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라진 미련




예전에 썼던 글.



2022년에 RG 결승전 - 우승까지 보고, 다음날 '다 이루었도다'를 마음에 품은 채 의기양양 오르세 미술관 앞에 도착했을 때의 황망함... 

정기 휴관일이었음.
못 이루었네.


올해는 도착한 다음날 오르세 미술관 예약부터 함.
게다가 이번에는 인상주의 150주년을 기념해 인상파 작품들의 시작을 다룬 아주 좋은 기획전이 있어서 2년 전의 아쉬움을 더 잘 달랠 수 있었다.





Paris 1874
프랑스 사는 친구 말에 의하면 다른 미술관에서 대여해 온 작품까지 포함해서 구성되며 7월 중순 오르세에서 전시를 마치면, 미국 미술관으로 기획전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파리 근교에 살면서도 본인도 먹고 살기 바빠 아직 못 가봤다고.



한국에서 열린 전시에서의 인상주의 소개




작년 9월에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봤던 영국 National Gallery展에서 인상주의의 시작을 설명하며 사진으로만 소개했던 모네의 [해돋이-인상](마르모탕 미술관 소장)을 오르세 미술관 기획전을 통해 직접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아래 사진은 그냥 일반 전시실에서.







왼쪽부터 Sisley - Pissarro - Monet
듣던 대로 수많은 유명한 작품들이 있는 미술관이었고, 걷다 지쳐서 '이제 그만 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도, 다음 방에도 또 새로운 그림, 다음 방에도 또 새로운 발견... 쉽게 떠나기가 어려운 미술관이었다.

이제는 기억력이 많이 쇠퇴했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에는 그림 사진을 여러 장 찍고 다녔었는데, 혹시라도 재방문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땐 그냥 그림만 집중해서 보면서 돌아다니고 싶다.

인기 있는 그림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 꼭대기층은 너무 붐벼서 감흥이 떨어졌다. 물론 줄서서 대기해야 한다는 루브르의 모나리자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그림 구경 아닌 사람 구경 온 느낌.


요즘은 관람 인원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2월의 어느 추운 날... 한적하고 조용해서 나로 하여금 처음으로 미술관을 좋아하게 만든 곳인 the Art Institute of Chicago가 그래서 늘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이 기억을 갖고 다시 가면 그때 만큼의 감흥은 없겠지.

2년 전의 아쉬움은 잘 달랬지만, 다른 아쉬움도 생김. ⬇️이 작품은 원래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는 작품이지만 어딘가로 출장가신 듯?? 
그래서 못 보고 왔다.

원래는 마르모탕 미술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모네 작품까지도 오르세에서 한 번에 볼 수 있었던 행운은 있었지만, 대신에 고흐 작품을 놓쳤네. 


마지막으로... 오르세의 자동 회전문 출구가 기억에 남는다.
파리의 미술관은 인기가 많아 입장할 때도 줄서서 기다리느라 지치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내가 예매하고 간 날은 대기가 그리 길지 않았다) 밖으로 나오는 데도 한참 걸렸던 오르세의 자동 회전문 출구.😫

자동 회전문은 한 칸에 2-3인 이상 들어가면 안 되고 문을 손으로 밀거나 하면 안 되는데, 다들 빨리 탈출하고 싶으니까 한 칸에 많은 인원이 들어가고 계속 문을 만져서 자꾸 회전이 멈춤. 한참이나 문은 멈춰서 사람들은 유리문 사이에 갇혔고 줄은 줄지 않았다. 회전문이 멈출 때마다 줄 선 사람들이 탄식이 흘러나옴 😅
'누가 출구까지 이런 문으로 만들어 놓은 거야?'하고 짜증이 나려던 무렵에 반대쪽 출구로 인도를 해줘서 그쪽으로 탈출. 

자주 이런 일 생길 것 같은데 문 안 바꾸나?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