도'라는 것도 '효도'라는 정해진 행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자식이 하면 효도이고 내가 관심없는 자식이 하면 효도가 아니다. 대부분의 판단은 '옳고 그름' '맞다 아니다' 같은 기준으로 정해지지 않고 '좋아하고 싫어함'에 기반한다.
"Even if you feel certainty, it is an emotion not a fact."
(영화 Doubt 중에서)
그래서 나의 어떤 모습도, 어떤 발언도, 어떤 행동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 의해서는 좋은 '나'로 해석되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 의해서는 나쁜 '나'로 해석된다.
그런데... 심각한 자기 비하에 빠지지 않은 이상, 모든 인간의 최애는 자기 자신이다. 나 자신에 대한 판단은 늘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i am my bias" )내가 하는 일은 옳은 일이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렵다. '나 자신에게 관대한 것'은 성찰 대상이 아니라 생존 비결에 가깝다. 내가 좋은 사람이고, 내가 하는 일이 맞다고 생각해야 살아나갈 수 있다.
'나는 뒤끝없는 사람이야' '나는 그런 사람 아닌데' 같은 '나'에 대한 본인이 생각하는 어떤 상像이 만들어져 있다면, 그건 바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만들어놓은 상이다. 나 자신의 최애는 나니까. 나의 bias가 내린 판단이기 때문에 어쩌면 '나에 대한 나의 생각'은 맞지 않을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날 왜 피하지? 흑흑. 내 행동의 의미는 그게 아니었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면.. 내가 그들의 bias가 아닌 사람이 내린 판단이 나와는 다른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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