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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편지



2007.05.24 10:58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왜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 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1888년 6월







Stuck in a moment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남긴 중국 생활,
지나고 보니 상당히 감사한 것 중의 하나는....
중국의 저렴한 물가와 턱없이 부족한 준법정신(!) 덕에
시내 대형 서점에서 쉽게 집어들 수 있었던 불법 복제 CD들이다.
2-3천원 정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던 ء2cd 모음집 ㅎㅎ.

덕분에 Queen, U2의 베스트 모음집을 아무런 경제적 부담없이 😅
접할 수 있었고, 그들의 노래를 지금 들으면 언제나 중국에 살던 시절이 생각난다.

최근 u2의 내한 공연 후기를 몇 개 보다가
그들의 노래 중 stuck in a moment you can't get out를
제일 좋아했었던 생각이 난다.
중국에서 쉽게 그 cd를 집어들지 못했다면, 아마 몰랐을지도 모를 노래.


새삼 '물가'와 삶의 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 ㅎㅎㅎ
특히 나처럼 돈 버는 재주 없고, 돈 안 벌고 생명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는....


한가지 아쉬운 건,
2004년쯤에도 이 곡의 마지막 가사,
" it's just a moment, this time will pass."에
엄청 위안을 받곤 했는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시간은 여전히 지나가지 않았고
난 여전히 'stuck in a moment' 느낌이라는 거다.





만국 공통




예전에도 블로그에 그런 내용의 글을 한 번 썼지만,
한국과 스리랑카의 페이스북 사용자간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 사람들은 보통 일상의 본인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지만,
스리랑카 사람들은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놓은 그림 파일, 사진 파일 (인생에 도움이 되는 문구나 유머 등을 써넣은) 을 공유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한다.

물론 나의 랑카 제자들도 본인 사진을 올리지만
정말 대부분의 시간은 아래와 같은 파일을 공유하는 데 쓴다.








싱할러 문자를 더듬더듬 읽을 수는 있지만 해석에는 어려움이 많아서
(특히 스리랑카어는 구어와 문어에 차이가 크다. 구어만 배운 나는, 읽기가 더 어렵다....라는 핑계도 있다 ㅎㅎ) 
내 페이스북 화면에 보이는 수많은 저런 그림 파일들을 무시하고 넘어가곤 하는데....

위의 사진은 보자마자 뭔가 느낌이 왔다 ㅎㅎㅎ


ෆේස්බුක්이나 පොටො같은 단어는 쉽게 해석이 가능한데...그것은 영어 단어를 음차해서 적은 것들이가 때문.😝 
앞의 것은 페이스북, පොටො는 poto = 사진이다. 'ph'에 해당하는 문자도 새로 만들어져 있는데, 여기서는 그냥 poto 라고 써져 있네.

ෆේස්බුක් එකේ මෙලෙස පොටො එකක් නොදා උවද ඔබට ගුවන් යානයකින් ගමන් කළ හැකි බව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서 해석해보니,  "그거 알아요? 이런 사진을 굳이 페이스북에 안 올려도, 당신은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거" 라는 내용이다. 😆 공항 가면 이상하게도 저런 사진을 올리고 싶은 것은 정말 만국 공통인가보다.


원래 본인의 일상을 페이스북에 중계하는 사람이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페이스북 실종(?) 2년 만에 갑자기 나타나 저런 항공권/공항 사진을 올리고 다시 실종되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해외여행이란 건..... 정말이지 혼자만 알고 있으면 안 되는 중요한 공지사항이다. :) 







삶의 원동력?




최근에 친구의 부친상, 
혹은 뉴스에 나올 정도의 사고사였는데 알고 보니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그분이 지인의 지인이었던 일...등을 겪고 나니 
죽음에 대한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삶에 큰 미련이 없어서 
이른 죽음이 와도 억울하진 않은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중동계 항공사의 "석유 향기/돈냄새 나는" 퍼스트 클래스를 탈만큼 쌓아놓은 항공 마일리지를 못 쓰고 죽거나
모아 놓은 호텔 포인트로 원했던 곳 가보기 전에 급사할까봐 ..... 그것 하나는 겁난다. 👻


결혼을 못했다거나, 자손도 못 남기고, 평생동안 아주 크게 사랑받아 본 기억이 없다는 그런 아쉬움보다
마일리지 못쓰고 죽을까봐 더 걱정한다니...🤔
슬픈 인생인지, 인간에 대한 미련을 초월한 인생인지...




"When the right moment came, he jumped. As he fell, the folly of his haste occurred to him with merciless clearness, the vastness of what he had left undone. There flashed through his brain, clearer than ever before, the blue of Adriatic water, the yellow of Algerian sands.”


― Willa Cather, Paul's Case


입시 실패로 우울하던 대학교 1학년 1학기 시절, 영문학 교과서에 나온 소설의 끝부분.
"뭔가 남겨놓은 것들"에 대한 이 '경고'(?)가 삶을 버티는 어떤 힘이 되어주었다.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 방황을 했었는데 어느날 만난, 같이 방황하던 중/고등 동창에게 내가 이 소설 이야기를 했었다고 한다.
그 친구도 입시 실패 이후에 괴로움을 겪고 있었고, 그 뒤로 인생관이 확 바뀐 케이스.

시간이 흘러서 어느날 내가 또 저 소설의 인용구를 싸이월드에 올렸었는데, 그 친구가 댓글을 달아줘서 그제야 알았다. 그때 내가 그 친구에게 이 소설 얘기를 했었다는 것을. 나는 잊고 있었는데, 그걸 들은 그 친구는 잊지 않고 있었더라. ㅎㅎ



새로 배운 표현




2016년 12월, 제니퍼 애니스튼 인터뷰 중에서






" I feel seen" 이라는 표현이 뭔가 느낌은 오는데 완벽히는 이해가 가지 않아서 구글링 해봤더니, 영어권 사람들도 이 표현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있었다. 새로운 표현인 듯.


hinative.com 에서 "lescarr"라는 분의 답변에 의하면, 이것은 최근의 internet meme으로, " I am glad that someone understands me"라는 뜻이며, 보통은 자기 자신에 대해 농담할 때 많이 쓰인다고 한다. 


제니퍼는 2016년 12월 잡지 인터뷰에 서로의 존재 자체를 깊이 사랑하는 듯한 남편에 대한 행복한 인터뷰를 남기고
1년 후인 2018년 초, 이혼을 발표했지.

결별 후에도, 전남편 저스틴 써루는 2019년 초 제니퍼의 50세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인스터그램에 올리기도 하고, 서로 문자 메시지도 주고 받는 등 친하게 지내고 있기는 하다. 그저 결혼 생활이 안 맞았던 걸까?

사람과 사람 사이란....🤔






변함이 없기를




2007.04.01 14:35 



"Today, when I saw you, I realized that what is between us is nothing more than an illusion"

소설"콜레라 시대의 사랑"에서 간절히 보고싶어하던 플로렌띠노 아리싸를 몇 년만에 마주친 페르미나 다싸는 그동안 사랑이었다고 믿었던 것이 환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위와 같은 편지를 보낸다.
(스페인어 소설을 영어로 읽고 있다는게 웃기지만...뭐, 어쨌든.)


나에게도 오랜만에 마주했을 때, 실망하게 될까봐 겁나는 대상이 있다.
7년 전에 갔던 Raton이라는 곳.
사진에서 보다시피 아무 것도 없는 곳인데
그냥 도착하자마자 기분이 좋았다.

여행다니면서 사진찍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 곳에선 막간을 이용해서 자꾸 사진을 찍고 싶었다.


여행지로서도 적합하지 않고, 주거지로서도 적합하지 않은 곳.
그런데 무엇이 그렇게 나를 끌어당겼을까?


이 때부터 나는"땅의 기운"같은게 있다고 믿었다.
뭔가 개개인과 궁합이 잘 맞는 땅은 따로 있다는 생각.
그래서 항상"언젠가 돈 많이 벌면"다시 찾아가고픈 곳이다.
Raton은.


그런데...두번째 갔을 때, 정말 아무 것도 없어서,
내가 그때 경험했던 알 수 없는'끌림'을 경험할 수 없으면 어떡하나...하는 걱정도 있다.


그래서 그냥 다시 찾아가지 않고, 그냥 머리 속에 두어야 하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I converted to...




Sid Waterman: "I was born into the Hebrew persuasion, but when I got older I converted to narcissism'"


우디 앨런의 영화 Scoop(2006) 중에서 우디 앨런이 직접 연기하며 하는 대사.
난 유태계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나도 저 대사와 비슷한 것 같다.



원래도 종교적이지는 않았지만, 나이 들며 점점 더 종교에 회의가 오는....
어쩌면 현재 내 종교도 narcissism인지도.









추가로, 런던 배경으로 찍은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아닌데 그냥 영화를 보다가 스칼렛 조핸슨이 두어 번 마시는 콜라잔에 눈길이 갔다.
두 번 모두 얇고 긴 컵.






언젠가 런던 근처의 호텔에 갔을 때 웰컴 드링크로 뭐 마시겠냐고 해서 콜라를 부탁했는데
그때 마신 얇고 긴 컵의 그 느낌이 남아있어서 ㅎㅎ 영화 장면을 보다가 영국인들은 저렇게 얇고 긴 유리컵을 선호하는 건가...잠시 생각했다.

이상, 런던 한 번 가본 사람의 성급한 일반화.🤗







언젠가는




처음 call me by your name이라는 영화를 봤을 때는 '사랑' 이야기보다
주인공의 부모님이 가장 기억에 남았었다.

요즘은
대부분이 이 영화의 백미로 꼽는, 영화의 후반부에 아버지가 주인공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자꾸 떠오른다. 특히 밑줄 친 부분....



"How you live your life is your business, just remember, our hearts and our bodies are given to us only once. And before you know it, your heart is worn out, and, as for your body, there comes a point when no one looks at it, much less wants to come near it."






우리의 마음도, 신체도 늙어가면서 어느 시점에는 누구도 봐주지 않고, 가까이 오지 않으려하는 때가 온다고. 그 유한성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뭔가 서글픈 생각도 들고
나로서도 점점 나이 든 사람과는 같이 외출하고 돌아오면 스트레스가 쌓이니
"가까이 하려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뭔지 알겠고.

나이 든 분들을 보니, 주위 상황을 못 살피고 목표물만을 향해 돌진하는 특징과 함께 시간에 쫓겨 조급해하시는 게 특징이다.

어느새 나도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서... 사람들이 점점 멀리 하게 될 나이가 되지 않았나 섭섭함도 들고... 나도 점점 아무 것도 안 쫓아오는데도 시간에 스스로 쫓기는 사람이 될까봐 두렵고.


이렇게 아무도 봐주지 않는 상태로 저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도 생기고....









알 수가 없어서....








Fouad: "Why don't they separate her from medical instruments?"

Samir: "Because they don't know if she wants to live with them or die."


Fouad: She wants to die.

Samir: Why do you say that?

Fouad: She wants to die. That's why she committed suicide!

Do you?




C: Why can't you say I look nice? 

M: I thought you didn't even care what I think. 

C: I still want you to think I look good. 

M: Okay, I'm sorry. I was telling you the truth, do you want me to lie? 

C: No, I mean, I just, I wish that you liked me. 

M: Of course I love you

C: But do you like me? 

M: 🙄....I want you to be the very best version of yourself that you can be.

C: What if this is the best version?



최근 한 영화를 보다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모녀 대화 장면. C가 딸이고 M이 엄마 이름이다.
(여기서 대화 전체를 공개하면서도, 주인공 이름이나 영화 제목을 공개하지 않으면 스포일러가 아닌 것일까?? ㅎㅎ)




"아니 나는, 나는 그냥, 엄마가 나를 좋아했으면 해요.
당연히 널 사랑하지~
아니, 나를 좋아하긴 하세요?
..... ?!?!....나는 네가 될 수 있는 가장 최상의 모습을 보고 싶은 거야....
지금 내 이 모습이 최상이면 어쩔 건데요?"




딸이 가장 최상의 모습이 되길 바란다는 엄마의 애틋한 마음과 지금 이게 최상인데 어쩔래? 라고 대꾸하는 딸의 대화를 보며, 엄마가 딸에게 바라는 것 그리고 그새 못참고 받아치는 딸의 모습은 어느 문화권이나 다 같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저를 좋아해요? 하는 딸의 질문에 대답을 곧바로 못하다가 다른 대답을 하는 엄마를 보며 뭔가 쿵 하는 게 있었다.


나는 여태까지 '좋아한다'가 먼저 생기는 감정이고, 그 다음에 '사랑한다'가 따라오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좋아한다'는 것은 1차적인 감정이고, '사랑한다'는 뭔가 행동을 부추기는 더 강렬한 감정. 좋아하기는 쉽지만, '사랑'을 인정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온 것 같다. '널 좋아해'라고는 할 수 있지만 굳이 사랑한다고는 할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그것은 남녀관계 같은, 이른바 '로맨틱'한 사랑을 이야기할 때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어쩌면, 가족은 그게 아니었다.
가족에 대해서 '사랑한다'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생기는 감정이고, '좋아한다'가 그 다음에 생각해 볼 감정일 수도 있는 거였다.

태어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내 옆에 있었고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었던 사람들, 가족.
그냥 당연히 사랑한다.
나는 이미 부친상을 겪어봤지만, 가족의 상실은 인생 최대의 고통이다.
매일 치고 받고 맘에 안 드는 면이 있지만, 가족이 어딘가 아프기라도 한다면 나의 행복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정말 원초적인 존재, 가족 그리고 부부.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 사람들이 '내가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인가? 라는 질문을 한다면
나도 영화 속 엄마처럼, 우물쭈물하다가 '가족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 사람의 이러이러한 면은 좋아하지만, 솔직히 이러이러한 면은 정말 싫어' 라고 답할 것 같다. 사랑하지만 좋아하기는 힘들 수도 있는 것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나의 어떤 가족이 나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실제로 가족과 다투다가 나도 저런 똑같은 질문을 한 적도 있고.
그러나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았던 듯 하다.

내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나의 아픈 마음에 대해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면 친구들은 '아니야, 그래도 너의 XX는 너를 사랑하는 거야' 라고 위로해주곤 했었다. 그래, 그 말은 맞았다.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을 거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었지.
이 미묘함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겪어 본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이 마음을.

그리고 모두 다 '상대방'이 있던 감정들이라...
내가 그 사람 때문에 힘들었다면, 그 사람 역시 나 때문에 그만큼 힘들었을 것이다.
그 사람도 아마 내가 싫어서, '어, 싫어하면 안 되는 관계인데 왜 싫지?' 이 감정 때문에 힘들었을 수도 있다.
또는 많은 사람들이, 사실 본인이 가족 중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고 있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혹은 가족 사이니까 인정할 수 없어 하고) 나는 사랑하고 있으니 이런 행동을 해도 괜찮은 거라고 막연하게 믿고 지내기도 한다. 그 사이에 상대방은 큰 상처를 받기 쉽다.

사랑하는 마음을 내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듯이(내일부터 난 ㅇㅇ를 안 사랑할 거야! 이런 것은 불가능)
좋아한다는 마음도 조절하기가 어렵다. 안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달라고 보챌 수도 없다.

"사랑하는 것에는 이유가 없지만, 좋아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도 한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좋아하지 않을 때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어서 더 제어하기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사랑은 이유가 없는 불가사의한 감정이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사랑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난 결혼한 적 없지만, 이런 감정은 부부에게도 해당될 것 같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동지, 열렬히 사랑했던 사이, '설렘은 사라지고 이젠 의리/동지로 살아~' 농담처럼 말하지만 그 함께 한 세월 속에는 분명한 사랑이 있다.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던 그 기억, 그리고 내 아이의 아빠-엄마인 사람인데 가슴 속 깊이 사랑하고 있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도 현재 결혼 관계가 너무 힘든 사람이 있다면...아마 너무 많은 것을 함께 겪으면서 그 사람을 좋아하기가 솔직히 어려워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너무 많은 것에 서로 노출되는 가족/부부가 서로를 '좋아하며' 살기란 너무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





Of course I love you

But do you like me? 
....



이걸 왜 몰랐지?



가족은 물론이고, 타인이었다가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남편/아내까지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데, 여전히 이 사람이 그냥 한 인간으로서도 너무 좋다.... 라는 감정 속에 살아갈 수 있는 사람,
그건 인생 최고의 행운을 만난 사람이다.






tired of...




"Tired of her capacity for cynicism, tired of seeing only faults in herself and others, she wished to be overwhelmed by her feelings for a fellow human being."


보통 영어 문장들은 구글에 검색하면 출전을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던데...
이 문장은 못 찾겠고, 어디서 봤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10여년 전에 내 싸이월드 소개글로 해놨던데,
대체 이 문장을 어디서 봤을까...


좋은 사람, 따뜻해서 나를 감탄하게 만들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는 바람은 여전하다.
나 자신을 포함, 내 주위에는 까끌까끌한 사람밖에 없어서.




영화 The hours

have to face the hours....

 
 
Richard Brown:
"But I still have to face the hours, don't I?
I mean, 
the hours after the party, and the hours after that... "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왠지 싫다.
혹은 언젠가의 그 무엇을 위해 기다려야 되는 시간들..
언제쯤 희망에 부풀어 앞날을 내다 볼 수 있을까?
 

세상의 경계에서...




'bucket list'라는 영화 제목은 개봉 이후에
이 단어가 인간의 필수 목표라도 되는 것처럼 유행했지만
내 기억에 가장 남는 영화 속 장면은 그 bucket list 실행에 대한 것이 아닌, 아래 장면이다.


이집트로 여행 가서 피라미드를 보면서 두 주인공이 이야기를 나누던 장면.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죽은 뒤 천국의 문 앞에서 문지기에게 두 가지 질문을 받는다고 믿었다"





그리고






"너는 삶에서 joy를 찾았느냐?
너의 삶은 다른 이들에게 joy를 주었느냐?"


(여기서 joy는 기쁨, 즐거움, 행복... 어느 한 단어에 담기보다 더 큰 의미라고 생각해서 joy로 남겨뒀다)


대부분은 두번째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가 어려워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
어떻게든 내 인생의 joy를 찾을 수는 있지만 내 삶이 남에게 joy를 가져다 주었다고는 확신할 수 없을 테니까.


어제,
늘 남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는 사람이었던 젊은 가수가
본인의 joy를 찾지 못해 괴로워해오다가....스스로 죽음을 택해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너는 삶에서 행복을 누리는 법을 깨달았느냐?
너의 삶은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주었느냐?"



수많은 팬들이 yes!!라고 대답할 수 있었을 두번째 질문의 답이 쉬웠는데
(본인은 yes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no였던 경우.
이런 경우도 있구나.
'타인의 삶'이 얼마나 알기 어려운 심연인지 새삼 더 느껴진다.


보통 우울한 사람은 1번, 2번에 모두 답이 안 나오는 경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1번이 yes여야 2번이 yes가 될 것 같은데,
2번 답에 무조건 yes가 나올 만한 엄청난 성취를 이루었음에도 1번 답을 못 찾아 고통을 겪는.....

주위 사람들...다들 손 내밀어주고 싶었겠지만
결국 혼자만의 싸움이라 너무 힘들었던 그 싸움.
그런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린 나이가 너무 어려, 그를 만난 적도 없는 나조차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게 한....


그래서 얼마나 벌었느냐, 얼마나 성취했느냐보다 더 중요했던 그 질문,

"Have you found joy in your life?"


나는 내 인생에서 어느 한 순간,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고, 한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았는데도
혼자 버스를 타고 시내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인생이 감사하고  joy가 넘쳐흘렀던 경험을 기억한다.
'무엇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고 '그냥' 살아서 행복했던 날들.
한 사람의 인생으로서 이 경험을 해봤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 이야기를 했을 때 중국계 미국인 교수가 "congratulations!"라고 말해줬던 것을 기억한다. 보통의 한국 사람들에게서는 나오지 않던 반응.


부모들은, 내가 낳은 자식이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것 외에...
미국 교수가 저렇게 축하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그저 네 인생 앞날의 부침과 별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서 그렇다고들 한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미취학 연령'일 때는 "그저 건강하면 돼." "난 사교육 관심없어."  "난 그저 무조건 지지만 해줄 거야." 하다가 결국 '취학 연령'이 되어 레이스가 시작되면 동시에 다들 어쩔 수 없이 내달리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 물론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사회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으니까.

이런 성취와 경쟁 중심 사회에서, "아빠/엄마, 저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알 수 없는 행복과 기쁨을 느꼈어요" 이런 말을 털어놓을 수라도 있는 부모-자식 관계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저 말을 듣고는 기뻐할 순 있더라도 다른 조바심이 날 것 같다. '그래도 대학은 좋은 데 가야 니 인생이 더 수월해질 텐데...' '좋은 직장 다니고 돈 버는 재미 알면 지금보다 백배천배 더 행복할걸?' '좋은 짝을 만나야 훨씬 더......'

그래도 태어나서 중요한 것은 인생에서 joy를 찾고, 그것을 나눠줄 수 있는 삶으로 끌어가는 것,
그리고, 밝고 태연한 사람이 속으로는 망가져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공감 능력 키우는 것.










*** 한 가지,
내가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된 점이지만.....

내가 위에서 말한 '아무 계기없이 그냥 행복했던 상태'를 겪었던 시기는
아주 낮은 노동 강도로 일을 하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괜찮은 생활비가 입급되고 있었던 시기라는 것을 밝힌다.(단기간)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24시간 돈벌이에 시달리는데 '그저 행복함'을 느끼기란 매우 어렵다.
한때는 내가 스스로 행복을 찾은 것 같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왔는데, 잘 생각해보니 행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보다는 [경쟁이 적은 일터에서의 불로소득에 가까운 실소득]이 그 행복감을 꽤나 떠받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하는 일






그냥 e-magazine 하나를 사고 싶어서(?) 푼돈 쓰고 싶어서(?)
철 지난 잡지 한 호를 구입하는 일.

예전에 미국 공항에서 살까하고 짧게 고민하다가 못 사고 돌아왔던 잡지가 기억나서
zinio.com에서 그냥 사버렸다. $3.99

인간의 기억이란 역시 불완전한 것이...
2년 전 공항에서 살까말까 고민했던, 줄리아 로버츠가 표지에 나온 잡지는 핑크색 분위기로 기억했는데
실제로 찾고 보니 검정색 옷을 입고 있다.


영어 듣기/읽기/쓰기/말하기 중에 '읽기'를 가장 자주 하고 잘 하는 일이겠지만
의외로 깨알같은 글씨의 영어 기사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아이패드 속 잡지 화면을 사진만 보며 휙휙 넘기다보니, 금세 맨마지막 장에 도달한다.

이게 무슨 낭비람.
ㅎㅎ





“There was a redemption of some kind, he believed, in such complete fulfillment of a desire so long deferred.”


― Charles FrazierCold Mountain



14년째 고민






"어떻게 하면 남들에 대한 책임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삶을 즐겁게 만드는 목표를 찾아낼 수 있을까?"

[몰입의 즐거움]중에서

Let the right one in







" Ok. Let your head rest in my hand. Relax. I got you. 
promise. I won't let you go. 
Hey man. I got you. There you go. Ten Seconds. Right there. You in the middle of the world."





세상에서 단 한 번
제때에, 필요했던 말을 해줄 사람
만나기 어렵다.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