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뚜벅이 여행의 기쁨과 슬픔



정확히 시간은 재지 않았지만
버스를 기다리기 시작할 때쯤 이 사진을 찍었다.
国贸의 거대한 쇼핑몰에서 나와서 三里吨싼리툰으로 가려고 하는데 두 곳 모두 지하철역 두 개 중간에 낀 곳이라 도보 거리가 꽤 되니,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더 좋은 선택이었다. 






여기 내가 서 있던 바로 뒤로는 세계 10위 높이의 中国尊 차이나 준 타워가 있었지만, 베이징 중심부에는 상하이나 충칭 느낌으로 고층 건물 수십채가 연달아 있는 곳이 의외로 없어서, 이 사진으로는 그렇게 화려해 보이진 않는 도시 풍경.




고층 빌딩군이 아주 빽빽하진 않은 베이징 CBD



"北京欢迎你"
베이징은 날 환영한다고 붉은 전광판에 크게 써있지만 현실은 고달픔.
역시 한 나라의 수도답게 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서, 지도 앱을 보면 지금 내가 탈 번호 버스 각각이 현재 어느 지점을 운행하고 있는지가 다 표시되는데 (톈진 가보니 이 기능 안 되더라) 배차 간격 상으로 내 버스가 이제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오지를 않는다. 정류장에 같이 서 있던 사람들 다들 타야할 버스를 타고 떠나갔다. 내가 탈 버스만 빼고 다른 번호 버스들은 다 두 번 이상 지나가는 거 본 것 같아...

버스 정류장이 두 지하철역의 중간 지점이어서 이제 와서 지하철역까지 걷기는 귀찮고, 어차피 싼리툰 지역도 버스 정류장은 바로 앞인데 지하철은 내려서 10분 걸어야 나오는 지역이니 지하철 타는 거 의미없고;;; 나는 택시 타는 거 싫어하고...

인내심이 바닥 나려고 하는 차에 버스가 나타나서 '우이씨' 하면서 사진도 찍어뒀다. 



싼리툰은 생각보다 그저 그랬고...
国贸쪽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30분 가까이 허비했더니, 싼리툰 찍고 다시 숙소 근처 정양먼 졘러우로 돌아오니, 조명 다 꺼짐. 야간 조명 보고 싶었는데...

이럴 땐 뚜벅이 여행 고집에 조금 의문이 생긴다.
게다가 중국처럼 택시 비용이 싼 곳에서는...🙇
'아까 눈 질끈 감고 택시 불렀으면 더 일찍 호텔 근처로 돌아와서 정양먼 야경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지도 앱에서 보니, 같은 노선에서 버스들이 배차 간격 10분 이내로 잘만 움직이고 있던데... 하필이면 내가 타려는 시점에 배차 간격이 30분이 됐는지 😡 내가 서 있는 정류장이 버스 출발점으로부터 두번째쯤 되는 정류장이었는데, 배차 간격이 보이니까 '이제 곧 출차하지 않을까...조금만 더 기다려보지 뭐' 하던 게 30분이 됐다.





그래도 이번에 베이징 버스를 타면서 얻은 소득은...
중국 타 도시에서 발행된 교통 카드를 찍고 타도 50% 할인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저번 3월에는 하차 태그를 안 하고 내리는 바람에 할인은 커녕 최장 거리 요금 4위엔 나감;;;;;

교통카드가 있으면 "₩190원"에 탈 수 있는 버스, 얼마나 경제적인지 ㅋㅋㅋ 돈은 아끼고 시간은 버리는 여행.
이번에는 버스 내릴 때 잔액 기록 남기려고 영상도 찍어뒀다. ㅎㅎ






원래 알리페이로 타면 2위엔인 구간인데
션전에서 구입한 션전통深圳通 즉 다른 도시 교통카드로 타도 1위엔만 찍히는 거 확인함.
베이징은 거리 비례 요금제로, 하차 탭을 꼭 해야 한다.




오른쪽 아래와 같은 China T-union 로고가 있는 카드는 전국에서 '사용' 가능. 하지만 중국 각 도시에서 발행하는 교통카드 '충전'은 발행된 도시에서만 가능하고 할인 혜택도 발행 도시 내에서만 주어지는 게 보통. 션전통으로 션전에서 버스 타면 최대 35% 할인인데, 베이징에서 타면 50% 통 큰 할인!  베이징은 위조 지폐를 막고 교통 카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할인 혜택을 준다고 하는 듯.

고백하자면... 나도 20여년 전에 위조 지폐 내고 버스 타고 다녔었다. 👮‍♂️🚨
특히 1위엔 위조 지폐가 가장 많았는데, 조선족 동료가 일련번호 잉크가 xx색으로 된 것은 위폐라고 알려줬었다. 딱 봐도 티 나는 위폐도 있었고 정교한 위폐도 있었는데, 중국 살면서 거스름돈 받다 보면 1위엔 짜리 위폐가 섞여서 내 손에 계속 들어옴. 나로서도 처치 곤란하니... 그 위폐는 접어서 버스 요금통에 넣고 타곤 했었다.

지금 와서는 그 위조 지폐 다 버스 요금통에 넣어버리느라 보관 안 해놓은 거 후회함 ㅎㅎㅎ 이제 와서는 특이한 경험담이자 얘깃거리가 되었을 텐데. 사람들에게 설명하려고 해도 증거가 없다. 위조 지폐가 손에 들어오는 게 익숙한(?) 삶을 살다가 2004년 초 미국으로 휴가를 갔었는데, 어떤 상점에서 전에 본 적 없는 알록달록한 달러를 거슬러 받고 뜨내기 관광객 나에게 위조 지폐를 준 것으로 생각해 경악한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미국에서 2003년 말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신권이었다. 그때 내가 중국식 삶에 물들었구나...하고 느꼈다. 디자인이 바뀌었네? 대신에 위조 지폐잖아!를 먼저 생각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