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함



약 10년 전부터 8년 전까지... 2년간 스리랑카의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늙었지만 내 학생들도 늙었다.
그 어린 학생들이 20대 청춘에서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 30대가 됐다. 결혼한 제자도 많고...

오늘 갑자기 두 명이나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서 인생 고충을 토로한다.
한국으로 유학와서 공부를 마치고 갔지만 취직이 어렵다는 학생, 부모님이 아프셔서  그거 신경쓰느라 대학 생활을 제대로 못 보낸 게 아쉽다는 학생....

나도 봉사단원이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휴가 같았던 (실적 압박이 없는 직업) 그 2년,
학생들에게도 마지막으로 책임이 면제되는 시기였던 그 3년(스리랑카 대학은 3년제)이 지나고

다들 인생의 전쟁이 시작된 거지....
멀리멀리 바다 건너에서 전해오는 메신저 속 말투마저 처연하다.


내가 구직의 현장에서 나를 내세우거나 과장하거나, 어른들앞에서 잘 처신하거나
그런 걸 잘 하지 못하는 쭈뼛거리는 사람이다 보니, 역시 나와 비슷한 성격으로 보였던 그런 학생들에게 관심이 간다. 나도 여전히 자리를 제대로 못 잡고 있는 것처럼, 나와 비슷한 공통점이 보이던 그 학생들도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아고...고단하다.

그래도,
얼굴 못 본지 오래 지난
제대로 잘 가르쳐주지도 못한 선생에게
자신의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놓는 학생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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