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 수 있어요?


💨2008.07.16 16:34 



랑카 코이카 단원이 우리 집에서 삼사십 분 정도 떨어진 마을의 학교에 작은 교실을 하나 짓고 opening ceremony를 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 뒤에 앉은 "랑카 초딩"들이 나를 꾹꾹 찔러 다른 한국인 선생님들의 이름을 자꾸 물어보았다.

'친절한 ㅁㅇ씨' 혹은 "친절해 보여야 하는 봉사단원 ㅁㅇ씨"는 모든 질문에 대답해주었고, 마침내 초딩들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내 이름이 스리랑카 말로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것을 알게 된 초딩 남학생들은 내 이름 한 번씩 불러보고 놀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름 가지고 남 놀리는 것은 어딜 가나 초등학생들의 특징인가 보다.

"아삐 셀람 꺼러무" (같이 놀아요)
"씽두 끼여무" (노래해요)

친절한 ㅁㅇ씨는 결국 땡볕이 쏟아지는 운동장에서 날렵한(?) 스커트와 바닥이 딱딱한 샌들을 신고, 나홀로 초딩들 사이에 둘러싸여 '땅따먹기'를 하게 되었다.
단 한 곡 부를 줄 아는 랑카 동요와 자장가까지 불러줬다.


순간 포착을 잘한 동료 단원의 사진. 어떻게 저리 입을 활짝? 😆



"오야 랏써나이"
(당신은 예뻐요...여기는 피부만 희면 무조건 미인이다;;;)

햇볕이 너무 강하고 땀이 주루룩 흐르도록 더워서 정말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즐겁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올 수 있어요?"
"언제 와요?"

이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난 여기 와서 무얼 하는 걸까?
왜 나의 여러 행동이 가식적으로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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