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픈 사람도 너무 많고
좋은 의사도 많지만 돈 벌고 싶은 의사도 너무 많아서
방문하면 마음이 푸근해지는 병원은 거의 없다.
세상에는 아픈 사람이 왜그리 많은지...
그득그득 줄 선 사람들 사이에서 한참 기다렸다가 의사를 만나봤자 1분 이내에 모든 진료가 끝난다.
나는 눈에 뭔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안과에 종종 간다.
(신기하게도, 예전 블로그나 지금의 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은 유입자 수를 기록하는 글은 내가 쓴 다래끼에 대한 글이다. 블로그 유입 경로가 확 바뀌었는데도 어찌 그 '눈 다래끼'에 대한 글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가장 높을 수 있는 건지 이유를 알고 싶다😜)
우리집에서 가까운 안과는 환자가 적은 편이지만 의사가 꼼꼼하지 않다. 환자를 약간 귀찮아 하는 느낌이 있고, 가끔은 그 의사가 부담스럽다.
그래서 좀 더 걸어서 먼 안과를 가곤 하는데, 이 안과 의사는 좀 더 꼼꼼한 느낌이고 환자의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느낌도 있다. 그래서인지 환자도 많아서 늘 1시간씩 대기한다. 그런데 이 안과의 단점은 사방이 탁 트인 스튜디오(??)랄까 그런 형태라는 것이다.
벽이 없는 한 공간 안에 1시간씩 대기하는 환자들과 진료 받는 환자, 진료 후 처치 받는 환자들이 모두 섞여 있다. 다른 환자가 무슨 질환으로 이 병원에 왔는지 의사의 목소리가 다 들리고 역시 나의 진료 내용도 다른 방문자에게 다 들릴 수 있다.
너무 환자가 많아서, 환자가 문을 빼꼼 열고 들어가서 의자에 앉는...그런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벽을 없앴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체 다른 환자들의 진료 내용까지 내가 다 들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래서 이 병원 역시 갈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실내도 낡은 편이고.
나이가 드니, 이곳저곳 내맘대로 안 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마음 편히 찾아가서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병원은 없는 것 같다.
과체중인 사람, 몸에 뭔가가 많이 난 사람.... 등등 그 고통과 상처가 컴플렉스가 되어 가면서
의사 앞에서도 그것을 내어놓기가 두려워, 집에서 병이 점점 더 악화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저런 증상으로 의사 앞에 서는 환자의 두려운, 혹은 부끄러운 마음을 이해해주는 의사가 있을까.
처음에 말했듯이
세상에는 아픈 사람도 너무 많고
그냥 의사가 돈 버는 직업이 되어버린 사람도 너무 많아서
아픈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그런 시간과 차례가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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