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에서 먹은 자쟝미엔. 菌菇炸酱面
사실 자쟝미엔은 읽을 수 있었지만 앞의 "菌菇"은 못 읽고 그냥 시켰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버섯(중국어 발음 쥔구)'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먹기를 꺼리는 재료였으면 어쩌려고 읽지도 못한 한자가 들어간 음식을 시켰는지...🎃
이제 알리페이를 어느 정도 익숙하게 쓸 수 있게 되었는데도, 전날 상하이에서 갔던 유명 체인점 식당에선 이상하게 알리페이 주문이 계속 에러가 나서 ⛓️💥중국 대형 체인 식당들이 외국인에게 쓰는 방법 -> 종이 한 장으로 된 메뉴와 연필을 갖다준다 -> 내가 먹을 메뉴를 표시하면 음식을 갖다 주고 나중에 계산할 때까지 그 메뉴 종이는 주문서처럼 계속 나를 따라다녀서 결국 식당 나올 때 갖고 나오게 됨 -> 이 방식으로 했었다.
⬇️칭다오 북역에 붙어있는 이 작은 식당에서는 알리페이로 주문, 계산 다 함. 알리페이 결제 할인 0.4위엔 받아서 짜장면 한 그릇 19.6위엔. 내가 5년 전에 환전해 두었던 밸런스로 결제한 셈이라 한국돈으로는 3500원 정도.
중국은 맥도날드 같은 데에 가도 이제 키오스크는 한 대쯤 덩그러니 서 있고 거기서 주문하는 사람도 없다. 중국은 키오스크의 시대도 이미 끝남. 모두 저렇게 테이블에 붙어 있는 큐알코드를 읽어서 본인 폰으로 주문 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낭패인 주문 방식이지만, 써보면 써볼수록 이 방식이 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내가 밥 사줄 일도 없고, 내가 얻어먹어도 불편한 관계와 같이 식사를 하면서 서로 누가 돈을 낼까 옥신각신 하다 보면, 이 주문/결제 방식이 만사 편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테이블에 앉아도 각자 큐알코드 읽어서 각자 주문하면 되니까.
계속 번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알아듣지 못했고, 아무도 나타나지 않자 마침내 식당 아주머니가 메뉴 이름을 소리높여 외치셨다. "짜지앙미엔~~ 짜지앙미엔~~" 한국의 짜장면 발음과 거의 비슷해서 다행히 알아듣고 내 음식을 받아옴. 😁 zhá jiàng miàn - zha炸는 볶는 것, jiang酱은 소스를 의미한다.
보통은 테이블 번호에 따라서 주문이 들어가기 때문에 내 테이블로 음식을 갖다줄 줄 알았는데, 내 주문 화면 어디엔가 주문번호가 나와 있었나보다. 당연히 모국어가 아니니 그 지시사항이 눈에 들어왔을 리 만무. 이 식당은 번호를 부르면 직접 가지러 가는 방식이었다.
"중국에 짜장면이 있지만 한국식과 맛은 다르다"라는 말만 듣다가 처음으로 실제로 먹어보게 된 중국 짜장면.
일단 모양새는 비슷. 하지만 사실 소스 맛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이것도 이 나름대로의 맛은 있었는데, 나중에 먹다 보니 좀 질릴 정도로 좀 자극적이고 조미료 맛 같은!?!? 맛이었다. 아직 한 번 밖에 먹어보지 않았으니 중국 다른 지방이나 다른 식당의 짜장면은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
↗️1930년대 북경 배경 중국 드라마에, 짜장면을 시켜서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국에선 주 재료가 아닌 '당근'이 들어간 것 등등 여기도 모양새는 비슷.
6월에 칭다오에서 간단히 환승만 하고 인천에 오는 여정이었는데, 칭다오 공항 내부에서 그냥 머무르려고 했지만 인천행 체크인 카운터가 아직 열지 않아서 공항에서 갈 데가 없으니 예정에도 없이 그냥 칭다오 시내로 가는 지하철을 탔었다. 공항을 통과하는 지하철의 마지막 종착역이 "칭다오북역"이었는데, 다른 노선 갈아타고 더 멀리 가기도 왠지 불안해서 거기까지만 갔다 오기로 결정했는데 막상 내려 보니 칭다오 시내와 건물들... 이런 건 하나도 안 보이고 황량하기만 함. 😵
나중에 알아 보니, 칭다오 공항 내에 아주 저렴하게 짐을 맡아주는 곳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그냥 공항에서 나오는 바람에 짐을 끌고 다니느라 칭다오 북역 이상 더 벗어나보지 못한 게 좀 아쉽다. 사실 거기서 더 멀리 가기엔 혼자 지하철 타고 앉아 있기 너무 지루하기도 했고. (자오동공항 -> 칭다오북역 왕복 80여 분 소요)
밥만 먹고 칭다오 공항으로 돌아와서 출국 수속도 일찍 끝나고 2시간 이상 지루한 시간을 보냈는데, 사전에 공부를 좀 하고 갔으면 공항에 짐도 맡겨놓고 지하철도 좀 더 멀리 타고 나가서 시내 구경도 했을 텐데 좀 아쉬웠다. 하지만 그 항공권 자체가 잠들기 전 한밤중에 탑승 10여 시간 남기고 급하게 산 항공권이었기에 다음 여정에 대해 계획을 세울 시간도 별로 없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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