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ceo, Larry Ellison과 테니스

 





2012년 3월, 인디언웰스 경기를 지켜보다 눈에 들어온 장면.
내가 실제로 구입을 고려했었던 나달의 자켓을 착용한 저 여성은 누구인가...

2012년 1월에 직접 나이키 매장에서 찾아 보기도 했으나, 화면보다는 실제 색상이 덜 예뻤고, 사이즈가 나에겐 너무 클 것 같아서 포기했었다. 테니스 게시판에도 이 옷을 사고 싶다는 글이 유난히 많은 편이었는데, 두 달이 지난 시점에 그 옷을 입은 여성이 등장한 걸 보니...사람들이 옷을 보는 눈은 다 똑같구나 쿡쿡...하면서 이 화면을 캡쳐했었다.
그런데 상의는 나달의 것이되, 모자는 로저 페더러(RF)의 것을 썼네... 대체 저 여자는 누구지?


꽤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 사진의 중심은 저 여자가 아니라 그 옆의 남성 Larry Ellison, 오라클의 창업주이자 이 인디언웰스 토너먼트의 말그대로 '주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테니스를 직접 치는 애호가이자 자칭 나달의 'fan boy'인 그는 2009년말, 매년 3월에 열리는 이 대회와 테니스 경기장을 '사버렸다'. 미국 내 3위의 부자라니까 말다한거지 뭐. 보유 재산이 50조원대로 추산되는 그는 약 천억 원 정도의 '껌값'을 써서 이 대회를 샀다고 한다. 스포츠계에 잘 알려진 EPL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34조)보다 훨씬 더 부자다.


이 테니스 대회는 경기가 벌어지는 8개의 모든 코트에 호크 아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유일한 대회이다. (그랜드 슬램이 열리는 테니스 코트들도 최대 4-6개 정도의 호크 아이 시스템을 가동하는 게 전부이다. 메인 코트에서 뛸 수 없는 랭킹 하위권 선수들은 선심들이 라인콜 오판을 해도 호크 아이를 통해 바로잡을 기회가 없다.)
"왜 코트 6에서 경기하는 선수는 메인 스타디엄에서 경기하는 선수만큼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없는 거죠?"
국내 뉴스를 찾아보면 '낭비벽의 괴짜 巨富'로만 소개되고 있는 래리 엘리슨의 당연한 질문.    http://www.tennis.com/players/2010/11/newcomer-of-the-year-larry-ellison/25641/   




이러한 시설 보완을 통해 인디언웰스 마스터즈는 '멜버른-파리-런던-뉴욕'의 그랜드 슬램 대회에 필적할 만한 '5번째 그랜드 슬램'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곳의 메인 스타디엄은 1만 6천 석 규모로, 뉴욕의 아서 애쉬 스타디엄(22,547명)에 이어 테니스 경기장으로서는 세계 두 번째 규모이다. LA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 거리인 이 곳에, 올해는 37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윔블던은 2012년 48만 4천여 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경기장 사진과 이 단락 자료 참조: http://www.tennis.com/pro-game/2013/03/fifth-major/46785/


래리 엘리슨은 사실 토너먼트 주최자로서 중립을 지켜야 현명할지는 모르겠지만, 자주 나달의 팬임을 밝혀왔다. 그는 페더러가 최고의 테니스 선수임을 인정하고, 라파 나달이 로저 페더러를 능가하는 tennis player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라파는 역사상 테니스를 해온 모든 선수 중에 가장 뛰어난 체육인? 운동신경이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한다.( the greatest tennis player와 구별하여 the greatest athlete in tennis라는 느낌은 무슨 단어로 전달해야 하나...)


한 인터뷰에서 "윔블던에서 라파의 270도 백핸드샷을 봤나? 우리 고양이는 그런 걸 할 수 있어. 하지만 인간은 그런 걸 못 하는데...what the hell?" 이라는 재미있는 예를 든 바 있다. 또한 2009년 호주 오픈 우승 후, 시상식에서 준우승한 페더러가 울어버리자 몹시 당황하고 미안해했던 라파의 태도를 예로 들면서 "페더러가 man이라면, 라파는 훌륭한 인성을 가진 'big kid'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에서는 나이보다 좀 젊어보이지만 래리 엘리슨은 1944년생, 한국나이로 칠순에 다다른 할아버지다.


(2014 indian wells에서 나달 hot shot을 보고 좋아하는 래리 할배)


IT 업계의 부침을 뚫고 살아남은 풍운아 래리 엘리슨이라도 조코비치의 성장을 예견 못 했는지, 2009년 마드리드 오픈에서의 조코비치-나달의 준결승 혈전(4시간 3분이 소요된 3세트 경기!)을 두고 "조코비치의 아마도 인생 경기였지만, 그는 졌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2010년 11월 기사). 흠흠, 하지만 '기권 잘 하고 체력 약한 이미지'의 조코비치는 그뒤 2011년부터 수많은 '인생경기'들을 쏟아내며 현재 테니스의 왕좌에 올랐지...


아무튼,
저 맨 위 사진의 여자는 사진이 찍힐 당시(2012)에 외국 테니스 포럼에도 '대체 누구냐?' 라는 글에 수십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호기심을 유발했는데
숨겨둔 딸이라는 설과 함께, 애인이라는 설이 유력한 듯. 이름은 Nikita Kahn. 래리 엘리슨은 4번의 이혼 경력이 있다. 2013 인디언웰스 뉴 스타디엄 신축 '첫삽' 행사에도 유명 테니스 선수와 함께 참석. 
나달이 2013년 인디언 웰스 우승 후, 누구보다도 먼저 래리 엘리슨에게 달려가서 악수를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다.




래리 엘리슨의 공식적인(?) 딸 메건 엘리슨은 아부지의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삼아 20대 어린 나이에 Zero Dark Thirty 같은 빼어난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 중 한 명으로 등극. 서른 살 아들 역시 미션 임파서블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자.
아버지는 테니스광, 자녀들은 영화광으로 자라난 듯.

      


맨 왼쪽이 메건 엘리슨....
제로 다크 써티, 가장 최근에 본 영화인데.
그랬구나...
부자들은 정말 다양한 걸 하고 사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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