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하우스 홍콩 Woody House 木居





慶雲街19号 灣仔。19 Hing Wan street, Wan Chai

드디어(?) 발견한 홍콩의 쉼터.

홍콩은 좋아하는 여행지이지만 숙소 비용이 너무 비싸서 나로선 중국만큼 자주 가기가 어렵다. 
2023년에 홍콩공항에서 실시한 대대적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 항공권으로 여행한 적이 있는데 홍콩 숙소 비용을 일주일 내내 감당하긴 어려워 션전 일정을 넣었는데도, 2024년에 항공권 내 돈 주고 사서 + 8박 9일 중국 여행한 것보다 홍콩 7박 8일 여행 예산이 30만원 이상 더 들었다. 

항공권이 공짜였어도 항공권을 내 돈 주고 산 여행보다도 비용이 더 들었던 홍콩 여행, 홍콩의 낡은 3성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에 지불한 비용은 중국 4.5성급에 지불한 비용보다 높았다. 이번에는 우한에서 캐세이 퍼시픽을 타고 홍콩에서 레이오버를 한 뒤 서울로 오는 항공권을 구입했는데, 22시간 레이오버를 하려다가 짧은 체류에 돈만 많이 쓸까봐 좀 아까웠다. 그러다가 발견한 곳이 완차이 지역의 "우디 하우스" 

물론 홍콩답게 가방도 제대로 펴기 힘든 좁은 방이지만 시기를 잘 고르면 홍콩 호스텔 가격으로 개인실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 가성비가 높다. 예전에는 취소 불가 요금으로 예약하고도 여행 잘만 다녔는데, 심지어 "도착일 20:00까지 취소 가능" 요금까지 선보이는 중국 호텔 업계에 익숙해지다보니, 최대한 후하게 해줘도 "도착 1일전 취소 가능" 뿐인 홍콩 숙소 예약하기가 굉장히 망설여졌다. 홍콩에 태풍와서 비행기 못 뜨면 어쩌지? 갑자기 다른 호텔 가고 싶어지면 어쩌지? 이러면서...

예전엔 어떻게 취소 불가로 예약해놓고 다녔지??? 자유도가 너무 떨어지는데? 하며 일단 홍콩 호텔을 예약하지 않은 채로 중국으로 떠났다.

중국 여행 막바지로 접어들어, 4만원 초반대에 가격이 뜬 것을 보고도 이상하게 망설이다가 결국 48000원대에 우디 하우스를 예약함. 호텔에 도착하면 추가로 의문의(?) 세금을 결제해야하는데 숙박비에 따라 일정 비율로 달라지며, 나는 13홍콩달러를 결제했다. 그 세금이 당시 환율로 2258원 정도 였어서 총액 5만원 정도의 숙소가 됐다. 그래서 맨 처음에 '드디어 발견한 홍콩의 쉼터'라는 문장을 쓴 것. 😊 숙박비 때문에 여행이 망설여지는 홍콩이지만 이제 저렴한데 위치 좋은 숙소를 알게 되었다는 뜻.


-----

우한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짐을 보냈으니 안 찾아도 되고, 입국 심사는 질문조차 없고... 비행기에서 내린 지 25분 만에 A11 공항버스를 가뿐하게 탔고 50여분 뒤 호텔 근처 Luard - Hennessy road에서 하차했다. 버스가 모든 정류장에 반드시 서고 하차 문이 열리는 중국 여행을 7박 8일 하고 온 터라..멍하게 서 있다가 버스에서 못 내릴 뻔함. 뒷문이 안 열려서 문이 열려 있는 앞문으로 내리려다가 기사 아저씨 + 앞문으로 타던 홍콩 할머니에게 차례로 훈계당했다. 😅 못 알아들을 광동어였지만 두 사람이 엄한 말투로 쓰는 문장이 똑같았는데, "벨 누르고 뒷문으로 내려라" 같은 거였나봐.
당황한 마음으로 뒷문 쪽으로 와서 벨 누르고 호닥닥 내렸는데 "홍콩 여행 4번째니까"라는 마음으로 너무 공부 안 하고 왔네 싶었다. 3년 만에 홍콩 왔더니 까맣게 잊었.....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서울도 하차벨 눌러야만 뒷문이 열리는 거잖아? 중국 일주일 있었다가 중국식에 물들다니🤣




공항버스 정류장 or 완차이 지하철역으로부터는 호텔까지 도보 10분 거리인데, 첫날은 약간 헤맨 데다가 멈춰서서 사진도 찍고 하느라 도보로 15분 걸렸다. 처음에 호텔로 올 때는 버스 내릴 때부터 혼나서(??) 정신도 없었고 길도 좁은 길이니 "이런 위치 호텔에 가방까지 끌고 왔으면 🐕고생했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 동네에 익숙해지고 나면 나름 볼 것도 많고 아기자기한 골목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텔 바로 근처는 사진 찍기 좋은 블루 하우스와 유명한 태국 음식점 samsen이 있어서 밤까지 북적인다. 나는 싱글룸을 예약했었지만 더블룸으로 업그레이드 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빠르게 체크인 완료. 




홍콩 특유의 좁고 높은 22층 건물에 위치해 있으며 들어가자마자 체크인 카운터가 있고, 정면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 애플맵에서 이 호텔 건물을 찾아보면 호텔이 되기 전 텅빈 입구 모습이 마침 포착되어 있는데⬆️, 로비가 얼마나 자그마한지 저 사진으로 짐작 가능.☺️ 
위층으로 올라가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곧바로 방문 앞.


다른 각도로 찍을래야 찍을 수가 없는 작은 방.🤗
문을 열면 약간의 남은 공간과 작은 탁자가 있긴 하지만 곧바로 화장실이 보이고 침대는 변기 바로 옆에 있다. (물론 화장실 벽은 있음) 다들 가방을 펼칠 수 있냐 없냐로 방 크기를 평가하던데, 내가 이번에 홍콩 시내로 가져온 짐은 침대 위 저 가방 뿐이라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다. 수건도 침대 위에 하나 놓여 있었음. 더블룸이라고는 하지만 두 명이 머물기에는 힘들어보였다. 가방 둘 공간도 부족하지만 침대 밑으로 밀어넣으면 되기도 한다.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호텔 홍보사진 속 창밖 풍경이 나름 홍콩 느낌나서?? 였는데 나의 7층 방은 그냥 주거 시설들만 보여서 그다지 홍콩같지는 않았다. 홍콩에 오기 전에는 "저 좁은 건물에서 불 나면 어떡해? 저층으로 예약하자" 이런 생각을 갖고 오지만, 막상 홍콩에 오고 나면 그래도 고층의 풍경이 좋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여태까지 경험한 화장실 중에 제일 좁은 것 같은 화장실. 특히 저 세면대가 압권인데 그냥 모양만 세면대인 것이지 폭이 너무 좁아서 손만 잠시 씻어도 여기저기 물이 다 튄다. 세면대에 따로 세정제를 올려놓지 않아도, 화장실이 좁으니 손을 뻗어 바로 옆 샤워기 근처에 달린 샤워젤을 쓰면 된다. 그래도 홍콩에서 5만원 짜리 숙소는 호스텔 공동 화장실이 대부분인데, 여기는 개인 화장실이 있는 게 어디야...감지덕지. 다행히 습한 냄새나 하수구 냄새 등은 없는 방이었다.

여행 중에는 늘 한국에서 가져간 칫솔을 쓰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호텔을 옮길 때마다 호텔 것을 쓰고 매일매일 버리고 왔다. 우한의 마지막 호텔에서 혹시나 하고 칫솔을 버리지 않고 챙겨왔는데 woody house는 역시나 칫솔을 비치해놓지 않아서, 전날 호텔에서 가져왔던 게 다행이었다.

샤워 시설이 열악해보여, 일정도 길지 않고 날씨도 그렇게 덥지 않은 계절이라 땀을 많이 안 흘려서 샤워를 포기했다. 그런데 발을 씻으려고 샤워기를 틀었더니 찬물만 나오는 거였다. 👀나는 한여름에도 찬물 샤워는 못 하는 편.

'와 이거 샤워를 포기하기로 맘먹었기에 망정이지, 그냥 물 틀었다가 찬물만 쏟아졌으면 큰일 날 뻔 했네. 그런데 아무리 저예산 호텔이라도 이게 무슨 경우야?' 했다. 나중에 후기를 보니 5분 이상 오래 틀어놓고 기다리면 온수가 나온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나름 방마다 작은 티비도 있고, 1층 로비에서는 언제나 커피나 뜨거운 물을 제공/ 전자레인지도 있다. 가격 대비 나쁘지 않은 시설의 호텔을 찾았지만... 내가 큰 실수를 함.

중국에서 7박 8일 동안 열심히 가져다녔던 홍콩용 3-pin 어댑터를 인천으로 가는 가방에 넣고 그대로 부쳐버린 것이었다. 어이가 없네.

로비에 내려오니 어댑터를 10홍콩달러에 팔고 있긴 한데, 이제 이 호텔을 떠날 시간이 10여 시간 이내로 임박했는데 어댑터 사기가 아까움. 두툼해서 크기도 큰데 한국 가면 곧바로 쓰레기잖아. 1층 로비에 있는 usb포트에 보조 배터리 충전 해놓고 내 방으로 가려고 했더니 2명의 직원 중에 중년 남성이 하지 말라고 소리 지름;;;;; 사람 왕래가 많은데 도난 책임 못 진다고.

참내... 아예 한국에서부터 안 가져왔으면 깔끔하게 포기하고 어댑터를 사겠는데, 홍콩공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내 가방 속 어댑터가 어른어른. 이게 무슨 바보같은 짓이야..



유튜브가 막혀 있던 중국을 떠나,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원없이 유튜브 음악을 들어야지... 했던 계획은 어이없이 좌절됨. 배터리 아껴야 해.
나중에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고 알게 된 건데, 어떤 방에는 멀티 어댑터가 설치되어 있었고 또 어떤 방에는 냉장고도 있었다. 체크인할 때 젊은 청년이 나에게 '업그레이드'해줬다고 말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아무 것도 없는 이 더블룸보다 차라리 멀티어댑터가 있을 수도 있는 싱글룸이 더 나았던 것이었다. 다운 그레이드??

그래도 보조 배터리 남은 분량을 이용해서 🌛 저녁-밤의 홍콩을 돌아보고 호텔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에 공항 갈 때까지 필요한 충전을 위해 한밤중에 1층 로비에 내려가서 usb포트에 보조 배터리를 꽂아놓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까 낮에 보조 배터리만 놓고 가면 안 된다고 혼났으니까 ..ㅎㅎㅎ 

낮에 나에게 소리질렀던 중년 아저씨와 같은 분인지는 오락가락하는데, 밤의 당직 아저씨는 보조 배터리를 놓고 방으로 가도 된다고 했다. 이제는 오고 가는 사람들이 없으니 도난 위험이 없다고 설명하는 걸 보니 낮 상황을 알고 있는 것 같아 동일인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그 얼굴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내일 나의 비행 시간 이야기도 했는데, 그 직원은 몇 시에 호텔에서 출발하면 좋은지를 알려줬다.


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도보 8분 거리에 줄 서지 않고도 금방 타르트를 살 수 있는 Bake House가 있어서 좋다. 원래는 보조 배터리 🔋%충전도 떨어져 가고,  공항 라운지 이용권도 있어서 아침 일찍 공항으로 떠나려고 했지만, 에그타르트도 사고 트램도 타고 차찬텡도 가고... 홍콩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다 보니 기분이 좋아져서 예정보다 약간 더 시내에 머물렀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들어서는데 아저씨가 "너 공항 갈 시간 다 됐다" 이런다. 엥? 어젯밤의 대화를 기억하시네? 
얼굴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어제 낮에 1층에서 충전하지 말라고 소리 지른 분과 동일 인물이라면 츤데레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람이구나.ㅎㅎㅎ 하지만 이 호텔은 체크아웃이 11시라서 공항에 안 가더라도 어차피 호텔을 떠나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 중.


완차이역에서 좁은 시장 골목을 통과하면 호텔이 나온다


처음에는 완차이역에서 시장 골목 한가운데를 통과해서 호텔로 가는 길이 무지 복잡해보였지만 반나절도 안 되어 정든 동네가 되었다. 호텔 방은 무지 좁고 시설도 열악하지만 그래도 버스 트램 지하철이 근처에 다 있어서 은근히 관광하기에도 좋은 동네인데 이 정도의 가성비를 내는 홍콩 호텔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나름 22층까지 있어서 방이 적지 않은 호텔이라 후기 속 경험은 방마다 천차만별이었지만, 나는 다행히 습한 냄새/ 하수구 냄새 등이 없는 방이어서 이 호텔의 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이번 여행 동안 발톱에 좀 문제가 생겼는데, 중국 체류 마지막날 우한에서 5만원 내고 예약한 40m² 넓이에 길쭉한 구조의 방에서 절뚝절뚝 화장실까지 계속 걸어 가다가 '방이 넓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했었다. 그러다가 곧바로 12시간 만에 똑같은 5만원을 내고 이번에는 벽을 사이에 두고 변기 바로 옆에서 자야하는 홍콩으로 오게 되니 처음에는 약간 우울하기도 했다. 역시 돈을 더 썼어야 하는 거구나 하고.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니 그 꿀꿀함의 기억은 다 잊혀졌고 그냥 홍콩의 가성비 좋은 숙소를 알게 되어 다음에도 이 정도 가격대라면 다시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물론 다음엔 3-pin 어댑터를 꼭 가지고 갈 거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