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 의례?




2007.12.30 17:16 


줄어든 나의 향수
줄어든 나의 치약
사라진 나의 클리넥스
사라진 나의 펜
사라진 나의 새 이어폰...
 
3주 동안 민박을 한 결과, 행방이 묘연한 것들이 많다.
 
짐이 워낙 많아서 어딘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기에
확실히 문제 제기는 못했지만 정말 사라진게 확실하다면
이건 분명 절도 행위다.
 
내가 민박을 한 집은 스리랑카 민박계의 허브(?) 같은 곳으로 이번에 온 6명 민박을 모두 주선한 집이다.
 
18살 ,15살 이쁜 딸들이 있어서 모든 단원 사이에서 유명한 집이지만 나는 이제 '도둑들'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현지인과 쉽게 친해지고 현지의 삶을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민박이 오히려 불신만 심어놓은 것 같다.
 
매일 아침 자물쇠를 채우고 외출해야 할 때 사실 난 슬프다.
 
마지막 날도 짐을 모두 싸 놓고 혹시나 해서 자물쇠가 없는 큰 이민 가방에는 흰 색 리본을 묶어놓았다.
 
오후에 내 짐이 사무소로 왔을 때 흰색 리본이 풀려있었지만 30KG에 육박하는 내 짐이 너무 무겁기에 2층 방에서 끌고 내려오다가 풀렸겠거니 했다. 하지만 내가 한 쪽 손잡이에만 걸어 놓은 네임택이 양쪽 손잡이 모두에 걸려 있었다. 이건 대체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다.
 
젠장!
그래도 믿어주려고 했는데 왜 주인 없다고 짐을 뒤질까?
 
예전에 이 집에서 민박한 애도 옷 한 벌이 없어졌다고 했다.
 
현지인들에 대한 경계심을 키운 이 집이 밉다.
그래도 여기에 적응하기 위한 통과의례라 생각하고 넘어가야 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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