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보러 갔다가 느낀 축구의 위력



2022년 5월 말 롤랑가로스 테니스 대회를 보러 가기 위해 파리 호텔을 예약하려 하니, 특정한 날짜에 4월부터 예약하려 해도 이미 터무니 없는 가격대가 형성되어있는 날이 있었다. 2-3성급마저 50-60만원.
(당시 여전히 백신 증명서, 안티젠 검사 등을 통과해야 입국이 가능한 나라들이 있어서 호텔 숙박비가 꽤 낮아져 있던 때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파리 북부 St.Denis의 Stade de France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내가 가려는 테니스 경기장은 파리 서남부에 있는데도 그 근처까지 예약이 꽉꽉 들어참. 

물론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2주간 롤랑가로스 경기장 근처의 호텔들의 가격대가 올라가긴 했지만, 테니스 대회는 파리 시내의 다른 호텔에까지 영향을 주진 않았다. 롤랑가로스 메인 코트 필립 샤트리에 수용 인원 15,000명 - 스타드 드 프랑스 수용 인원 81,000명이라는 차이가 있기는 해도, 새삼 한 도시 호텔 예약률을 좌지우지하는 축구의 파워가 느껴졌다.




CDG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목격한 스타드 드 프랑스의 챔피언스리그 사인보드.
지금 다시 보니 조금만 더 늦게 찍었으면 레알 마드리드와 더불어 리버풀 로고도 같이 찍혔겠네. 이 사진에선 구조물 때문에 리버풀이 가려짐.🙃 버스를 타고 지나던 중이었으니 내가 조절할 수 없긴 했지만 약간 아쉽. 내가 앞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도시에 실시간으로 같이 머물 날이 있겠어?




결승전이 열리는 날 오전,
내 호텔이 있던 파리 남서부 작은 도시 트램 승차장에서 표를 구입하고 있는 리버풀 팬들 발견. (빨간색 상의) 
이 지역에서 St.Denis 경기장까지 차로도 40분, 대중교통으로 50분 걸리는 곳인데 멀리까지 오셨군요. 근처는 숙박비가 정말 비쌌을 테니 이해함. 



시내 지하철역에서 목격한 레알마드리드 팬들.
축구란 참 대단하구나..하고 생각함.




개선문 앞쪽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목격한
리버풀팬과 레알마드리드 팬들의 긴장감 넘치는(?) 순간.
붉은 색 상의의 리버풀 아저씨들의 시선이 레알 팬들에게 꽂혀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 계속 지켜보지 않아서 이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라도 하고 지나갔는지, 적대감이라도?? 드러냈는지는 알 수 없다. 하하.




저쪽 편에도 마드리드 팬들 한무더기.
나야 경기 보겠다고 멀리서 왔지만, 영국인들이나 스페인인들 + 유럽인이라면 교통비가 나처럼 많이 들진 않았겠지.




호텔 방에서 제정신으로(?) 보는 건 처음인 챔스 결승전.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4시 정도에 보통 시작하기 때문에 제정신으로 중계를 본 기억이 없다. 비몽사몽. 그리고 가끔 챔스 결승이나 준결승을 일부분 본 기억은 있어도 그렇다고 축구팬은 아니기 때문에 그때 잠 깨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ㅎㅎ
나처럼 한국에서 원래 늦게 잠드는 사람들은 유럽에 가면 생활 시간대가 잘 맞아서 시차 적응이랄 것도 없이 곧바로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시간 저녁 경기인 챔스 결승 보고 잘 잤던 듯.


아무튼,
테니스 보러 갔다가 축구라는 종목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고 왔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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