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민음사 [제인 에어] 구입




초등 2학년 때였던가, 3학년 때였던가.... 어린이날, 서점에서 부모님이 책 선물을 고르라고 하셨는데
나는 세계 문학 시리즈 중에서 '제인 에어'를 골랐었다.

지금은 책을 거의 안 읽지만, 아주 어렸을 때는 '독서 소녀'였던 나인데....
사실 그 나이에 '제인 에어'는 약간 어려워서 항상 앞부분만 읽다가 말았던 것 같다.
아동용으로 나온 편집본이 아니라 성인을 위한 완역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5학년 말인가, 6학년이 되어서야 이 소설을 다 읽었고, 내가 상당히 사랑하는 소설 중의 하나가 되었다. 중학교 1학년 초에 이미 읽은 책인 제인 에어에 대한 독후감을 써서 냈던 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 6학년 때 다 읽은 게 맞는 것 같다.

어릴 때 구입한 한글판의 앞부분은  하도 여러 번 읽어서
그 다음에 어떤 언어로 된 제인 에어 번역본을 사서 읽어도 그 한글 번역의 문장들이 머리 속에 먼저 떠올랐다.



'그래, 당신에게는 중의 역할이 딱 어울려'


'오오, 제인, 당신은 나를 고문하는구료'




"옛날 사람"이 번역한 것인지 상당히 '노티'나는 말투가 많았던 그 책.
그 낡은 책은 집에 어딘가에 있겠지만
현재 내 방 책장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옥스포드판 영어 원서랑, 중국에서 구입한 簡愛(Jian Ai), 스리랑카에서 구입한 아동용 ජෙන් අයර්(Jen Ayar)였다. 중국어와 스리랑카어를 겨우 읽고 극소수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한글판을 하도 많이 읽어서 어떤 부분을 보면 그냥 내용을 때려맞힐 수 있었다.





 
 
1816년 4월 21일 생인 샬럿 브론테.
민음사에서 그녀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서 특별 합본판을 내놓았다.
(원래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제인 에어는 두 권으로 분리되어 있다.)
 
 
소장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구입.
 
"I would always rather be happy than dignified"
 
 
소설 속의 유명한 문장이 책 표지에 나와있는데
사실 나는 이 문장이 기억 안 난다.;;;;
해당 부분을 찾아서 보니 유종호 님의 유려한 번역이 나와있었다.
 
 
 




그동안 읽지 못 했던 번역의 한글판을 새로 읽고 싶기도 하지만....
영어 원본을 십 여년 만에 다시 한 번 정독하고, 그 다음에 한글판을 만나고 싶기도 하다.


나름의 반전과 미스터리를 숨겨놓은 작품이기 때문에
제인 에어의 줄거리를 몰랐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며 빠져들어 읽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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