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텔 강남 Novotel Seoul Ambassador Gangnam

설 연휴를 함께 한 노보텔 강남




2014년 설 연휴 기간 중 1박.
신논현역 4번 출구로부터 언덕길에 위치한 이 호텔은
차도 쪽에서 로비층으로 올라가는 길도 약간 가파르게 느껴질 정도로 경사가 있다.



하지만 택시 잡기도 어려운 강남역 한복판에 한밤중에 서 있어도, 집에 갈 걱정이 없다는 느낌은 이 호텔의 위치 장점을 설명해준다.
2014년 4월까지 상층부 4개층 정도를 리노베이션 중이라서 따로 라운지 운영은 없다.
그래도 Le club accor에 충성(?)하는 회원이라면 예약한 방의 등급과 관계없이 2인까지 조식을 제공받을 수 있고,
1층 Bistro에서 저녁 5시 -7시까지 해피 아워를 즐길 수도 있다.

Bistro의 한 켠을 이용하는 것이라서 메뉴가 약간은 부실하지만 (특히 저녁 식사를 대체할 수 있게 해주는 더운 메뉴 수가 적다) 뭐 그럭저럭 즐길만 하다.
단, 해피 아워 이용 고객들을 한켠에 몰아놓은 탓에...특히 2인만 온 팀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이름 모를 옆사람까지 신경써야 했던 것은 좀 별로.
방에 대한 느낌은 여러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보던 내용과 놀랍게도 비슷했다.





오래 되었지만 깨끗하고, 방음이 잘 되어 조용하다는 것.
교보타워 사거리의 대로변에 인접한 호텔이지만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설 연휴라 거리가 한산했을 수도...)

그냥 강남에 위치한, 번잡하기만 한 호텔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쉼'을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침구도 편안하고 직원들도 친절했고, 하우스키핑의 응대 속도도 빨랐다.
노보텔의 방은 굉장한 장단점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 지극히 표준적인 방이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복도 곳곳과 방 내부에 걸려있던 액자였다.



바로 백순실 화백의 판화 시리즈.
정말 이곳저곳에 여러 점이 걸려있어 반가웠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 우리 학교에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친구의 어머니셨던 백순실님.
중학교 때에는 방배동에 있었던 그분의 작업실에 방문한 적이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교류가 있었는데, 파주 쪽에 개인 미술관을 지어 근처로 이주하시면서 자연스레 멀어졌다.
우리 집에도 이 분의 판화 두 점이 있다.

욕실 내부에도 걸려있던 그림 액자를 보면서 노보텔 강남은 그냥 비즈니스 호텔 같아도, '미술'에 상당히 신경 쓴 호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냥 늘 친구와의 모임으로 방문하거나 버스를 타고 지나다니기만 했던 강남역에서 색다르게 엄마와 1박을 하는 것이니만큼 엄마께 약간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체험을 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엄마와 여행을 가면 늘 엄마와 우리의 생활리듬이 달라 서로 고생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새벽 4시 반이면 눈이 떠지시는 엄마의 시간대에 내 시간대를 맞추기로 했다.
강남 CGV에서 새벽 4:55에 상영하는 영화를 보기로 한 것! 호텔에서 강남CGV까지는 도보 10분 정도의 거리.




눈을 뜨자마자 대충 씻고 모녀가 쌩얼로 호텔을 나와, 4:55를 약간 넘겨서 극장에 도착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겨울왕국'을 보았는데, 시간대가 시간대인지라...상영관에는 아무도 없었다. 엄마께 "내가 엄마를 위해 극장을 빌렸어 ㅋㅋ"라고 농담하고 있었는데, 10분이 넘는 광고 상영이 끝나고 영화가 시작할 때쯤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커플 두 쌍이 들어왔다. 그래도 아이들의 소란스러움 없이, 옆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영화를 집중해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노보텔 강남에 숙박하시는 분이라면, 아주아주 심야 영화 (표에 28시 55분이라고 표시되는^^)를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 시간대에 영화가 하냐?'라고 물으시던 엄마께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으면 좋겠다.^^


노보텔 뒷쪽 언덕길을 걸어 올라오면, 3층 인발란스 피트니스로 직접 연결되는 작은 출입구가 있다. 영화를 보고 와서, 호텔 2층 더 스퀘어로 아침 먹으러 직행. 2층으로 내려가니, 밝고 널찍하고, 깔끔한 분위기. 주말인데 오전 7시에 들어갔더니 사람이 별로 없어서 먹고 싶은 것 골고루 찾아서 잘 먹을 수 있었다. 노보텔 독산/가든테라스보다는 노보텔 강남/더스퀘어 조식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가든 테라스는 자연 친화적이라 차분해서 좋았는데, 더스퀘어는 밝은 분위기가 하루의 시작을 더 생기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테이블이 꽤 많아 보였는데, 사람이 많은 날에는 줄서서 기다려 입장해야 했다는 글을 몇 개 보니, 이곳에 대체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몰리는 것인지 상상이 안 갔다. 보통 호텔 조식의 주종을 이루는 서양식을 싫어하시는 분도 깔끔히 1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메뉴는 다양한 편.
(음...사진에는 뒤죽박죽된 샐러드 류만 있네.;;)



설 연휴에 숙박해서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웰컴 드링크 쿠폰으로 그랑아 펍에 가서 엄마께 또다른 체험이 가능하도록 해드리고 싶었는데
연휴 기간 동안에는 그랑아가 문을 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냥 체크아웃 후에 1층 비스트로 구석에 가서 과일 주스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스탠다드 룸이라 기대치를 확 낮추고 갔더니, 생각보다 늘어지게 잘 쉴 수 있었던 노보텔 강남 1박. 저렴한 가격대에 나온다면 다시 가고 싶어질 듯.



* 장점
- 강남역에 갈만한 곳들을 모두 도보로 커버하는 위치
- 밝고 상쾌한 분위기의 조식당
- 와이파이 속도 빠른 편
- 스탠다드 룸(5층)에도 설치된 네스프레소. 예전보다 손 쉽게 향좋은 커피 한 잔을^^


* 단점
- 슬슬 아래층도 리노베이션 들어가야 할 듯. 화장실에 타일 깨진 곳이 보이고, 샤워커튼을 욕조 안에 넣고 샤워를 해도 욕조 밖에 물이 흥건하게 고이는...뭔가 애매했던 욕실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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