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비 ☔️ 많이 왔던 2024년 5월의 마지막날 파리.
플릭스버스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떠나려고 했지만 우물쭈물하다가 표를 구입 못한 데다가 뭔가 이상할 정도로 적극성이 안 생겨서, 결국 승차장 앞에서 계획을 바꿔 파리에 하루 더 체류하기로 함.
새로 숙소를 예약하고 가는 길에 버스에서 내려서 일식당에 들어갔다. 세트를 골랐는데 메뉴판에 그려진 그림보다 이것저것 더 많이 나왔고(밥 한 공기가 추가로 더 있었음), 추운 날씨에 미소국은 한 줄기 빛이었다.🥹
오랜만에 쌀밥을 접한지라 밥에 집중하기로 하고 한 공기를 다 먹으니 다른 건 생각보다 많이 먹지 못했다. 남은 걸 싸달라고 하니 직원이 포장을 해주었다. 숙소에 가져가서 저녁에 먹어야지...하고 생각함.
하지만 못 만나고 갈 뻔 했던 친구랑 저녁에 연락이 되어서 친구가 밥을 사주었고, 닭꼬치와 연어 초밥 싸온 것은 어어어..하다가 가방에 실려 다음날 암스테르담까지 가게 됨. 프랑스에 10년 넘게 사는 중인 친구 말로는, 처음부터 emporté.. 포장을 하면 모를까 남은 음식을 싸주는 문화는 없다며 의아해 하던데,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홀로 식당에 들어선 내가 불쌍해보여서 싸줬나? 😄
아무튼, 다음날 파리에서 암스테르담까지 7시간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목이 간질간질 상태가 좋지 않았고, 암스테르담을 거쳐 상하이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입해놓았기에 다음 일정이 걱정이 됐다. 감기로 번지면 낭패.
낮이 점점 길어지는 시기라, 반나절을 버스 타고도 해지기 3시간 전쯤에 암스테르담 숙소에 도착했지만, 몸 상태를 생각해서 그냥 쉬기로 했는데... 외출을 안 하려고 하니 저녁을 어찌 해결해야 할지 모름.
그래서 가방에 있던 남은 초밥을 먹었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이미 24시간 이상 실온 방치 상태였기 때문에 저게 만약 상했으면 간질간질 하던 목 상태보다 더 파괴력 있는 고통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이 있었는데 어찌 걱정없이 먹었는지 모르겠네.
숙소 침대 위에서 초밥 두어 개 집어먹고 약 먹고 밤 9시경 부터 그대로 잠듦.
모기가 있어서 중간중간 깨기는 했지만 그래도 10시간 정도?? 긴 시간 푹 자고 일어나니 다행히 다음날 상태는 좋아졌고 배탈도 나지 않았다.
원래 신선한 연어로 만들었던 것인지... 실온에 24시간 이상 나뒀는데도 상태 괜찮았던 초밥에 감사. ㅎㅎㅎ 허기를 면할 수 있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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