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라운지에 들고 들어갈 수 없는 것



오늘 언니가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슬리퍼 끈이 끊어져서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며 황당해하는 것을 들으니, 2년 전에 홍콩 가면서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집에 있는 오래 된 샌들을 신고 가서 현지에서 새로 사고 (당시 여행 계획에 있었던 홍콩이나 션전이나 늘 더운 동네이니 여름 슬리퍼, 샌들 등을 많이 팔 것 같아서) 신고 간 것은 버리고 와야지.. 하는 생각으로 출발했는데...

어이없게도 짐을 모두 부치고 나서 라운지에 들어왔을 때 오른쪽 앞발을 감싸는 부분이 뚝 끊어짐.
'이건 내 계획이 아닌데?'

황당하네. 아직 출국도 안 했고, 짐은 모두 부쳤고.
면세점에서 파는 신발이란 모두 고가 브랜드일텐데 😵💸

그나마 다행한 것은... 신용카드 일정액 이상 사용 혜택으로 입장이 가능한 '시장 바닥' 공항 라운지인데, 보통 나는 사용액이 그리 많지 않아 그 조건도 못 채우는데 저번달은 여행 준비를 하다 보니 조건을 채워서 라운지에 들어올 수 있게 된 거였다. 어떻게든 테이프라도 붙여서 홍콩까진 가야 되지 않을까. 라운지가 아니었으면 공항 어디에서 그런 걸 빌려? 

신발을 질질 끌고 리셉션에 가서 가위나 칼, 테이프를 빌릴 수 있냐고 물어봤다. 

다행히 가위와 테이프를 빌려주었는데 내가 그걸 가지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서 '신발 수리'를 하려고 했더니 "손님, 가위를 들고 안에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하는 거였다. 😧

그렇지... 세상에는 별별 사람 다 있는데 가위 들고 라운지에서 위험한 일 저지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크고 뾰족한 가위로 기억함)

덕분에 나는 사람들이 계속 입장하는 라운지 입구에 엉거주춤 서서 테이프를 잘라 샌들에 붙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ㅎㅎ
라운지 입구에 서서 신발 바닥에 테이프 붙이고 있는 사람이 나라니....😆





수리 완료 후 찍은 기념 사진. 😅

이렇게 대충 테이프를 붙여서 어떻게든 홍콩까지 신고 가서 공항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짐을 찾자마자 신발부터 갈아 신음.

그날 배운 사실 : 공항 라운지 안에는 가위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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