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스 몬테레이 에어포트 ibis Monterrey Aeropuerto




뿌연 창문 너머로 보이는 ibis 간판, ibis Monterrey Aeropuerto.




몬테레이 공항 도착 예정 시각이 밤 10시 42분이었기 때문에, 그 시간에 여자 둘이 택시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무료 셔틀을 운영하는 공항 근처 호텔에서 숙박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서 선택. 물론 최종 카드 결제가격 37,504원이라는 저렴한 숙박료도 선택에 한몫했다. (494페소 = 약 USD 33) 이비스라는 중저가 브랜드 호텔도 여름 런던에서는 1박에 30만원 넘게 받는데, 어디 가서 이렇게 싼 이비스를 찾겠어....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예정보다 30분 늦게 이륙했지만, 몬테레이 공항에는 오히려 예정보다 일찍 착륙. 그냥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다.
짐도 비교적 일찍 나왔다.
순조로울 줄 알았던 호텔 행은 공항 출구에서 좌절. 멕시코 모바일폰이 있는 친구가 호텔에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호텔측은 2~30분 기다리라며 시큰둥. 부르면 달려오는 셔틀 시스템이 아니고 30분 간격 운행이라고 해도, 우리는 그보다 훨씬 더 기다린 것 같다.

2월에도 날씨가 추운 곳은 아니라 다행이었지만... 공항 앞에 기다리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매리어트나 베스트웨스턴 같은 다른 호텔의 셔틀 버스가 두 번씩 도는 걸 목격하고 나서야 셔틀 버스 한 대가 우리 앞에 섰다.

"너희 어떡할래? 내 꺼 그냥 타고 갈래, 계속 기다릴래?"

한밤중에 쓸쓸히 남겨진 우리를 측은하게 본 이 아저씨는 ibis 바로 옆에 위치한 Holiday Inn&Crowne plaza 호텔 셔틀 기사님.

'멕시코에서 새우잡이배 타는 거 아니야?' '나중에 돈 달라고 하는 거 아니야?' 라는 의심을 거두지 못 하면서도 우리는 결국이 이 셔틀을 탔다. 5분 거리 밖에 안 되는 호텔인데, 결국은 남의 호텔 셔틀을 타고 오게 하다니! 

이 아저씨는 우리를 이비스 앞에 내려놓고 그냥 가셨다. 칭찬 이메일이라도 보내려고 했는데, 공항앞 Holiday Inn 전화번호 밖에 못 찾겠네. 혹시 몬테레이 공항 근처에 머무르시려고 하는 비즈니스 출장 고객(예산에 문제에서 자유로운)께서는 ibis보다는 Holiday Inn Express or Crowne plaza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셔틀이 매우 자주 운행되어 편합니다. :)

Holiday inn과 같은 계열인 Crowne Plaza는 이 근방에서 가장 크고 좋은 호텔이었고, 밤12시가 다 되어 식당을 찾아헤매는 우리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메뉴판의 가격을 본 우리는 곧 그 식당을 튀어나올 수 밖에 없었다. 흐흐. 호텔 방값만큼 밥값이 들 지경이었기에.

방은 뭐 전세계 공통 이비스의 바로 그 방. 4개국의 이비스를 가봤지만 여기가 홍콩인지, 방콕인지, 서울인지, 몬테레이인지 구분이 안 가는 ㅎㅎ





냉장고도 없고, 전기 포트도 없고... 그래도 티비는 있다.
하지만 그래도 침대가 상당히 편안해서 잘 잤다. 옆사람의 뒤척임에도 흔들림없는 매트리스였다.
조금 꾸질꾸질해보이지만 상당히 넓은 소파도 하나 더 있어서 아이를 동반한 분은 거기서도 문제없이 재울 수 있을 듯 했다.




와이파이는 무료 제공이지만 좀 느린 편이었고, M&M's 제공은 독특했다.ㅋㅋ
늦은 밤 문을 연 저렴한 식당을 찾지 못 한 우리는....저 초콜릿과 내가 비행기에서 가지고 내린 초코칩 쿠키 등을 나눠먹으며 저녁을 대신했다는 웃지못할 이야기가 ㅠ.ㅠ (방에 비치되어 있는 메뉴판 "24시간" 룸서비스는.......간단히 말해, 뻥이다.)

웰컴 드링크 쿠폰도 제공되었지만 깜빡 잊고 사용하지 못했다.
밤 12시 가까운 시간에 호텔에 도착하긴 했지만 그때 로비 바에는 사람들이 좀 있었는데... 저렇게 굶을 줄 알았으면 그냥 맥주라도 한 잔 먹고 잠들걸 ㅠ.ㅠ



역시 똑같은 이비스 디자인의 욕실이지만, 샤워 부스 공간은 크게 좁지는 않았고 수압이 괜찮았다. 같이 갔던 언니나 나나 '금방 씻고 나올게'하고 들어가선 둘다 뜨듯한 기분에 취해 오랫동안 물을 맞다(?)가 한참 만에 나왔다는 ^^





현금으로 따로 지불하고 먹은 조식 뷔페는 1人 89페소. 6500원 정도인데, 이 정도면 훌륭하다. 팬케이크 왼쪽 위에 있는 음식은 참치전 맛과 똑같다.
몬떼레이에 거주중이신 언니가 "멕시코는 커피가 맛이 없어." 그러셨는데, 진짜 맛 없음.
이 주변에는 먹을 곳이 별로 없으니 미리 조식 포함으로 예약, 결제하면 2인 178페소 대신에 2인 89페소도 안 되는 가격으로 결제되니 참고.





멕시코 답게 예쁜 카드키 디자인, 멕시코는 어딜가나 디자인과 색상 사용이 탁월하다.
저렴한 가격과 이에 걸맞는 저렴한 서비스 정신으로 정이 들락말락하는 이비스 몬떼레이 아에로뿌에르또. 그냥 싼맛만 추구한다면 무난하게 넘겨줄만 하다.

몬테레이 공항에 착륙할 때, 이 공항 주변 호텔들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이 보인다.
그래서 호텔 방 창문에서도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이 보일 줄 알았더니, 여기서는 별로 안 보임
공항 근처 호텔의 재미 하나가 세계 각국 어디에서 비행기들이 오나 구경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여긴 구경거리는 없음.

정규 택시는 아니지만, 이 호텔 앞에서 자체 영업을 하는 믿을만한 기사분을 만나, 호텔에서 시내로 이동할 때는 250페소에 이동했다. 공항으로 돌아올 때도 이 아저씨와 예약해서 시내에서 공항까지 300페소에 이용. 거의 정해진 가격대에 따라 움직이니 호텔 프론트데스크에서 금액을 알아둘 것. (혹시 이 아저씨의 전화번호가 궁금한 분이 있다면 알려드릴게요, 단 영어 못 하심. 스페인어 실력 시험대가 됨)


* 장점
- 공항 근처에 저렴한 숙소
- 가격대에 비해 침대는 편안하고, 샤워도 할 만하다.
- 별다른 할 일이 없는 이 호텔에 오래 머무를 일도 없겠지만, 체크아웃이 13시까지라서 시간 여유가 있다.

* 단점
- 공항 무료 셔틀 서비스에는 크게 기대를 하지 말아야.
- 주위에 아무 것도 없고(도보 거리에 편의점이 하나, 좀 더 많이 걸으면 한국 음식점이 있긴 함), 대중교통이 없는 곳이니 그냥 잠만 자는 용도로 적합.

- accor app에서 소개하는 이 트윈 침대 크기를 보면....웬만하면 중간에 경계선이 없는 더블 침대가 더 나을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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