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힘





외국에 총 2년 8개월 정도 살아봤는데, 향수병에 걸린 적은 아직 없다.
5년쯤 살아보면 당연히 변하겠지만...그리고 내가 나이가 더 들었다는 사실도 변수가 되겠지.

그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뭔가가 그리워서 눈물이 날 것 같은 순간이 있었는데, 그 순간은 기억하지만 그때가 언제쯤이었는지는 확실히 기억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싸이월드 기록을 보니, 그 시기에 대한 글이 있네... 
다시금 기록의 중요성을 느끼며...




2004.02.18 12:36 

간만의 눈물

여기 타국에 와서 뭔가가 그리워서 울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 대상은 우습게도 십 여년 전에 기르던 개였다.

한 달 전에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데,
차창 밖으로 개 한 마리가 지나갔다.
그런데 그 개와 전혀 닮지도 않은 우리집 개 "재롱이"가
갑자기 생각나면서 한 번 다시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미 죽은 게 확실한 그 개의 영혼(?)은 어디에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사를 가면서 그냥 살던 집에 놔두고 갔는데
수 개월 만에 그 집을 다시 방문했을 때,
멀리서도 우리 가족의 냄새를 알아채고
펄쩍펄쩍 뛰어오르면서 반가워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렇게 반가워하던 모습은 상당히 강렬한 기억이었나 보다.
그런데 오늘은 드디어 사람 때문에 울게 되었다.
내일 군대가는 동생에게 전화를 하다가 그냥 눈물이 나서
대충 잘 다녀오라는 말만 하고 끊어버리고 말았다.
난 내가 군대에 가야만 하는 상황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남자였다면 나라도 면제 받기 위해 뭔짓이라도 했을 것 같다.
불쌍해....

댓글2



  1. ㅊㅇ경
    미야..나두 우리집 강아지 생각난다. 다롱이...ㅠ.ㅜ
    2004.02.26 03:23 
  2. ㅊㅅㅇ
    미야야 미안, 이 와중에도... "용밥"이 눈에 띄어서 순간 웃음이 살짝 새어 나왔어. 미안미안^^
    2004.02.2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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