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학생들은 ㄴ받침과 ㅇ받침을 구분해서 발음하지 못한다.
내가 배우기로는 분명히 그들의 문자에도 න් 과 ං ...
ㄴ받침과 ㅇ받침을 구분하는 문자가 있는데, 실제로는 구분해서 발음하지 않는 것 같다.
한국어를 매우 능숙하게 구사하는 우등생 스리랑카 학생에게서도 '돈대문' '선샌님'이라는 발음을 듣는 것은 흔한 일이다. '동대문'을 제대로 발음하는 학생은 아직 보지 못했다.
10년 전, 처음 스리랑카 대학교에 파견되어서 선배들의 수업을 참관하며 기말고사 시험장에 들어가던 시절. (내가 강의했던 대학교는 강당 같은 곳에 수백 명을 모아놓고 기말고사를 보았다.) 여리여리한 우등생 여학생의 코믹 답안을 보게 되었다.
그 기말고사는 3년제 스리랑카 대학교의 학창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험으로,
내 선배단원은 "한국어를 전공한 이유와 3년 동안 배운 소감을 써보세요"라는 주관식 문제를 가장 마지막 문제로 냈었다.
그 학생의 답안은 이렇게 시작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발정한 국가입니다......"
ㄴ과 ㅇ을 받침을 구분하지 못하는 스리랑카 학생의 특성 때문에 나온 재미있는 답안이었다.
요즘처럼 누구나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는 시절이었다면, 반드시 사진으로 남겼을 텐데 ㅎㅎ
그런데 요즘
한국 사회를 휘감는, 욕나오는 뉴스들을 보니
이 학생은 10년 전부터 한국 사회를 간파한, 진정한 한국학의 대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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