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아아아아...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 한국어 교사 생활을 한 것으로는 실제로 top3 안에 들어가는 스리랑카 선생님이 다른 이의 글에 "오랫만이네요"라고 답을 쓴 것을 보았다. 

오랜만이네요(ㅇ)
오랫동안(ㅇ)

그냥 취미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국어 교사가 직업인 사람이기 때문에
이걸 고쳐주고 싶은 충동이 들긴 하는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정하는 건 망신이니 좋지 않고... 따로 쪽지를 보내려고 해도 뭔가 그 친구가 무안해 할 것 같다.

내가 스리랑카에 갔을 때 이미 졸업반이었어서 내가 가르친 경력은 없고 오히려 나에게 스리랑카어를 가르쳐 준 선생님이었던 나보다 어린 친구. 이제는 스리랑카 한국어교육자 중 최고참 급이 되었다.

그래도 이 친구가 다른 학생들 가르칠 때 "오랫만" 이런 식으로 틀리게 가르치면 안 되니까 제대로 된 걸 알려주고 싶긴 한데, 사람들이 틀린 거 지적받으면 생각보다 더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고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은 경우를 많이 봤다. 

원래 '한국어 선생님'이 직업인 제자들과 채팅을 할 때는 틀린 한국어를 적극적으로 고쳐주는 편인데 (선생님이 한국어를 제대로 못 쓰면 제자는 대체 무엇을 배움??) 이번 경우는 그 사람이 나에게만 말을 건 경우가 아니라서 좀 난감함.

대부분의 스리랑카 선생님들이 ㄴ받침과 ㅇ받침을 구분해서 발음을 못하던데(예: 돈대문), 학생들은 그 차이를 어떻게 배우고 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건 나 역시 f 나 th 발음을 명확히 원어민처럼 할 수 없으므로 영어 발음 기초를 강의하는 선생님으로 나설 수 없는 것이랑 비슷하다.

예전에도 스리랑카 한국어 교육 1세대 친구가 페이스북에 "가지가지한 풍경"이라면서 사진을 올려서 (아기자기한-을 의도했거나 '가지가지하는구나'를 이렇게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한 듯) 고쳐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다.


지금 역시 망설이고 있다.
이럴 때 정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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