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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te-st





엄마께서 9월 초에 포틀랜드 Powell books를 방문하게 되는데
서점 구경만 하고 나오는 것보다는 그래도 책을 사는 게 나으니, 내 필요한 책을 골라주면 사오겠다고 하셨다. 

영문과를 졸업하고 한동안은 영소설을 열심히 읽었던 나지만
이젠 손에서 책을 놓은지 꽤 오래 되어
딱히 읽고 싶은 책이 없었다.


그래도 여행 출발하시기 며칠 전에 엄마께 
토니 모리슨의 The bluest eye를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대학 4학년 2학기에 토니 모리슨의 beloved를 가지고 반학기 동안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때 얼핏 알게 된 the bluest eye 소개를 보고 언젠가는 한 번 읽고 싶었던 책.

그리고 얼마 전에 토니 모리슨이 사망해서, 미국 내에는 추모 분위기도 있을 테고.







엄마가 돌아오시고 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이 책장을 열었다.
She died in 2019. 
엄청 최신판 책이로구나.


언제 작고했는지 기억이 희미해서 
검색을 해봤다.
토니 모리슨 1931년 2월 8일 - 2019년 8월 5일.

어?
작고한지 몇 달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얼마 지나지 않았네?



엄마가 서점 방문하신 게 9월 10일인데
8월 5일에 사망한 작가가 "사망했다"라고 인쇄된 책을 사오시다니...정말 최최최신판이구나.


Beloved는 내용은 기억에 남았지만, 형식이 약간 독특해서 어렵게 읽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The bluest eye는 생각보다는 잘 읽힌다.
그런데 예전 만큼의 집중력은 없어서 하루에 아주 조금씩만 읽고 있다.
다 읽으려면 꽤나 걸릴 듯.





책 친구











스리랑카 생활 2년 동안 읽었던 책들.
긴긴 여가 시간을 채워주었지만....

몇몇 권은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비밀 ㅋㅋ








한정판 민음사 [제인 에어] 구입




초등 2학년 때였던가, 3학년 때였던가.... 어린이날, 서점에서 부모님이 책 선물을 고르라고 하셨는데
나는 세계 문학 시리즈 중에서 '제인 에어'를 골랐었다.

지금은 책을 거의 안 읽지만, 아주 어렸을 때는 '독서 소녀'였던 나인데....
사실 그 나이에 '제인 에어'는 약간 어려워서 항상 앞부분만 읽다가 말았던 것 같다.
아동용으로 나온 편집본이 아니라 성인을 위한 완역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5학년 말인가, 6학년이 되어서야 이 소설을 다 읽었고, 내가 상당히 사랑하는 소설 중의 하나가 되었다. 중학교 1학년 초에 이미 읽은 책인 제인 에어에 대한 독후감을 써서 냈던 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 6학년 때 다 읽은 게 맞는 것 같다.

어릴 때 구입한 한글판의 앞부분은  하도 여러 번 읽어서
그 다음에 어떤 언어로 된 제인 에어 번역본을 사서 읽어도 그 한글 번역의 문장들이 머리 속에 먼저 떠올랐다.



'그래, 당신에게는 중의 역할이 딱 어울려'


'오오, 제인, 당신은 나를 고문하는구료'




"옛날 사람"이 번역한 것인지 상당히 '노티'나는 말투가 많았던 그 책.
그 낡은 책은 집에 어딘가에 있겠지만
현재 내 방 책장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옥스포드판 영어 원서랑, 중국에서 구입한 簡愛(Jian Ai), 스리랑카에서 구입한 아동용 ජෙන් අයර්(Jen Ayar)였다. 중국어와 스리랑카어를 겨우 읽고 극소수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한글판을 하도 많이 읽어서 어떤 부분을 보면 그냥 내용을 때려맞힐 수 있었다.





 
 
1816년 4월 21일 생인 샬럿 브론테.
민음사에서 그녀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서 특별 합본판을 내놓았다.
(원래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제인 에어는 두 권으로 분리되어 있다.)
 
 
소장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구입.
 
"I would always rather be happy than dignified"
 
 
소설 속의 유명한 문장이 책 표지에 나와있는데
사실 나는 이 문장이 기억 안 난다.;;;;
해당 부분을 찾아서 보니 유종호 님의 유려한 번역이 나와있었다.
 
 
 




그동안 읽지 못 했던 번역의 한글판을 새로 읽고 싶기도 하지만....
영어 원본을 십 여년 만에 다시 한 번 정독하고, 그 다음에 한글판을 만나고 싶기도 하다.


나름의 반전과 미스터리를 숨겨놓은 작품이기 때문에
제인 에어의 줄거리를 몰랐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며 빠져들어 읽고 싶은 책.



 

레버넌트와 To build a fire



'레버넌트'의 감독,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의 말을 들어보면
이 영화 속에는 잭 런던의 소설 tradition이 녹아들어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 부분을 듣고 단번에 영문과 1학년 시절에 읽었던 그의 짧은 소설 " To build a fire"가 생각났다.







물론 1818페이지에 달하는 저 두꺼운 책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1학년 1학기 "영어영문학 입문" 수업 시간에 읽기 과제로 선정되어 읽은 여러 작품 중에서는, 당시에 가장 좋았던 소설.


레버넌트 영화를 본 것을 계기로 무려 19년 만에 이 소설도 다시 읽어보니, 새롭다.
물론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억에 남아있었지만, 세세한 면은 다시 읽으니 완전히 처음 보는 느낌^^

그리고 내용을 보면, 감독이 이 소설 속 어느 장면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것을 영화 속 장면으로 만들어냈는지 알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 실행에 실패했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성공했다.


멕시코 감독의 코멘터리에서 크게 대중적이지는 않은 미국 소설가 이름이 나오니 반가웠다.
이냐리투 감독은 인간의 내면과 여러 예술가에 대해 깊이 공부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 말이 맞을 것 같은 느낌.


한국 관객들의 감상 몇몇을 접해보면 '레버넌트' 이 영화로는 한국 관객들 대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한 느낌이지만
아메리카 그 대륙에서 삶을 이어온 후손들에게는 뭔가 약간 더 다른 느낌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혹한'의 느낌은 사실 남한 - south korea 지역에는 생경한 정도다. 한국은 이 정도로 춥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혹은 더 추운 캐나다?)에서 자라면서 유년기에 학교에서 to build a fire를 읽고, 인디언과 개척의 역사에 대해 배우고, 성인이 되어 the revenant 영화를 본 미국인이라면 뭔가 우리(토종 한국인)와는 느낌이 다를 것 같다.

레버넌트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To build a fire도 읽어보면 좋을 듯. 



변하지 않았네...





1990년대인가.....이후로는 처음, 실로 엄청 오랜만에 존 그리셤의 책을 읽고 있다.
2005년에 출간된 "브로커"

소설 속 무대를 유럽으로 옮기고, 역사 유적을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보며 
'이 사람이 댄 브라운이 부러웠나?' 이러고 있는데
존 그리셤 특유의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존 그리셤 책의 등장인물들은 늘 다이어트 콜라를 마신다.
이 부분을 읽자, 아, 내가 옛날에 읽던 존 그리셤의 작품이구나 싶었다.




"애비는 세 블록 떨어진 곳에 불법 주차를 하고 프렌치 쿼터까지 걸어갔다." 존 그리셤 책에서 자주 보는 문장. 등장 인물들은 꼭 불법 주차를 한다.

사회적 지위 불안









5년 만에 책을 펼쳐 다시 읽는데
그때보다 사회적 위치가 더 위태해진 지금, 더 술술 잘 읽힌다.
status에 대한 불안이 있다보니 감정 이입이 되나봐.

한국에는 그냥 '불안'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지위나 사회적 평판에 대한 불안감에 대한 이야기다.
조금 읽다 말지 싶었는데 의외로 단번에 불안의 '원인'까지 다 읽었으니, 내일은 '해결책'을 읽으면 되겠군. 아무리 5년 전이라지만 내가 밑줄 친 흔적까지 있는데, 본 적이 있다는 기시감이 안 드는 건 대체 뭔지;;;;;;

p.205
"뭔가를 자꾸 의식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것을 구입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식으로, 어떤 사람에 대한 환상을 깨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와 결혼하는 것일 수도 있다."
뭔가 간절히 바라던 것을 얻고 났을 때 의외로 만족도와 행복감이 떨어질 때가 있다. 끊임없이 뭔가 다른 걸 원하는 인생


P.208
"평생 동안, 불안은 다른 불안으로 대체되며 욕망도 다른 욕망으로 대체된다. 좋은 것만 보이게 편집된 다른 인생들을 보며, 잘못된 것을 부러워하면서 일생을 살아간다." (의역 포함)





시간과의 싸움







두 세시간 기다릴 거라고 각오는 하고 갔지만 그것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는 몰랐던 6월의 윔블던.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아이패드를 뒤져 책 한 권이 저장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아냄. 바로 이 짧은 소설.




매우 짧게 편집된 소설이었지만 풀밭에 앉아 책 한 권을 다 읽은 것은 생애 최초의 경험이었던 듯. 앉은 자리에서 소설 하나 다 읽고도 여전히 시간과의 싸움은 지속되었다.

책의 내용은 영화와는 생각보다 많이 달랐다.
굳이 꼽자면, 소설이 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것 같다.

惰性에 잠식당하는 삶...
60대가 된 나를, 30대 지금 나의 눈으로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나이를 제대로 먹은 매력적인 존재일까, 재미없는 생각만 하는 닳아빠진 존재가 되어있을까.


60대가 되어서 그 눈으로 나를 보면 내가 얼마나 이상해져있는지도 안 보이겠지.

나달의 tarsal scaphoid




p.124
"나의 병은 선천적인 문제였다.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더 흔치 않은 그런 병이었는데, 우연히도 그 의사가 이 병으로 박사 논문을 쓴 세계적인 전문의였다. 문제가 있는 뼈는 발등의 연결 부위에 있는 발목 舟狀골(tarsal scaphoid)이라는 뼈였다. 만약 어릴 때 단단해져야 할 이 발목 주상골이 딱딱해지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 고통을 느끼게 된다. 특히 피치 못하게 이 부분이 반복적인 충격을 받게 되는 프로 테니스 선수라면 더한 고통을 느껴야 한다. 이 뼈가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않은 어릴 때부터 나처럼 지속적으로 크게 움직이게 되면, 이 뼈가 필요 이상으로 자라게 되어 모양이 변형이 된다. 또는 작년의 나의 경우처럼 이 뼈가 조각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나는 이 문제를 모르고 있어서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에 회복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 문제는 좀 더 심각해졌다.

이런 뼈가 있는지도 몰랐던 나였지만, 이것은 곧 나의 아킬레스 건이 되었다. 나의 몸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자, 잠재적인 위험이었다. 이 문제를 진단하면서 의사는 나에게 다시는 테니스 시합에 나서지 못 할 것이라는 선고를 내렸다. 나는 내 인생을 걸고 했던 일에서 열 아홉 살의 나이에 순순히 은퇴를 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나는 절망했고 울었다. 우리 모두 울었다. 하지만 나의 아버지는 이 상황을 컨트롤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우리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그는 계획을 생각해냈다. 나의 아버지는 현실적인 사람이며, 극한의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안정되게 보이는 분이었다. 어떤 문제도 이겨내기 어려운 문제는 없다는 생각을 지녔다. 그는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승리자의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바로 다른 가족들이 나의 투쟁심이 아버지를 닮았다고 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날, 나는 무기력했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나는 완전히 절망했다. 내가 쌓아올린 인생의 많은 꿈들이 바로 눈앞에서 사라지는 걸 보았다."

from RAFA(2011)



the clan





p.77

"세바스티안 나달은 아들 라파의 2008년 윔블던 결승전 경기를 볼 때 입은 재킷 때문에 가족들부터 꽤나 놀림을 받았다. 그날 입고 간 것은 그의 재킷이 아니었다. 그는 경기 전에 입을 재킷이 없었다. 그래서 라파의 언론담당자인 베니토 페레스에게 뭔가 구해보라고 부탁했는데, 페레스가 찾아낸 것은 은색 줄무늬가 들어간 진한 청색 재킷이었다. 그 재킷과 진한 선글래스는 생크림과 딸기를 곁들여 먹는 윔블던 분위기와 묘한 부조화를 이루면서 세바스티안을 3류 마피아 보스처럼 보이게 했다. 그의 동생들이 이렇게 그날 그의 모습을 묘사했는데, 세바스티안도 부정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갱스터룩이 아주 생뚱맞은 것만은 아니다. 나달 가족들에게는 시칠리안 사람들과 어느 정도 유사성도 있다. 그들은 지중해 섬에 살며 가족보다 더 진한 "clan" - 콜레오네 집단이나 소프라노스 집단 같은 -을 이루어서 산다. 단지 악의가 없고 총을 들지 않았을 뿐이다. 그들은 오직 그 섬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사투리를 쓰며 서로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고, 모든 일들을 가족과 연관 지어서 한다. 미겔 앙헬이 바르셀로나 축구단과 계약을 하는 일이나 세바스티안이 경영하는 유리 사업, 또는 부동산 계약 모두 이들 가족이 조금씩 금전적으로 얽혀있다. "





2008 윔블던 복습 중.
3류 마피아 보스 같은 세바스티안...이라는 묘사를 읽고 화면을 찾아보니...
좀 웃긴다.^^

Aunt Julia and the Scriptwriter


원제 La tía Julia y el Escribidor

2010 노벨 문학상 수상자 Mario Vargas Llosa의 1977년 작품.
2004년에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기억이 안 난다) 이 책을 사서 여름 동안 읽었다.
6월 7일에 구입한 것으로 교보문고 도장이 찍혀있는데, 책을 다 읽은 것은 8월 6일로 되어있다.
스페인어 작품을 영어로 읽는다는 게 이상하지만 뭐, 한국어로는 두 권으로 번역되어있는 책인데 영어판은 한 권만 사면 되니까^^


책 뒤 서평에
"Funny, extravagant....a wonderfully comic novel..."
"A bedazzlement of entertainment"
뭐 이런 식으로 써있었는데, 2004년에 읽을 때는 한 챕터만 빼고 거의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나의 영어 실력에 절망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던 소설이다.
남들이 느끼는 재미를 내 실력으로는 아직 느낄 수 없구나...하는 생각에.

6년 넘게 지나고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약간의 재미도 느꼈고, 스토리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 모르는 단어라고 줄쳐놓은 단어 중에 이제는 잘 알게 된 단어도 있어서 조금은 뿌듯했다. 하지만 진짜로 나이들고 나니 단어가 잘 안 외워진다. 맨날 똑같은 단어 백 번씩 사전을 찾고 있다.


굳이 노벨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라고 애써 찾아 읽지는 않아도 될, 뭐 그런 작품.
주인공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18세 페루 청년이 볼리비아에서 이혼하고 돌아온 여성과 결혼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인데...(한국어판 제목 :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개인적으로 놀라운 것은
분명 2004년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이 여성 Julia를 "산전수전 다 겪은 아줌마"로 인지했었다는 거다. 나보다 인생 경험이 많은.
그런데 2011년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이 책 속에서 이 여성은 32세다. 이젠 나보다 어리다;;;;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음에 깜짝 놀란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은 구절.

"....love based on the purely physical lasted only a short time. Once the novelty had disappeared, as routine set in, sexual attraction gradually diminished and finally died ( in the case of the man especailly), and the couple could then survive only if there were attractions between them: spiritual, intellectual, moral...."
(p.171)

육체적인 매력은 쉽게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되니
커플 사이에 정신적, 지적, 도덕적 매력이 있어야만 오래 갈 수 있다는 얘기..
"부부가 사랑으로 사냐? 정으로 살지!" 이런 말보다 훨씬 멋있는 거 같다.
특히 나 "지적 매력" 이런 거 좋아함 :)


그리고
"I told him I wouldn't ask him how life had treated him since one look at him sufficed to show that it had treated him very well" (p.362)
표현이 독특하다. 내 실력으로 직역하면 느낌이 사라질 것 같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삶이 당신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는...단번에 삶이 그를 매우 잘 대접했다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가끔 86년생 가수 보아의 표정을 보면 "신산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냥 얼굴을 봤을 때 '신산'이라는 단어가 나도 모르게 떠올라, 이게 이렇게 쓰는 거 맞나? 해서 사전 다시 찾아보았을 정도로...평소에 내가 쓰는 단어도 아닌데.
How life has treated her?...
그냥 그 얼굴에서 알 수 있을 것 같다.

Digital Fortress








댄 브라운이 쓴 다섯 권의 책 중에서 내가 가장 최근에 읽은 책. 1998년에 출판된 그의 첫 작품이다.
드디어 그가 쓴 모든 책을 다 읽게 되었다.
(Da Vinci code-Deception point-Angels&Demons-Lost symbol- Digital Fortress 순.
내가 읽은 순서는 lost symbol을 제외하면 출판년도 역순이다)


페이지는 잘 넘어가지만, 작가로서 처음 쓴 책이라 그런지 미숙함도 눈에 띈다.
특히 스페인 세비야에서의 벌어지는 사건 전개는 아마 댄 브라운도 지금쯤 이렇게 쓴 걸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성이 없다.
( ->해운대 백사장에 떨어트린 바늘 찾으러 해운대에 왔는데, 그냥 툭 건드린 조약돌 밑에 바늘이 있어서 쉽게 찾았는데 그걸 실수로 바다에 빠트려서 바다로 찾으러 들어가보니 처음 마주친 해수욕객이 그 바늘을 가지고 있다가 어린애에 줬다고 증언해서, 남포동 길거리에 지나가는 어린애를 하나 잡고 물어봤더니 걔가 그 바늘을 가지고 있더라...뭐 이런 식으로 우연에 우연이 겹치는 에피소드가 계속 이어지는...쩝)

이 정도로 계속 썼다면 그저 약간 뛰어난 스릴러 작가로 남았을 텐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박한 지식을 동원하여 다빈치 코드라는 거의 문화적 사건에 가까운 히트를 기록한 그의 노력이 무엇보다 멋진 것 같다.

댄 브라운이 대학에서 Spanish를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소설 속 군데군데 Spanish가 섞여있다.
Spanish를 조금 알고 있다면 좀 더 빨리 이해할 수 있다.
작가는 친절하게 두 언어를 병기해 놓았지만, 가끔 병기하지 않고 Spanish만 쓰고 넘어간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모두가 이 정도는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그런데 여기서 그려지는 스페인은 완전 후진성을 면치 못한 이미지
스페인 사람이 읽으면 좀 기분 나쁠 수 있겠다.

미국 통속소설(스릴러를 표방한)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는데, 별로 필요없는 섹시 코드가 100% 등장했다. (그래야 독자를 끌 수 있다는 건가?)
여태까지 내가 읽은 댄 브라운 소설은 그런 쓸데없는 장면이 별로 없어서 좋았는데
디지털 포트리스는 무명작가로서 처음 쓴 작품이라서 그런지, 역시 쓸데없는 장면 묘사가 쪼오금 들어가 있다.

댄 브라운의 후속 작품에는 그런 장면이 없는 걸 보면,
줄리아 로버츠가 옷을 벗어서 이목을 끌지 않아도 되는 여배우의 위치에 오른 것처럼
댄 브라운도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잔재주를 부릴 필요 없이, 이젠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면 된다는 느낌? ㅎㅎ

어쨌든 알랭 드 보통이 시간이 갈수록 사진으로 지면을 꽉꽉 채운 "기획력"에 기대는 평범한 작품들을 쓰는 것에 비해서
여전히 성실하게 글을 쓴다는 느낌을 주는 댄 브라운.
다음 작품을 기대할 만하다.

omnipotence






"If our ancestors could see us today, surely they would think us gods."
Dan Brown, the Lost symbol  p.669

이 작가는 무엇보다도 뚝심있는 작가같다.
'천사와 악마' 이후 세 권째, 자신의 종교관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모든 논쟁을 뒤로 하더라도,
위에 말은 맞는 말 아닌가?

우리의 조상이 우리의 지금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마치 우리가 신처럼 느껴지겠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서 지구 반대편으로 가고,
전화를 통해 멀리 떨어진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으며
수술을 하면 충수염도 낫게 할 수 있으니까.

(내가 맹장염 수술을 하고 나니, 왠지 옛날 사람은 맹장염으로 젊은 나이에 죽어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 왜 이렇게 배가 아픈지 원인을 모른 채 방치하다가, 상태가 악화해서....)

존경함.




Dan brown의 671쪽짜리 paperback, the lost symbol을 헉헉대며 읽고 있다.
그래도 올해 읽은 어떤 책보다도 속도는 잘 나간다.
마침 오늘 (9월 15일)은 이 책이 출간된지 1년째 되는 날이구나.
댄 브라운의 책 4권째 읽는 건데,
늘 비슷한 구조라서 조금 식상하기도 한다.
로버트 랭던이라는 '소설+영화계 프랜차이즈' 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사실, 로마-파리-워싱턴을 오가며 한 사람이 계속 이런 류의 모험을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무슨 지구를 구하는 수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도 아니고... 그런 일을 두 번이나 겪고 나면 의심이 생길 법한데도, 아무 생각없이 또 따라나서서 온갖 고생을 하는 것도 설명이 안 된다. ㅎ
난 이제는 주인공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작가는 말그대로 부와 명예의 한꺼번에 잡은 위치에 와서도
여전히 성실하게 글을 쓴다는 느낌이다.
본인이 직접 하는지, 자료조사팀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경지식이 엄청나다는 느낌도 들고.

동시에 두 서너 가지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독자들 뒤통수치는 트릭도 가끔 숨겨놓고...
(소설 중간에 그림이 하나 나온다. "여기를 잘 보란 말이야~~"류의 대화가 있어서 나도 한참이나 그림을 뚫어져라 보았는데...결과는...ㅠ)
이거 독자들도 같이 함정에 빠질 거라고 생각하고 의도적으로 킬킬 웃어가며 쓴 거면, 댄 브라운 미워할 거야~~~

"천사와 악마" 영화에서 Hans Zimmer의 '160bpm'이라는 음악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긴박한 순간이 펼쳐질 때는 머리 속에서 이 영화음악이 울리는 느낌이었다.
이제 자신의 파워를 알고 있는 댄 브라운이 아예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쓴 것 같은 부분이 많다.
아, 이 역할은 이 배우에게 맡기고...이 장면에서는 여기서 찍어서 이렇게 효과 빵 때리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말이다.
영화 21grams나 올드보이가 스쳐가기도 한다.

또한 "다빈치 코드 들고 유럽 가는 여행객만 만들지 말고, 국내 여행객도 좀 끌어주라"라는 미국 여행 업계의 로비도 받았는지 모르겠다.
소설 속 DC는 정말 다시 가보고 싶다.
내가 유럽을 안 가봐서, 천사와 악마나 다빈치 코드는 뜬 구름 잡는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로스트 심벌에는 조금이나마 아는 지명도 나온다^^
(이 책을 읽은 대부분 사람들의 서평에서 영화를 미리 보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나도 2012년 개봉 예정이라는 이 영화의 캐스트가 다 정해져 있는 줄 알고
책 다 읽고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 맞춰보면 재밌겠다...하고 열심히 읽었으나....아직 캐스트는 미확정.

'천사와 악마'에서 camerlengo의 이미지는 나에겐 레이프 파인즈였지만
실제로는 ewan mcgregor가 연기했고, 영화 보고 나서 잘못된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소설 속에서 camerlengo의 역할보다 영화 속의 역할이 더 미미해서 그럴 수도 있다.
로스트 심벌에서는, 줄리앤 무어와 벤 킹슬리, 폴 다노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해외 네티즌들은 모건 프리먼의 등장을 거의 기정 사실화(?))

@ 주의! 교보문고 독자평 미리 읽지 마세요.
의도적인 건지, 모르고 그런 건지 스포일러 빵빵 때리시는 독자분들 있음.
난 다행히 책을 다 읽은 다음에 독자평을 읽었는데
그래도 그런 서평은 쓰는 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 이 책 다 읽었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heaven and hell"





"그럼 지옥은 어때요?"
"천국이랑 똑같지" 그가 말했다.
나의 혼란스러운 표정을 보고 그가 설명을 했다.
"온 세상은 하나의 고리야. 위로 가거나, 아래로 가거나 마지막에는 다 같아"
"그럼 천국과 지옥에 무슨 차이가 있어요?"
"네가 어떻게 가느냐지. 천국, 위로 가면 7곳의 행복한 장소를 거쳐서 가는 거야.
지옥, 아래로 가면 7곳의 슬픈 장소를 거쳐서 가는 거야. 그래서 위로 가는 게 더 좋다는 거지"
"그러면 일생 동안 행복한 곳만 거쳐서 가더라도, 결국 도착점은 - 천국이든 지옥이든- 같다는 건가요?"
"마지막엔 똑같아. 그래도 여행길이 즐거운 게 좋은 거 아니겠어?
젊은 애들은 늘 이걸 이해하기를 어려워 한다니까!"

인도네시아의 "medicine man", Ketut

from Eat, Pray, Love p.349
내 멋대로 번역(내가 전달하고 싶은 대로 약간 의역), 사진은 영화 eat, pray, lov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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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 eat, pray, love 난 별로 재미없다.
아무래도 책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야 책장이 넘어가는 법인데
이 책은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대체 궁금하지가 않다.

책을 처음 샀을 때는 읽고 싶어 안달이 났었는데, 다 읽는 데 한달 가까이 걸렸다.
그냥 여유 있는 미국 여성의 배부른 하소연과 자아 찾기라고나 할까...
("I can actually afford to do this because of a staggering personal miracle:
in advance, my publisher has purchased the book I shall write about my travels" p.44 )

그래도 가끔 깜짝깜짝 놀라운 삶의 진실이 담긴 구절들이 있다.
문제는,
저자의 필력에서 나온 문장이 아닌, 여행 중에 만난 타인의 발언이 이 책의 정수라는 거지....
아냐, 그런 인연 만나기도 쉽지 않으니, 이 사람의 복이지...
조금은 부러운 유유자적 여행기

a soul mate?





"People think a soul mate is your perfect fit, and that's what everyone wants.
But a true soul mate is a mirror, the person who shows you everything that's holding you back, the person who brings you to your own attention so you can change your life.
A true soul mate is probably the most important person you'll ever meet, because they tear down your walls and smack you awake but to live with a soul mate forever?
Nah, Too painful"


from, Eay, Pray, Love p.198

이혼과 실연의 상처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저자는 현재(책 속에서) 인도에서 명상을 통해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녀는 명상을 통해서보다 수련원 동기(?) 리처드 씨에게 더 많은 가르침을 얻고 있는 듯 하다.
soul mate, soul mate....
그냥 천생연분의 결혼 상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나도 은연 중에 생각해왔는데
soul mate가 단지 그런 의미만을 가진 것이 아님을 알았다.

" because they tear down your walls and smack you awake.
but to live with a soul mate forever? Nah, Too painful"
" 너의 벽을 무너트리고, 너를 일깨우는 한 방을 가할 수 있는 사람들이지..
하지만 소울 메이트랑 평생을 살겠다고?
에이 그건 아냐, 너무 괴롭지."

(사진은 2010. 8/13 미국에서 개봉 예정인 영화 eat, pray, love에 나오는 julia roberts와 james franco)

제인 에어




























드디어 방학 동안 머리 싸매고 할 일을 찾은 듯.

중국에서도 한자가 빽빽한 '제인 에어'를 구입했었다.
물론 내가 중국어에 능통하진 않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수없이 읽은 제인 에어의 한 줄 한 줄이 머리 속에 많이 들어가 있어서, 한자를 대충 때려 맞춰 가며 이 부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몇몇 부분만 찾아 읽었다.

이번에 구입한 싱할러 '제인 에어'.
싱할러 배운 지 이제 반 년이라 모르는 단어가 대부분이지만
역시 제인 에어 내용은 거의 내 머리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내용을 때려맞추고 있다.
게다가 아동용으로 나온 건지, 책도 얇아서 한 번 시도해볼 만하다.

읽다 보니, "shut up!"의 어감도 배웠다.^^
"까떠 와하빤!"
("කටවහපන්")

in the night-time









지선이에게 선물받은 책.
책 표지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다.(사람들의 관심을 확 끈다)
자폐아 1인칭 시점에서 쓴 소설인데 참신함과 약간의 지루함을 오고 간다.
처음에는 기발했던 자폐아의 시각이라도, 나중엔 패턴이 읽히기 때문에 약간 식상해진다.
게다가 산수 천재 자폐아의 머리 속을 떠도는 수학 공식을 영어로 읽는다는 것은....


영화화 논의도 있는 모양인데, 연출을 어찌 하시려는지...



가장 느낌이 좋았던 구절...
"I couldn't see anything, like when you wake up at night and
the only sound you hear are the sounds inside your head."

그래, 맞아.
잠 안오는 어두운 밤에는, 내 머리 속 생각의 소리 밖에 안 들려.
약간 지루해지려 하다가 막판에 속력을 내서 다 읽었는데
아마 다음에 읽을 책을 미리 사놓았기 때문에 그 책으로 빨리 건너가려는(?) 마음이 있었나보다.
현재 여러 행사를 진행중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2천원에 구입한 이 책!



Cold mountain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상실, 상처, 치유에 대해 쓴 아름다운 소설.
2003년, 니콜키드먼, 주드로, 르네젤웨거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그 외에 단역까지도 필립 시무어 호프먼, 나탈리 포트만 같은 배우들이 맡았다.

소설 속에서 여주인공은 모두'dark hair'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지만
니콜 키드먼이나 르네 젤웨거 모두 금발로 출연했다는 것 외에는 소설을 거의 충실하게 화면으로 옮겼다.
2004년 5월 중국을 떠나기 바로 전날, 영화관에서 중국어로 더빙이 된 채로 봐서 내용을 거의 몰랐다.


2004년 10월 책을 구입해서 거의 넉 달에 걸쳐 읽었다. 조금 지루하기도 했고, 영어 단어가 너무 생소했다.
어려운 단어라기보다는 자연 묘사가 너무 생생해서 대부분 진달래, 왜가리, 회양목, 사슴고기, 엉겅퀴...
이런 단어들이었다. 읽다보면 막히는 데가 너무 많았다.

몇몇 부분은 기억에 남았지만, 읽는데 너무 오래 걸렸고 내용 파악도 제대로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오늘까지 조금씩 조금씩 다시 읽다보니 소설의 깊이가 새로이 와닿는다.
내가 전에 읽을 때 많은 부분을 놓쳤다는 것을 새삼 알았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과 우리가 상처받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내가 19,20세기 미소설 수업을 맡은 교수라면
이 책을 꼭 교재로 택하고 싶다.

꼭 읽어야 할 책


나는 이 책을 읽으면 위안이 좀 될까 해서 샀다.
검색하다가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호스피스 간호를 하는 사람들이 인생의 마지막 과정에 대해 쓴 책이다.
미신이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고, 수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남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쓴 책.

책에 의하면, 죽음은 그냥 태아가 태어나듯이 자연스레 다른 차원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다들 그렇게 생각하듯 두렵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밝은 빛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많고, 어두운 터널을 지난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이전에 죽은 친지나, 무척이나 보고 싶었던 죽은 이가 보인다고 한다.
그러면서 매우 편하고 말로 형언치 못할 기분 좋은 상태의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죽음이란게 그렇게 두려운게 아니구나..하는 위안이 될까 하여 샀는데
책을 읽는 심정은...
사실 무척 힘들다.
눈은 책을 읽고 있지만 머리 속으로 스쳐가는 장면들이 너무 많기 때문.

사실, 죽음을 앞둔 이들의 모습은 대개 비슷하다.
의사가 '몇 일 남았다' '몇 시간 남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한 증상을 거쳐 호흡정지에 이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으라고 꼭 권하고 싶다.
누구든 부모님 등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경험은 피할 수 없을 테니까.
임신을 하게 되면 출산, 육아 관련 책은 부지런히 사서 읽는데, 왜 이런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는 이는 없을까.
이런 책 역시 많이 많이 읽고,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부모님의 건강이 나빠지고 나면 이런 책 읽기가 두려워진다.
이런 행위가 부모님의 죽음을 앞당길까봐 두려워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위 사람들이 모두 건강할 때 이 책을 읽어두라고 권하고 싶다.

준비하고,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알면,
덜 힘들다.


한국어판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미 출간되어 있었다.

the sheltering sky (1990)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인생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단지 몇 번, 실제로 아주 적은 횟수만 일어난다. 당신의 어린 시절 어떤 오후를 몇 번이나 더 떠올릴 것 같은가? 당신 존재에 깊숙하게 스며들어 당신의 인생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강렬했던 어떤 오후를. 아마도 너댓 번? 아니면 그 정도도 안 될 수 있다. 앞으로 보름달이 떠오르는 광경을 몇 번이나 더 볼 것 같은가? 아마도 스무 번? 그렇게 횟수가 적은데도 그것은 앞으로 영원히 일어날 것처럼 보인다"
- Paul Bowles


tourist와 traveler의 차이가 뭐죠?
이 대사 하나만 듣고 궁금해져 dvd를 구입했던 sheltering sky.
그러나 '마지막 사랑'이라는 요상한 한국 제목과 요상한 광고 문구 덕에 이 dvd가 배달되어 오자, 동생의 이상한 시선을 받고 말았다.

항상 막연한 동경을 품을 수 밖에 없는 환상적 사막 풍경과(몇몇 영화제에서 촬영상 수상)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몇몇 영화제에서 음악상 수상)...이외에는 사실 딱히 볼 이유가 없는 매우 모호한 영화다. 궁금했던 tourist VS traveler대사는 어이없게 맨처음에 나와버리고.
(http://mori-masa.blogspot.kr/2016/04/the-sheltering-sky-1990.html)

원작 소설 작가가 직접 읊조리는 마지막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광경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보게 될까?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존 말코비치, 데브라 윙거 주연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