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친구에게 컴퓨터 윈도우 재설치를 부탁했다가, 그 친구가 내 하드 디스크 저장 내용을 다 날려버린 일이 있었다. 정말 근래 최대의 충격이었다.
14만 원인가 내고 ㅠ.ㅠ 하드 디스크 복구를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진을 살려냈지만
무슨 사진이 날아가고 무슨 사진이 남은 것인지는 제대로 알 수 없었다.
그날 이후에야 클라우드 저장을 시작한 것이 후회된다. 컴퓨터 하드이든, 외장 하드이든 사실 순식간에 정보가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나마 클라우드가 안전한 대안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사업을 접으면 또 새로운 저장매체를 찾아 헤매야 한다)
몇 년이 지난 후에야
2009년 8월 어느날에 우리 고양이를 찍었던 사진들이 많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방안에 얌전히 앉아있는 게 귀여워서 찍었는데, 얼굴을 찍고 싶어도 아무리 해도 고개를 들지 않아
부엌에 가서 미끼용 멸치를 가지고 오니 말그대로 "지X발광"을 시작해서
거의 모든 사진 속 고양이가 다 흔들리게 찍혔던 것만 어슴푸레 기억이 난다.
우리 고양이 이름은 (식)탐이로, 먹을 것 앞에서는 정말 물불을 안 가린다. (조리 중인 가스렌지에도 들러붙으려 했었다)
몇 장은 영영 사라지고
몇 장은 남았는데
그 중의 하나.
그나마 선명하게 찍힌 사진들은 다 사라지고 없다.
발광을 하다가 그래도 내가 멸치를 안 주니까 한 발 물러나 얌전해진 모습이었던 걸로 기억.
공개하는 김에, 발광하는 모습도 공개할까? 😺
기억 속의 이 흐릿한 모습,
지금은 아마....살아있지 않겠지?
그래도 언젠가 만날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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