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traffic으로 악명높은 공항이라지만, Heathrow 공항이 좋은 이유는 착륙 전에 런던 시내를 '말그대로 bird's eye view'로 볼 수 있어서다.
뉴욕, 도쿄, 파리 등등 가봤지만 세계 대도시 중에서도 유독 런던에서는
그 착륙 방향 때문인지 고개를 들면 비행 중인 항공기가 언제나 몇 대씩 보인다. 게다가 항공기들의 그 엄청난 밀집 때문에 착륙 시간이 밀려서 런던 상공을 몇 차례나 빙빙 돌기도 한다.
그렇게 내가 탄 비행기가 뱅뱅 돌던 항로가 나타나던 기내 모니터 화면과 런던 시내를 공중에서 내려다 본 모습을 미처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 아쉽다. 아무도 나의 행동에 관심이 없을 탠데, 왜 기내에서 사진 찍으면 촌스럽다고 생각했는지.
나에겐 첫 방문 유럽 도시여서 그랬는지, 동화같다고 느껴지던 그 런던 풍경을 하늘에서 보다가 비가 흩뿌리는 히스로 공항에 착륙. 비행기 안에서 '음, 여기서 다 봤으니 시간이 안 되면 런던 여행 못 하더라도 괜찮겠군.' 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윔블던 관람을 위해 급하게 계획한 런던행이었는데, 금요일 도착과 토요일 도착 중에 망설이다가 그렇게 토요일 오후에 런던에 도착.
나중에 알았는데, 그 비 때문에 센터코트를 제외한 윔블던 테니스 경기는 모두 중단되었다고 한다. 금요일 도착했으면 토요일에 윔블던에 갔을 테고, 비만 맞고 경기는 못 보고 왔겠구나 싶어, 나중에 토요일에 도착하길 잘 했다고 위안했다. ㅎㅎ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는 영국 입국 심사는 수월하게 통과. 너 왜 왔니? 윔블던 보러. 너 표 있어? 아니 그라운드 패스 살 거야. 끝.
그래도 심사관을 만나기 전까지 한 시간 넘게 줄 선 뒤에야 공항을 빠져나왔다.
다행히 날씨는 개었고
씨티은행에서 돈 뽑으러 피카딜리 서커스에 왔다가
고개를 돌린 순간, 아 여기가 정말 런던이구나. 하고 찍은 런던의 첫 사진.
나중에 정보 조사를 통해 알았다.
저 동상은 Duke of York의 뒷모습이고
하늘에서도 보았던, 유니언잭이 휘날리는 저 탑은 Victoria tower, 웨스트민스터궁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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