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중심에서 북서쪽으로 벗어난 근교 도시 Colombes에 위치해 있고, 레지던스형 브랜드 Adagio에 속한 호텔.
여기는 Adagio 계열에서도 한 단계 더 낮은 등급인 Adagio 'Access'로 Accor 포인트가 지출 10유로당 5포인트 밖에 안 쌓인다. 대체로 아다지오는 4성, 아다지오 액세스는 3성에 준하는 걸로 파악. 내가 Accor에 속한 체인 중에 11번째로 방문하는 브랜드. 예전처럼 매일매일 숙소를 옮기는 것은 힘들어서 이틀 정도 머무를 저렴한 곳을 찾다가 발견한 숙소.
3존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나비고 1-5존 1주일권 등을 충전해 이용하는 경우에는 교통비에 아무 차이가 없고 1호선 타고, 라데펑스에서 트램 갈아 타고 오면 루브르에서 호텔까지 30여 분 걸린다. 개선문까지는 도보 포함 20여 분. 특히 1호선은 14호선과 함께 자동 운전 노선으로, 파업에 영향받지 않는 노선이라서 좋다.
2016년 2월 개관해서 만 8년을 넘긴 레지던스형 숙소로, 최근에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 나고 숙소가 더러워졌다는 평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래도 내가 머문 2박 3일 동안은 엘리베이터가 무사했고, 배정 받은 방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후기들 보면 청소 상태 나쁘고 설비가 망가진 방도 확실히 존재하긴 하는 듯하다. 냄새 나고 더러운 샤워 커튼에 대한 후기도 많았는데 내 방은 유리로 된 샤워부스던데...
리노베이션 없이 낡아가는 상태로 손님을 계속 받을 계획인지, 호텔 측에서도 큰 욕심 없이 1박 10만원 미만의 가격대를 받는 날짜가 많이 보인다. 물론 이보다 2배 이상 요금이 치솟는 날도 있지만. 이 근처의 Adagio 체인 호텔들이 주말에 가격을 더 낮추는 프로모션을 하니, 잘 찾아보면 파리에서 드문 꽤 저렴한 가격에 1박을 할 수 있다. 그래도 파리에 첫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고(주위 풍경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파리의 모습이 아님😉), 파리에 큰 기대가 없는 사람에게는 추천 :)
트램 2호선 Victor Basch 역에서 내려서 건널목 신호만 잘 맞으면 도보로 2-3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 밤 12시를 넘겨 귀가해도 그리 무섭진 않았다. 동네는 조용하지만 여자 분들도 꽤 돌아다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동' 계열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보인다. 이 역에서 두 정거장만 더 가면 종착역인 Pont de Bezons역이라서 트램이 널널할 줄 알았지만 양방향에 항상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저 Bezons' 지역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는 걸까?하고 궁금했다.😁
2년 전 내가 파리에 가기 전에, 파리에서 2년 살고 온 친구가 '야, 라데팡스 근처에는 가지 마라. 거기 볼 거 없다' 이랬지만 2년 전에도 갔고 올해도 이 호텔에 머물게 되면서 2박 3일 동안 매일매일 라데팡스에 출근 도장을 찍게 되었다. 호텔에서 트램 타면 10분 안에 라데팡스에 도착하게 되는데 서울 생활에 익숙한 사람에게 편리한 쇼핑몰과 대형 마트가 몰려있어서 결국 자주 찾게 됨.
숙소에 도착하기 전에 '5일을 머물러도 5일 내내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있어서 7층까지 내가 짐을 들고 옮겼다' 류 후기가 하도 많아서 긴장했는데, 다행히 엘리베이터는 무사했다. 방 출입문에는 6자리 번호로 된 도어락이 달려 있어서 키 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됐다. 프론트 데스크의 직원이 자리에 앉아서 작은 종이 수십장을 쌓아 놓고 비밀번호를 적는 작업을 하고 있는 걸로 봐서는 비밀번호가 자주 바뀌는 시스템인 듯?? 사실 그렇지 않으면 안심이 안 되지. 전에 이 방에 머무른 사람이 언제든 번호를 눌러 다시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니까.
방에 부엌 시설 포함되어 있고 꽤 넓은 느낌. 혼자 지내기엔 전혀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공간이 넉넉했다. 소파 베드로 바꿀 수 있는 침대에 시트가 얇다는 평이 많았는데, 나는 차이도 잘 몰랐다. 도보 3분 거리 대형 마트에서 고기를 사서 구워 먹고 과일 사다가 먹으니 예산도 꽤 절약되었고, 파리 시내 곳곳에 한 구마다 하나씩은 있는 Adagio의 장점을 알게 되었다.
파리 시내 Adagio는 생긴 지 오래 된 곳이 많아서 대부분 평이 나빠지고 있지만, 몇몇 새로 생긴 Adagio를 잘 찾아서 머무르면 만족도가 더 올라갈 듯 하다. 내가 사진만 보고도 숙박을 포기한 몇몇 오래 된 아다지오에는 카페트가 깔려 더 지저분해 보였는데, 이곳은 마루 바닥이라는 것이 장점. 하지만 모든 낡음의 징후는 욕실에 모여 있는데, 샤워 부스나 화장실이 아주 쾌적하지는 않았다. 다른 3성급 호텔에 비해 화장실도 꽤 넓은 편이어서 관리도 어려워 꼼꼼한 청소도 아마 안 해왔을 것이다.🤷
장기 거주자형 숙소로 침대 시트 교체나 청소 주기가 거의 일주일이라고 한다. 나는 어차피 남이 내 방에 안 들어오는 게 좋아서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이틀째가 되자 나도 쓰레기통이 넘치기 직전이 됐다. 더 오래 머물렀다면 아마 내가 스스로 쓰레기 처리를 해야 했을지도 모름. 이 점이 좀 불편할 수 있을 듯.
파리 외곽으로 나와서 그런지, 영국 번호 SIM card를 장착하고 데이터 로밍으로 썼었는데, 가끔 3G라고 뜨기도 했고, 호텔 와이파이도 사진도 올리기 힘든 정도의 인터넷 속도였다. 그래도 유럽식 건물이나 풍경에 큰 로망이 없으니 난 그냥 동네가 정겨운 느낌이었고 맘 편하게 생활했다.
내 방 창문 밖 아이들이 뛰노는 풍경. 바로 옆으로 트램이 지나가는데 소리가 좀 들리기는 한다. |
파리 시내/근교 여러 곳에 다른 Adagio도 궁금하기에, 혹시 다음에 또 파리에 갈 일이 생겨도 여기 Colombes에 다시 가고 싶다...이런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숙박 예산을 줄여야 한다' 라고 하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호스텔 침대 한 칸에 머무를 돈으로 내 방과 내 부엌을 얻을 수 있는 곳. 😄
그리고, 이 호텔은 예약 시에도 이미 도시세를 제대로 계산해서 청구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city tax가 대폭 오르면서 예약 시에 이것을 새로 반영하지 못해
호텔 도착 뒤에 몰랐던 거액을 추가로 내게 되면서 (특히 4성급 이상부터는 1人 하루에 만 이천 원이 넘어서 2명이 4박 5일, 이런 예약이면 갑자기 10만원을 더 내야 함) 구글맵 파리 호텔 후기보면 국적을 안 가리고 온통 이 이야기인데, 예약 때부터 도시세를 정확히 합산해서 청구한 곳은 이 호텔이 유일했다. (Colmbes 1박 1인당 4.88유로, 3성급 도시세는 파리 근교 도시마다 5유로 안팎 조금씩 다름)
* 장점
- 주방 시설을 갖춘 넓은 방에서 저렴하게 머물 수 있다.
- 창문 열어서 환기 가능
- 가까이에 큰 수퍼마켓이 있으며, 트램 역에서도 가까워서 생각보다 파리 시내까지 금방 이동할 수 있다.
* 단점
-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난다는 이야기가 많고 한 번 고장나면 고치는 데 오래 걸리는 듯
- 청소나 관리 상태가 아주 나쁜 방이 있는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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