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구룡 CBD2 / Holiday inn express Hong Kong Kowloon CBD2

 


Kwun Tong, How Ming Street 97, Kwun Tong, Kowloon
觀塘巧明街九十七號


대부분 좁은 룸을 갖고 있지만 규격화된 서비스와 조식 포함이 강점인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홍콩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는 몇몇 곳이 폐업하고 2023년 기준 3곳이 남아있는데 이곳 kowloon CBD2가 2018년 12월 오픈해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곳이다.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코즈웨이베이는 2005년 11월 - 몽콕은 2015년 4월에 오픈했다. 이 두 곳은 2023년 7월 시점 뷔페 조식을 운영하지 않고 매우 간단한 요리 한 개를 고르게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아침을 꼭 든든하게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두 호텔은 피해야.

개관 4년 반 정도 되어 '비교적' 새로운 이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는 내가 홍콩에 방문했었던 오래 전(2010년 이전)에는 가볼 일도 없었던 구룡 동쪽 kwuntong이라는 지역에 위치한다. 도심 속 난도 높은 착륙으로 유명했던 카이탁 공항 부지가 근처에 있다. 
홍콩에 3번째 방문하게 되니 딱히 어디를 많이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어, 시내에서 좀 멀어서 가격대가 살짝 낮게 설정되어 있는 이곳을 예약하게 되었다.

녹색 상징색을 가진 군통선觀塘綫 지하철을 타면 나단로드쪽 몽콕역에 20분 만에 도착하기에 관광이 아주 불편한 위치는 아니다. 이 곳은 보통의 한국인에게는(또는 첵랍콕 공항만 이용해 본 세대에게는) 낯선 지역이지만 1979년 10월에 홍콩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할 때 군통역이 포함되었을 정도로 주요한 지역이다. 




1979년 10월 최초 개통 구간에 현재 가장 유명한 지역 중의 하나인 침사추이역은 오히려 없었으며 12월에야 침사추이역이 개통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현재의 군통선은 옛날처럼 하버를 건너 홍콩섬까지 가지 않고 야우마테이에서 꺾어서 동쪽 방향으로 간다. 위 지도에서 Waterloo역이 현재의 야우마테이역이다. 1985년에 역 이름이 변경되었다고.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kowloon CBD2는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편이지만 군통역이 지상구간이라 지하철을 타러 계단/에스컬레이터를 계속 올라가다 보면 시간이 좀 걸리고 생각보다 더 걷기는 한다. 호텔은 "군통역 출구 도보 6분 거리"라고 지도에 나오지만 호텔 문에서 나와서 지하철을 승차하기까지 넉넉히 10분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호텔에서 나와서 30분 뒤면 몽콕역에 서 있을 수 있다. 

호텔에서 홍콩섬 완차이역까지는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긴 하지만 30분이면 갈 수 있다. 또한 호텔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페리 터미널이 있는데 여기서 페리를 타고 (HK$ 7) 노스 포인트 등으로 갈 수도 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많이 가는 초이홍 아파트도 호텔에서 지하철 3정거장이라 가깝다. 나는 찾아가진 않았지만,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블로그에서 많이 봤던 "Choi Hung"이라는 역명이 들려서 그게 여기였어? 하고 놀람. 😌




공항에서 올 때보다는 공항으로 가는 날 좋은 숙소이기도 하다. 공항버스를 타고 도착하면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에 이쪽 지리에 밝지 않은 이상 어디로 길을 건너서 호텔로 찾아가야 할지 감이 잘 안 온다. 하지만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탈 때는 대로를 안 건너도 되고 호텔에서 도보 3분 거리에 공항버스 두 노선이 서는 정류장이 있다. A22는 약간 더 저렴한 비용이지만 침사추이쪽까지 들러서 가기 때문에 70여분 걸리고, 내가 탔던 A29는 44홍콩달러인데 정차가 적어서 46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낮 1시 시간대) 하지만 어떤 계획을 세워도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냥 먼저 오는 버스를 타게 될 거다. 🥵😋 다른 버스는 다 시간이 잘 맞던데, 공항버스는 citymapper에 나오는 시간대로 도착하지 않아서 괜히 호텔에서 뛰쳐나왔다 싶었다. 더 빠른 A29를 탈 계획이었지만 계속 서 있다 보니 너무 더워서 아마도 A22가 왔어도 탔을 것이다.


시내에서 벗어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 때문에 선택한 호텔이었지만 흔한 말로 '숨은 보석'이라고나 할까, 새로운 지역의 발견이었다. 이 호텔 장점은 군통역에 APM이라는 대형몰을 끼고 있어서 편리하다는 것만 알고 왔는데, 그 위치의 장점은 더 컸다.





 APM 주차장 쪽에서 중국, 마카오 등등 각 지역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는 것을 알았다.




심천공항, 광저우, 마카오, 주하이...
굳이 터미널 같은 곳을 찾아가지 않아도 호텔 바로 근처 대형몰 아래층에서 버스를 타고 이런 곳을 다녀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여기가 터미널인 건가?🤔) 특히 마카오는 당일치기 여행을 많이 하는 곳인데, 이 호텔에 숙박하면서 마카오를 다녀오면 피곤하지 않게 금방 호텔에 도착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내가 홍콩에 짐을 놓아두고 션전 황강코안을 가는 동선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았었는데, 얼핏 보니 여기에서 황강코안행 버스도 출발하는 듯 했다. 진작 알았으면 이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에 짐을 놓아두고 수월하게 다녀왔겠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다녀와서 곧바로 하루는 홍콩섬 쪽에서 1박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

호텔은 가장 최근에 지어진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답게 깔끔했고, 직원들도 싹싹했다.

원래 다른 국가의 IHG 계열 호텔에서는 플래티넘 회원이 웰컴 포인트와 스낵류 중에서 골라서 받게 되어 있는데 중국 (홍콩/마카오 포함) 내 IHG 호텔에는 웰컴 포인트를 주지 않기 때문에, 대신 음료와 과자를 '작은 가방까지 만들어 두고' 확실하게 챙겨주는 편이다. 가만히 있어도 직원이 알아서 콜라와 스프라이트, 과자를 작은 가방에 넣어서 줬다.








코즈웨이베이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도 그랬는데, 여기도 층고가 매우 높아 덜 답답하다. 화장실도 좁지 않아서, 샤워할 때 쾌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 많은 호텔들이 택하는 뿌연 유리로 샤워 부스 벽을 만든 형태인데, 잘 안 들여다보일 것 같기는 했지만 혼자 숙박했으니 밖에서 어느 정도로 보이는 지는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애매한 사이에서는 샤워하기 민망할 수도? 아닐 수도?

회사 건물들 사이로 바다와 홍콩섬도 살짝 보이는 높은 층의 방을 받았다.






현재 홍콩에 남은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중에 유일하게 뷔페식 조식 운영 중. 딱히 맛있는 음식은 없었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는 구색을 갖춘 메뉴들이고 콘지나 오트밀 등이 가장 먹기 편했다. 오래 된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특유의 딱딱하고 사무적 분위기 조식당이 아니라 여기는 그래도 실내 장식에 노력을 약간은 한 편이라서 아침을 여는 기분이 괜찮았다.
Accor - ibis와 비슷한 획일적이고 딱딱한 디자인이 적용되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에 2020년대부터는 좀 더 아늑하면서도 상큼한 컬러풀 터치를 넣는 것 같은데, 그 과도기에 있는 2018년產 호텔.






션전 5성 호텔에서는 안 하던 것을 여기서는 한다. 조식당에서 손님을 한 명 한 명 안내해서 자리에 배정하기 때문에 자리가 없어서 헤맬 일은 없다. 션전에서 자리가 없는데도 입장을 시키고, 조식당 내부에서 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을 봐도 직원이 무관심해서 놀랐었음.

그런데... 첫날 배정받은 방에서 약간의 습한 냄새가 났고, 침대 안으로 들어가면 뽀송함은 전혀 없었다. 참기 힘들 정도의 냄새는 아니었고 이런 습함이 홍콩 호텔의 특징이라고 해서 그냥 지내려다가, 다음날 아침 '그래도 좀 덜 한 방이 있지 않을까? 내가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짐을 다 싸놓고 두번째날 방 변경을 요청하고 오전에 외출했다.






오후에 호텔로 돌아오니 건물 반대편 방으로 내 방은 바뀌어 있었다. 나는 이 호텔에 오기 전에 홍콩섬쪽이 보이는 방이 더 나을 거라 생각했는데, 머물러 보니 이 방이 훨씬 더 나았다. 이쪽 방이 북향인 셈인데 남향인 방보다 더 밝은 느낌.

방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이 방은 습한 냄새는 없었고 침대 시트의 끈적함이 덜했다. (그렇다고 사각사각 뽀송하지는 않음. 습도 높은 홍콩의 3성급에선 그건 어려운 일인가봐), 아파트 숲일 뿐인 풍경도 훨씬 홍콩다워 좋았다. 

사실 한국에선 한강을 지날 때마다 "어휴, 우리도 홍콩처럼 멋진 건물을 강변에 짓지 획일적으로 아파트만 지어놨어." 불평하곤 했는데, 여기는 남의 나라니까 그저 아파트들인데도 이국적으로 보여 여행 온 느낌이 난다. 외국 사람들은 한강변이 멋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밤에는 커튼을 쳐놔도 밖에서 아파트 불빛들이 별처럼 반짝인다. 사진에는 잘 안 담김. 물론 암막커튼 따로 있음.

이번 여행에서 플래티넘 회원으로 IHG 계열 호텔을 4곳을 방문했는데, 모두 오후 2시에 체크아웃하게 해줬지만 여기는 직원이 처음부터 오후 3시까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항에 가야 해서 오후 1시에 나왔다는.

사실 글 앞부분에 공항에 "갈 때" 숙박하기 좋은 호텔이라고 하긴 했지만...일부러 늦게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한 마지막 날이 되니, 오전 시간이 비긴 하는데 딱히 주위엔 명소가 없어서 어딘가 멀리 추가로 갔다 오기엔 부담스러웠다. 물론 주위에 쇼핑몰과 음식점은 많았지만 쇼핑몰만 도니까 뭔가 허전. 그래서 중심지에 있는 호텔이 비싼 거구나 싶었다. 출국 마지막날까지도 도보 거리에서 뭔가를 더 알차게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니 인생 사진 남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전에 초이홍 아파트 다녀오고 일정 마감하면 딱 좋은 동네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에서 일부러 이 아파트 농구코트를 찾아가는 여정 많이 봤는데, 지하철 3정거장 거리인 여기에선 도보 포함 20분 정도 걸리는 곳이라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참, 군통역에서 호텔 가는 방향으로 내려오면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ATM이 있는데, 내가 인출하고 싶은 금액을 입력해서 100홍콩달러 단위로 인출할 수 있어서 좋았다. HSBC같은 다른 은행 ATM들은 200달러부터 시작한다거나 200 400 이런 식으로 단위가 지정되어 있어서 원하는 만큼만 뽑을 수 없었다. 호텔을 여기로 정하면 외출 전에 매일 소액을 인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될 듯. ( -->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남이 찍어온 HSBC ATM 화면 사진을 보니, 200 400 "or" 원하는 금액을 입력하고 출금하라는 안내도 있었다. 역시 영어는 모국어랑 다름. 한국어로 써있었으면 이 글자가 안 보였을 리가 없는데 영어니까 단번에 눈에 안 들어오고 숫자만 보임. HSBC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금액 출금 가능)

홍콩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중에 가장 최신의 깔끔한 시설과 나름의 매력을 가진 주위 환경, 다른 도시로의 이동 편의성 때문에 홍콩 여행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추천하고 싶은 호텔이다. 나도 언젠가는 이 호텔에서 마카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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