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기를 꺼내어...




그저께 새벽, 갑자기 일기장에서 발견해서 나의 감성을 무지 자극했던
Teddy에 대해 더 자세히 썼던 글.





2008.10.06 04:47         

Teddy를 보내다


내가 1박 2일 현지평가회의를 떠난 사이에 실종되었던 주인집 개 테디는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어디서 발견되었는지,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어쨌든.)
정은 무서운 거다.
내가 이 집에 이사온 지 8개월이지만
테디랑은 고작 두 달 동안만 친했다.
그래도 수컷이라고, 집 지키는데 책임감이 더 있었는지
나만 보면 맹렬히 짖는데다가, 다 짖고 나면 멀찍이 비켜서곤 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겨우 친해졌는데...
허무하게 날 떠나다니...
친해진 다음에는
오히려 암컷보다 정이 더 많아서 내가 2층에 올라가면 날 찾아 2층으로 올라오고
아침에 출근할 때 대문 앞까지 따라오던 테디...
테디를 보던 마지막날밤,
알고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바닥에 종이를 깔고 앉아서 한참이나 어루만져 줬었다.
진정한 친구는'개'뿐이군...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그 마지막날 늦은 저녁 현관문을 열고 나갔을 때
앞발을 댕댕거리며 놀아달라고 보채던 암컷 타이니와
결국은 훌쩍 짧은 다리를 들어올려 내 무릎에 앞발을 디디던 테디가 기억난다.
1박 2일 여행가면서,
집주인에게 그동안 개들 데려가라고 문자까지 다 찍어놓았다가 결국은 안 보냈던 것이 후회된다.
다시 안 데리고 올까봐 두려워서.
그 잠깐의 두려움이 결국 영영 이 두 마리를 못 보게 만들었다.
집 주인이 나머지 한 마리도 실종될까봐 두려워서 암컷도 데리고 갔다.
특히나 아침에 출근할 때 너무나 섭섭하고 허전하다.
내가 현관문 열고 나가면 항상 댕댕거리면서 놀아달라고 보채던 그들...
흑흑
정은 무서워...
테디, adiós
그동안 너희들이 있어서 더 행복했어
ㅠ.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