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친구의 부친상,
혹은 뉴스에 나올 정도의 사고사였는데 알고 보니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그분이 지인의 지인이었던 일...등을 겪고 나니
죽음에 대한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삶에 큰 미련이 없어서
이른 죽음이 와도 억울하진 않은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중동계 항공사의 "석유 향기/돈냄새 나는" 퍼스트 클래스를 탈만큼 쌓아놓은 항공 마일리지를 못 쓰고 죽거나
모아 놓은 호텔 포인트로 원했던 곳 가보기 전에 급사할까봐 ..... 그것 하나는 겁난다. 👻
결혼을 못했다거나, 자손도 못 남기고, 평생동안 아주 크게 사랑받아 본 기억이 없다는 그런 아쉬움보다
마일리지 못쓰고 죽을까봐 더 걱정한다니...🤔
슬픈 인생인지, 인간에 대한 미련을 초월한 인생인지...
"When the right moment came, he jumped. As he fell, the folly of his haste occurred to him with merciless clearness, the vastness of what he had left undone. There flashed through his brain, clearer than ever before, the blue of Adriatic water, the yellow of Algerian sands.”
― Paul's Case
입시 실패로 우울하던 대학교 1학년 1학기 시절, 영문학 교과서에 나온 소설의 끝부분.
"뭔가 남겨놓은 것들"에 대한 이 '경고'(?)가 삶을 버티는 어떤 힘이 되어주었다.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 방황을 했었는데 어느날 만난, 같이 방황하던 중/고등 동창에게 내가 이 소설 이야기를 했었다고 한다.
그 친구도 입시 실패 이후에 괴로움을 겪고 있었고, 그 뒤로 인생관이 확 바뀐 케이스.
시간이 흘러서 어느날 내가 또 저 소설의 인용구를 싸이월드에 올렸었는데, 그 친구가 댓글을 달아줘서 그제야 알았다. 그때 내가 그 친구에게 이 소설 얘기를 했었다는 것을. 나는 잊고 있었는데, 그걸 들은 그 친구는 잊지 않고 있었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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