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anjin Binhai library 天津滨海图书馆 톈진 빈하이 도서관








사진으로 엄청 기대감을 키운 곳이었지만, 역시 사진 찍기에만 좋았던 곳.
그냥 "just instagrammable destination"인 것 같다.

다들 실망했다는 평이 많았지만, 특유의 공간감이 있을 것 같아서
좋지 않은 날씨에 (여행 기간 중 유일하게 비를 맞음) 어렵게 찾아갔지만... 물음표가 가득했던 곳.


이름은 도서관이지만 책 모양 프린팅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어 놀랍지는 않았다.
이 중간 아트리움 뒤로는 도서 진열대나 열람실이 있긴 하지만 본격 도서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20만권 장서가 목표라고는 한다.)







사진 찍는 것보다 이 공간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결국 남들처럼 사진만 열심히 찍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

이 도서관은 톈진역에서 지하철 9호선을 타고 55분 걸리는 市民广场역에서 내린 뒤, 20여분 정도 걸으면 찾아갈 수 있다. 9호선은 지상철이라서 역에 접근할 때 이 도서관/미술관 등을 모아놓은 문화 컴플렉스가 밖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걸 보고 방향을 잡으면서 이동하면 된다. 다만, 이 지역이 滨海新区라고 신도시 개발 지역이기 때문에 매우 휑~ 하고 인적이 드문 편. 

나는 도보를 즐기지만, 역에서 밖으로 나오니 비가 흩뿌리기 시작해서 택시를 탔다. 가까운 거리이기는 하다.

"삔하이 투슈관~"

내멋대로의 성조에😆 아저씨가 살짝 의아해하는 듯 하더니 금방 데려다 준다. 당시 약한 감기 기운 때문에 몸 상태도 좋지 않고 비도 살짝 와서 그냥 택시를 탔고, 아저씨가 날 상대로 사기를 친다고 해도 그냥 10위엔 던지고 내릴 참이었는데, 1위엔 거슬러 주시네... 
(2019년 말 택시 기본료가 11위엔으로 인상되어, 이제 10위엔 내고 돈 거슬러 받을 일은 없다.) 나처럼 지하철+택시 조합으로 할 거면 시민광창역까지 가지 않고 그 이전역인 타이다泰达(地铁站)에서 내리면 더 빠를 것 같은데, 대부분의 안내는 시민광창짠에서 찾아가라고 되어있다. 

도서관 입구 안내가 잘 되어있지 않아 뱅뱅 돌다가 겨우 찾아서 들어갔다. 나와 같이 뱅뱅 돌고 있는 한 여자분이 있었다. 😛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다가 결국은 다시 마주침. 그분도 외국인인 듯. 나는 오기 전에 사진들을 보고 도서관 단독 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내에서 다른 건물들과 이어져 있는 게 헤맨 이유이기도 했다. 입장 시에 짐가방 x-ray 통과 검사를 받는데 따로 안내받은 바는 없지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특이하게 카메라 휴대 입장을 금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뭐 어차피 모두 폰으로 사진 찍는 데 뭐. 카메라를 굳이 금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또한 민소매옷을 금지하는 특이한 규정도 있으니 여름에 주의!







생각보다 내부가 작은 편이었고, 특유의 분위기는 없었다. (사진빨이 훨씬 좋다)
하지만 너무 어렵게 왔기에...(9호선은 톈진역이 출발역이라 맘놓고 있었는데 다들 우르르 맹렬한 속도로 타는 바람에 금방 자리가 없어졌다. 자리가 나기까지 40여 분 이상을 서서 이동한 것 같다) 떠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었고, 사진에서 저 가운데 모양 하얀 구에서 조명을 하는 것도 보았기 때문에 6시 넘어서까지 있어보기로 했다.


도서관 실내 방향 출구 바로 건너편에 맥도날드가 있다.
주문하면 갖다주고, 먹고 나서 그냥 일어서면 자리를 치워주는 중국 맥도날드....오랜만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왔지만, 조명 같은 걸 시작할 분위기는 안 보인다. 다시 한 시간 이상 걸려서 톈진 시내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아쉬운 맘을 뒤로 하고 도서관을 떠났다.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하면 담소 나누기에 좋은 장소일 것 같았다. (칸칸마다 앉을 수 있게 되어있다)
그리고 아트리움 뒤편 열람실도 조용하고 깨끗해서 근처에 사는 사람이라면 공부하러 올 만 하겠다 싶었다.







밖에서 본 빈하이 도서관. 다른 각도에서 제대로 사진을 찍으면 눈동자 모양처럼 보여서, '빈하이의 눈'이라고도 하더라.
이상하게 위 사진에 보이는 출구로는 못 나가게 했다. 늘 못 나가게 하는 건지, 아니면 특정 시간대에 막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돌아갈 때는 전철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어차피 택시도 보이지 않았다.
市民广场역으로 갈 때는 주위의 모든 것을 압도하는 높은 건물이 (여전히 건설 중인 듯? 무려 세계 7위 높이의 건물이라고 함) 역 근처에 있기 때문에 그걸 보면서 걸어가면 된다. 도서관에서 이쪽 방향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예쁜 공원을 조성 중이기 때문에 심심치 않게 걸어갈 수 있다. 




단, 구불구불한 공원 설계에서 자동차 도로 쪽 출구가 될 법한 길이 보일 때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난 더 가도 되겠지...하다가, 결국 구불구불 엄청 돌아서 자동차 도로에 도착했다. 공원 끝자락에서 밖으로 나가려면 구불구불 구부러진 또 길을 돌아나가야 하는 것을 보고 '아까 도로 보일 때 빨리 나갔을 걸'하며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옴ㅋㅋ  그래서 그냥 풀을 즈려밟고🚷 길을 가로질러 도로에 도착.


이 공원을 나온 쪽에서 남쪽으로 가면 빈하이 고속철역이 있다. 내가 톈진역에서 9호선을 타고 55분/9위엔을 내고 온 것에 비하면 고속철을 타면 단돈 12위엔으로 그 절반의 시간에 톈진역에 도착할 수 있다. 고속철을 2200원 받고 태워주다니, 중국만이 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맞나??😅)인 듯. 톈진역에서 9호선 타고 시민광창역 오는 것이 용산역에서 지하철로 수원 가는 시간과 비슷한데 지하철 요금은 두 나라가 얼마 차이 안 나지만, 서울에서 30분짜리 수원행 ktx는 8400원이던데...

하지만 현지 SIM을 사지 않아 폰으로 열차 시간표를 조회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기차는 지하철과 달리 배차 간격이 기니까), 도착 첫날이라 중국에 아직 적응이 안 되어(?!) 고속철 표를 살 마음의 준비도 안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냥 또 한 시간 걸리는 전철을 택했다. 날은 어두워지고 있는데 왔던 길이 아니라 인적이 거의 없는 새로운 길을 혼자 걸어서 고속철역 찾아가기도 그렇고.

그래도 중국 여행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고속철 타고 이동 시간을 30분 줄일 수 있다. 길거리엔 택시가 아예 없다시피 했지만, 역앞에는 택시들 몇 대 정도는 대기하고 있지 않을까. 중국어를 쓰는 것에 좀 적응이 된 여행 막바지에 빈하이에 갔으면 고속철을 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나는 혼자 가는 길이라 다소 심심하게 오고 갔지만, 9호선이 지상철이라 변해가는 톈진 시 풍경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중간에 ikea도 있다), 결국은 다녀오고 나니 약간은 뿌듯했던 곳. 시민광창역 매표소에서 만난, 어떻게든 영어를 쓰시며 나를 도와주시려고 하던 직원도 기억에 남는다^^. 그땐 여행 첫날이라 몰랐지만 그 이후로는 내가 외국인이든 뭐든 무조건 중국어로만 답하는 분들만 만났으니... 


기껏 본인이 좋아라 다녀오고 나선, 남들이 간다고 할 땐 또 아는 척 하겠지.
"야, 거기까지 구태여 안 가도 돼~~ 그 도서관 그냥 겉치레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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