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볼 때마다 늘 새로운 장면들이 보이는 "빈변불시해당홍" (=Winter Begonia, 2000).
오랜만에 한국 ott를 구독하게 되어 특정 장면을 다시 재생해봤더니 영어 버전으로 봤던 것보다, 중국어 자막 번역해서 보는 것보다, 한국어 자막이 의미 생략이 좀 많다.
중국어 -> 영어로 옮기는 것보다는 중국어 -> 한국어가 게 의미 손실이 적다고 생각해왔는데 말이다.
"还挖空心思唱戏给人听
可是戏迷们总是更喜欢俗戏
那些够上拔尖儿的
我的得意之作
他们总是不大捧场"
중국어 대사엔 "挖空心思 (wa kong xin si) 머리에 구멍나도록/온갖 궁리를 다해서" 라는 연기-창작의 고통을 드러내는 표현이 있는데 한국어 자막은 "매진하는" 으로 번역해서 고생이 실감나지 않고
"我的得意之作 -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작품"이라는 표현도 빠졌다. 본인이 가장 만족하며 만들어 낸 작품이 외면당하는 것이 창작자 입장에서는 가장 마음 아플 것 같아서 이 대사에서 꼭 전달했으면 하는 부분인데 한국어 자막에선 생략했다.
나는 각고의 노력을 했는데, 빼어난 성취도를 지닌 작품과 내가 만족스러웠던 작품들은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 드라마는 마음이 따스해지는 장면도 있지만 마음이 아린 장면도 많은데, 창작자-공연자의 입장에서 이 드라마를 보면 더 많이 마음이 아플 것 같다는 상상이 되는 장면이 많다. 다행히 영어 자막 버전이 유투브에 전편 공개되어 있어 여러 각도의 번역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정말 추천하는 작품.
남에게 내가 원하는 바가 그대로 전달되기란, 꽤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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