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갈 수 없는 호텔 브랜드에 도전해보자 하고 예약한 호텔.
트라이브는 호주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2020년 10월말 유럽 지역엔 최초로 이곳 파리 바티뇰르에 오픈했다. 아시아권에는 2022년 4월 발리에 최초 오픈해서 아직 아시아에서는 좀 생소한 브랜드다. 소개를 보면 '합리적인 가격의 디자인 호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로서는 Grand Mercure - ibis - Mgallery - Pullman - Novotel - ibis Styles - Mercure - ibis Budget - Mondrian에 이어서 10번째로 방문해보는 Accor 브랜드.
파리 17구.
예전에 Abrial hotel이었던 곳을 2020년 10월에 새로 단장해 문을 연 곳인데, 2022년 6월 시점까지도 신용카드 명세서에 여전히 Abrial hotel로 표시됨.
이 호텔의 방 종류는 두 가지인데 거리쪽으로 창문이 난 방과 뒤편 정원쪽 창문이 난 방이다.(17m² 동일) 그런데 거리쪽이 더 싸고 정원쪽 방은 약간 더 비싸다. 정원 전망에 뭔가 장점이 있나보다. 그런데 정원쪽으로 창문이 있으면서도 넓이가 13m²인 싱글룸은 거리쪽 방처럼 약간 더 저렴하다. 나는 혼자 다니니까 넓지 않아도 되어서 좀 더 저렴하게 정원 전망을 볼 수 있는 절충형(?)인 작은 싱글룸을 골라 예약했다.
하지만 도착과 동시에 친절하고 밝은 아저씨....(라고 썼지만 사실 나보다 어리겠지)가 정원쪽 더블룸으로 업그레이드해줬다.
사실 이번 내 여행의 본거지인 파리 남서부와 거리가 있어서 좀 이동 시간이 길어 약간 힘들었지만, 일단 와보니 안 와봤음 어쩔 뻔 했나 싶은 진짜 새로운 분위기의 동네 & 호텔이었다. 호텔은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에서 모두 가깝다.
침대 크고 편함. 매트리스 두 개를 붙인 형태로 가운데에 경계선이 살짝 느껴지기는 한다. 파리에 많지 않았던... 높고 딱딱한 스타일 침대로, 취향은 갈릴 수 있다. 키 작은 사람은 내려올 때 뛰어내려야 함.😉
샤워부스만 있는 화장실, 리노베이션한지 얼마 안 되어서 엄청 깨끗함. 이번 여행에서 비교적 새 호텔을 많이 골라 예약했지만 , 욕실은 여기가 가장 쾌적하고 샤워할 때 좋았다.
파리의 다른 4성급 Voco와 Mercure 기본 룸에는 없던 bathrobe가 Tribe에는 있음. Bathrobe보다는 급하면 밖에도 입고 나갈 수 있을 듯한 느낌? ㅎㅎㅎ 물론 실행해보진 않았다.
물도 한 병 주지만 저번 Voco와 비슷하게 커다랗고 무거운 유리병에, 뚜껑은 밀봉이 아니라 그냥 열려있고 안에 침전물이 둥둥 떠다님. 수돗물 받아서 주는 건가?!?! 네스프레소같은 어메니티를 방에 뒀을 경우, 물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큰 병에 든 물을 놓아두는 듯하다.
단, 같은 4성급인 mercure에는 있던 냉장고가 여기에는 없다.
티비는 삼성 스마트티비. 침대에 누워서 보기에 좋다. 작은 방에 비해 티비가 너무 크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 사진 속 티비는 늘 실제보다 작게 찍히지만 직접 보면 꽤 크다.
더 비싼 방이 자랑하는 정원 전망은 이런 것. 솔직히 뭐 돈을 더 받을 것까지야 ... 싶기도 한?? (어차피 차이는 만 몇천원 정도지만) 이쪽 방은 도로에 면해 있지 않기 때문에 꽤 조용하긴 하다. 엘리베이터 옆방이었지만 그 소음도 없었다.
밖에서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나같이 소심한 사람은 이런 Moxy, Tribe 류의 social 공간이 많은 분위기에 껴들지는 못한다. 다른 후기 사진을 보니 정원을 굉장히 잘 꾸며놓긴 했으니 시간 되는 사람들은 사진도 찍고 이 정원을 즐기시기를 :) 나는 혼자서 나가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오후부터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져 나갈 틈도 없었다.
테니스, 농구 등 다목적 코트가 보여서 갑자기 반가웠음. ㅋㅋ 난 직접 운동하는 사람은 아니고 그저 관람하러 다니는 사람이지만.
흠... 그런데 룸 업그레이드에 현혹되어서 이 방이 커넥팅룸임을 간과한 게 실수였다. 저번 이비스에서도 커넥팅룸이라 방을 바꿨었는데 이번에도 보자마자 바꿨어야 했다. 밤이 되니 바꿀 방이 없다.
밤 9시 넘어서 갑자기 "Lorenzo~"를 찾으며 전화하는 옆방 남자의 목소리가 그대로 넘어옴. 🤦♀️ 프론트 데스크에 이야기했지만 오늘은 풀북이라 대안이 없다고 한다. 결국, 어느 호텔이건 커넥팅룸의 방음은 꽝이라는 걸 알았다. 앞으로는 "괜찮겠지 뭐" 이런 생각은 말고 당장 바꿔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직원이 직접 올라와서 주의를 주자 조용해지긴 했다.
근처 2분 거리에 franprix 수퍼마켓이 있긴 하지만 호텔 1층에서도 음료 등을 팔고 있다. 얼핏 보니 콜라 한 병은 3.5유로. 🙎 ibis ISSY 3.9유로보다는 싸네.
이 호텔 위치는 한국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개선문에서 31번 버스를 타면 12분 정도면 도착하므로 시내에서 먼 것은 아니다. 지하철은 더 짧게 걸림.
이 호텔에 머물 경우 31번 버스를 타고 몽마흐트흐-사크헤꾀흐 뒤쪽으로 도착해서 보통 관광객과 반대방향으로 언덕을 오르면 덜 번잡해서 좋다. 사실 도보 30여분 정도로, 버스를 타지 않아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이 많지 않은 방향이기 때문에 인적이 드물고 사람이 배경에 섞이지 않은, 성당다운 고요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비가 와서 인적이 드물었을 수도 있지만 성당 앞쪽은 비 오는 날씨에도 사람이 많았다)
물론 이 반대방향으로 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앉아서 비를 맞아가며 파리 시내 조망을 즐기고 있다.
Tribe호텔 주위 지역은 아마도 재개발??중인 지역으로 보이고 보통 생각하는 파리와는 다른 현대적인 주거 시설들이 여럿 있다. 호텔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무려 "1920년대"에 개통된 Brochant역이지만(도보 4분), 그 다음으로 가까운 남서쪽 방향 5분 거리의 역은 "2020년 12월"에 노선 연장해서 새로 문을 연 14호선 역일 정도로 재정비가 계속 되고 있는 지역이다. 호텔 바로 앞에는 Martin Luther King 공원이 있는데 이 공원을 좀 산책해보니 서울의 마곡역 서울식물원을 걷는 느낌과 비슷 ㅎㅎ
새로운 호텔 시도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Tribe 추천.
파리 호텔 7곳째인데... 여기 직원들이 가장 밝고 싹싹하고 뭐든 도와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여기서도 침대에 누우면 하늘이 보였다. 커튼이 없네? 했더니 버튼으로 눌러서 블라인드를 내리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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