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
캐세이 퍼시픽을 이용하여 홍콩을 거쳐 방콕으로 출발하던 날.
이제는 여행이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즈음.
활주로에 들어서기 위해 게이트에서 후진하던 비행기는....
"쉬이이잉..."
소리와 함께 내부 조명과 에어컨이 꺼졌다.
승무원들은 표정 변화 하나 없었지만 사실 심상치 않은 사태임에는 분명했다. 전원에 문제가 생겼다며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때부터 맨날 말로만 듣던 <<에어컨도 안나오는 기내에서 한 시간 넘게 갇혀 있던 승객들은 분통을 터트렸다>>가 실제 상황이 되었다. 10시 20분 비행기였는데 11시 20분이 넘도록 게이트에 그대로 서있었다.
의외로 침착하던 한국인 승객들은 비행기에 탑승한 지 한 시간이 넘어서자, 저마다 옷을 벗고 부채질을 하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항의가 시작될 분위기 직전에 다 고쳤다며 비행기는 이륙했다. 한 번 고장났던 비행기를 그대로 타고 이륙한다는 건 사실 무지 불안했다.
쳇! 이번 여행 심상치 않군.
그래도 정말 아시아 최고의 'international'한 도시인 방콕을 발견했다. 기본적인 교통 수단 이용이 너무 불편한 편인데, 그 많은 여행자들이 득시글거리는 건 신기했다. 금욜밤이긴 했지만 공항에서 시내 호텔 들어가는데 3시간 걸렸다--;;;;;
홍콩의 구질구질한 아파트숲 속엔 대단한 엘리트들이 숨어있는게 틀림없다. 도시를 다녀보면 정말 "머리좋은 사람들'이 계획하고 개발한 도시임이 느껴진다. 진정 쇼핑 천국이었지만 나에겐 해당사항이 없었다. 이젠 사람 바글대는 재래시장 같은 'zara'시장도 식상. 첨 가본 IKEA는 그나마 신선. 가장 좋았던 건 비오는 repulse bay의 모래 위를 혼자 맨발로 걷던 기억.
홍콩에서 돌아오는 비행.
캐세이 퍼시픽은 보잉777좌석을 3-3-3 으로 배열해서, 가운데 끼면 화장실 갈 때 어느쪽으로 가도 불편한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홍콩 시내에서 운좋게 인터넷을 설치해놓은 카페에서 점심을 먹은 탓에, 출국 하루 전에 인터넷 체크인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자리를 선점했다. (2018년 추가: 요즘은 호텔마다 있는 와이파이...이런 거 없던 시절 이야기임)
다음날 오전 10시쯤 시내에서 얼리 체크인으로 미리 짐을 미리 부치고, 이틀내내 비가 쏟아지다 마지막날 화창해진 홍콩을 얄밉게 느끼며 돌아본 뒤 오후 3시 반쯤 공항에 들어섰다.
예정보다 30분쯤 시간이 밀린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조그만 비행기에 저 많은 인간들이 들어가다니...
나는 줄 서기가 싫어서 '5분 뒤에 출발하겠다고 말도 안되는 협박을 하는' final call을 할 때 탑승구 앞에 가서 섰다.
"삐익~!"
에러 발생. 승객용 탑승권 부분만 절취해야할 기계가 내 보딩패스를 그대로 뱉어낸다.
"손님,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앗! 기껏 얼리 체크인을 하고 난리를 쳤건만 늦게 왔다고 자리를 바꿔? 설마 3-3-3의 가운데 끼는 건 아니겠지?
새 보딩패스를 받아 자리 번호를 보니 18A다.
18A?
그렇다면 비즈니스 클래스?
히히..
말로만 듣던 '비즈니스 클래스 승급'은 현실이 되었다. 자리만 올려주고 음식은 이코노미 클래스 것을 가져다 준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난 억양이 강한 승무원 영어는 도통 못 알아듣기에 소통에 어려움은 조금 있었지만 마티니 로쏘, 샤도네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원하는 걸 다 시켜서 먹었다. 덕분에 깐넬로니 같은 새로운 파스타도 먹었다.
스튜어디스들은 신기함에 이것저것 시켜 먹는 업그레이드 승객들을 구별해낼 수 있다던데...내가 딱 그꼴이었다.;;;;
ㅎㅎ
단순하고 촌스러운 나.
처음에는 정비 불량으로 불안하게 만들었던 캐세이 퍼시픽에
이젠 후한 점수를 주겠다.
이제는 여행이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즈음.
활주로에 들어서기 위해 게이트에서 후진하던 비행기는....
"쉬이이잉..."
소리와 함께 내부 조명과 에어컨이 꺼졌다.
승무원들은 표정 변화 하나 없었지만 사실 심상치 않은 사태임에는 분명했다. 전원에 문제가 생겼다며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때부터 맨날 말로만 듣던 <<에어컨도 안나오는 기내에서 한 시간 넘게 갇혀 있던 승객들은 분통을 터트렸다>>가 실제 상황이 되었다. 10시 20분 비행기였는데 11시 20분이 넘도록 게이트에 그대로 서있었다.
의외로 침착하던 한국인 승객들은 비행기에 탑승한 지 한 시간이 넘어서자, 저마다 옷을 벗고 부채질을 하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항의가 시작될 분위기 직전에 다 고쳤다며 비행기는 이륙했다. 한 번 고장났던 비행기를 그대로 타고 이륙한다는 건 사실 무지 불안했다.
쳇! 이번 여행 심상치 않군.
그래도 정말 아시아 최고의 'international'한 도시인 방콕을 발견했다. 기본적인 교통 수단 이용이 너무 불편한 편인데, 그 많은 여행자들이 득시글거리는 건 신기했다. 금욜밤이긴 했지만 공항에서 시내 호텔 들어가는데 3시간 걸렸다--;;;;;
홍콩의 구질구질한 아파트숲 속엔 대단한 엘리트들이 숨어있는게 틀림없다. 도시를 다녀보면 정말 "머리좋은 사람들'이 계획하고 개발한 도시임이 느껴진다. 진정 쇼핑 천국이었지만 나에겐 해당사항이 없었다. 이젠 사람 바글대는 재래시장 같은 'zara'시장도 식상. 첨 가본 IKEA는 그나마 신선. 가장 좋았던 건 비오는 repulse bay의 모래 위를 혼자 맨발로 걷던 기억.
홍콩에서 돌아오는 비행.
캐세이 퍼시픽은 보잉777좌석을 3-3-3 으로 배열해서, 가운데 끼면 화장실 갈 때 어느쪽으로 가도 불편한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홍콩 시내에서 운좋게 인터넷을 설치해놓은 카페에서 점심을 먹은 탓에, 출국 하루 전에 인터넷 체크인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자리를 선점했다. (2018년 추가: 요즘은 호텔마다 있는 와이파이...이런 거 없던 시절 이야기임)
다음날 오전 10시쯤 시내에서 얼리 체크인으로 미리 짐을 미리 부치고, 이틀내내 비가 쏟아지다 마지막날 화창해진 홍콩을 얄밉게 느끼며 돌아본 뒤 오후 3시 반쯤 공항에 들어섰다.
예정보다 30분쯤 시간이 밀린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조그만 비행기에 저 많은 인간들이 들어가다니...
나는 줄 서기가 싫어서 '5분 뒤에 출발하겠다고 말도 안되는 협박을 하는' final call을 할 때 탑승구 앞에 가서 섰다.
"삐익~!"
에러 발생. 승객용 탑승권 부분만 절취해야할 기계가 내 보딩패스를 그대로 뱉어낸다.
"손님,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앗! 기껏 얼리 체크인을 하고 난리를 쳤건만 늦게 왔다고 자리를 바꿔? 설마 3-3-3의 가운데 끼는 건 아니겠지?
새 보딩패스를 받아 자리 번호를 보니 18A다.
18A?
그렇다면 비즈니스 클래스?
히히..
말로만 듣던 '비즈니스 클래스 승급'은 현실이 되었다. 자리만 올려주고 음식은 이코노미 클래스 것을 가져다 준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난 억양이 강한 승무원 영어는 도통 못 알아듣기에 소통에 어려움은 조금 있었지만 마티니 로쏘, 샤도네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원하는 걸 다 시켜서 먹었다. 덕분에 깐넬로니 같은 새로운 파스타도 먹었다.
스튜어디스들은 신기함에 이것저것 시켜 먹는 업그레이드 승객들을 구별해낼 수 있다던데...내가 딱 그꼴이었다.;;;;
ㅎㅎ
단순하고 촌스러운 나.
처음에는 정비 불량으로 불안하게 만들었던 캐세이 퍼시픽에
이젠 후한 점수를 주겠다.
등록일시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