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중국에서....



겁대가리 상실(?)



여기가 바로 天津圖書大厦다. 원래 이름이 book building이니 만큼
6층 까지가 서점으로, 꽤 넓은 편이라 매주말마다 가도 늘 새롭다.
하지만 가기까지의 길은 매우 험난(?)하다.




우선 버스를 집어 탄다.
우리 아파트 단지가 출발점이라 수월하게 탈 수 있는 버스가 있으나
서점에서 좀 먼 곳에서 선다.
그럼 거기서 8차선 정도 되는 도로를 건너야 되는데
건널목이나 신호등 개념이 거의 없는 이 곳에선
목숨을 걸고 건너야 한다.
자동차와 자전거의 틈새를 비집고, 목숨이 아홉 개쯤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차도로 뛰어드는 중국인을 보면서
나는 생명보험을 들지 말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이제 8차선 도로도 그럭저럭 잘 건너다니지만
아직도 무서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버스를 "갈아 타고" 서점에 가 보기로 했다.
역시 언어 문제상 내가 내리고 싶은 곳에서 못 내리고
한 정거장을 더 가서 내린 다음에 --;;
계속 걸어서 다른 버스 정류장에 도착, 버스 운행표를 살펴 본다.

대충 아는 지명을 때려 맞춘 다음, 다시 버스를 집어 탄다.
그 버스가 서점 빌딩에 더 가까이 간 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으나,
역시 내려요(下!) 정도도 말할 용기가 없는 관계로
한 정거장을 더 가서 내린 다음, 다시 8차선 차도를 눈치껏 건넌다.
그래도 다음에는 수월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정거장에서 다른 사람이 내려야만 나도 덩달아 내릴 수 있겠지만--;;


까막눈, 귀머거리, 벙어리 주제에 아무 버스나 집어타는 거나,
8차선 때로는 10차선 이상의 도로도 그냥 건너는 걸 보면
여기에서 오히려 겁이 없어진 것 같다.


중국 살다온 제 친구도 여의도에서 8차선 도로를 그냥 건너더라구요ㅋㅋ 어찌나 놀랬던지..~!
2003/11/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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