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ting for underdog - 2014 기아 코리아 오픈 결승

   
Final day.
Lepchenko(USA, 43위) VS Pliskova(Czech, 32위)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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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 중반에 코트에 입장했는데, 랭킹이 더 낮고, 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레프첸코(하얀색 상의)를 관중들이 좀 더 응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었다.
좀 더 불리한 선수(underdog)를 응원하는 것은 테니스 코트에서 알게 모르게 전해지는 전통이라고 하는데, 오늘 이곳의 분위기도 그러했다.
게다가 레프첸코가 8강전에서 세계 5위 라드반스카를 꺾고, 준결승에서도 역전극을 펼치며 결승에 올라온지라 더욱 응원의 소리가 더 커졌던 듯.
VIP석을 채운 사람들...대한민국 커리어의 끝판왕이라는 분도 보이네...^^
28세의 레프첸코 선수. 이번이 WTA 대회 첫 결승 진출이다. 그래서 나 역시 레프첸코가 서울에서 첫 우승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자연스레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다.
22살, 186cm에 작은 얼굴, 기다란 카롤리나 플리스코바. '엘프'타입의 그녀에게 응원이 쏟아질 법도 했지만 관중들은 레프첸코를 조금 더 크게 응원했다.
그러고보니, 저번 US open 드로 볼 때, 왜 이 선수만 Ka. Pliskova라는 두 글자 이니셜을 쓰는지 궁금해했던 선수로구나...
K가 아닌 Ka로 표기했던 이유는 그녀와 쌍둥이 선수인 Kristyna Pliskova가 있기 때문이었다. 카롤리나는 2010년 호주오픈 주니어 우승자, 크리스티나는 2010년 윔블던 주니어 우승자다.
왼손잡이 선수 레프첸코.
불리했던 승부를 2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간 레프첸코. 하지만 3세트에는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 당하면서 결국 2-6으로 쉽게 내주고 말았다.
22살의 플리스코바에게는 두 번째 타이틀, 지난주 홍콩 오픈 준우승에 이어 계속 해서 결승에 오르면서 상승세.

 
시상식 준비로 분주한 코트 한편에 쓸쓸한 레프첸코의 뒷모습.
월드 투어 레벨 급의 대회에서 우승하기란 이렇게 어려운 거구나. 머리 속에 어떤 생각들이 스쳐갈까...
그래도 레프첸코의 첫 우승을 멀리서 기다릴 팬들을 오늘 많이 만든 것이 수확일 거다.
서울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 바쁘게 중국 우한으로 이동해서 premier급 대회에 참가하는 플리스코바. 그래서 공식 회견도 간단하게 진행.
우한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 샘 스토서랑 내일 오후 6시에 붙게 되던데...그때까지 피로가 풀릴지??
국내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선수가 결승에 오르지 못해서 작년보다 흥행이 저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응원 열기가 더 뜨거웠던 2014년 KIA 오픈 결승전 :)
앞으로 점점 더 크고 멋진 대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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