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or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으며, 모든 구마다 정말 많은 accor 호텔이 있는 파리에선 거의 무조건(?) accor앱을 켜서 accor 계열 숙소를 찾았지만, 중국 도시에선 IHG- Holiday Inn Express를 고르면 거의 실패하지 않음. 물론 2019년에 내가 가봤던 Home-inn이나 한팅호텔 그외에도 全季酒店, atour hotel같은, 시설 좋고 가격 매우 저렴한 중국계 호텔 체인도 많지만, 전세계적으로 통일된 관리/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글로벌 브랜드를 더 선호.
중국 몇몇 도시에 accor의 중저가 브랜드인 ibis도 몇 곳 남아있지만, 오래 전에 지어 대부분 낡아가고 있고 새로 지은 ibis는 거의 못봤다. 아마도 중국 토종 브랜드가 4-5만원대로 승부하는 저가 호텔 시장에 이비스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한 것 아닐까 짐작해 봄. 그래서인지 중국에서 accor는 최소 mercure이상의 브랜드에만 주력하는 듯 한데, IHG는 최근 많은 Holiday inn express를 열면서 공격적으로 중저가 시장 공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여행의 편리한 점의 하나 - 인구가 많은 만큼 호텔도 너무 너무 많고, 경쟁이 심해서 가격대가 크게 높지 않고, 미리 예약하든 당일 예약하든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도착 당일 오후 6시까지 취소 가능한 유연한 요금제도 저렴한 편.
크리스마스도 휴일이 아니고, 종교를 인정하는 나라도 아니므로 연말에 호텔 비용 올라가고 그런 일 없음. 그래서 작년 12월 초에 중국 多次입국 비자를 받아 두었을 때, 크리스마스에 상하이를 갈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다. 중국 여행 수요가 좀처럼 회복이 안 되던 시기라, 연말연시에도 10만원대 항공권도 많아서 어디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여행지였다. 하지만 결국 비자 만든 지 6개월이나 지난 6월 초에야 상하이에 발을 디디게 됨.
3일 연속 당일에 갈 숙소를 당일에 예약하는 여행을 하던 중이었는데, 상하이 숙소도 도착 당일 예약. 상하이 관광지에서는 좀 멀어서 저렴한 편이지만 (400위엔 미만), 내가 도착한 홍차오공항에서는 가까운 편이고 2024년 4월에 오픈해 "가장 새 것"인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창펑파크를 골랐다.
홍차오공항에서 가까운 푸퉈(普陀区)구에 있는 호텔이긴 했지만 지하철이 직선으로 뚫리지는 않아서, 좀 돌아가는 3개 노선을 타다 보니 50분 걸려서 호텔 앞 도착. 공항에서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로 선택한 호텔이었는데 당일 예약한 호텔이고 교통 수단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시간이 꽤 걸렸다.
지하로만 이동하다가 역 밖으로 나오니 여름 저녁 7시 반도 아직 안됐는데 하늘이 이미 까매져서 놀람. 상하이 위도가 서울보다 남쪽이라 해가 더 짧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 출구 밖으로 보이는 까만 하늘 |
한국에서는 여름으로 갈수록 해가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에는 무조건 낮이 길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늘 여름인 스리랑카에 살면서 알게 됐다. 위도가 낮은 나라는 낮이 매우 짧다는 것을. 적도에 가까운 스리랑카는 1년 내내 일정하게 6시 전에 해가 져서 밤이 꽤 길다. 처음 갔을 땐 분명 여름밤인데 해가 너무 일찍 져서 어색했었다. (장점: 여름에도 오후 7시면 야경을 볼 수 있다. 위도 높은 유럽 유명 도시의 경우 야경을 보기 위해 여름엔 10시-11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15호선 梅岭北路에서 내리면 6번 출구가 쇼핑몰과 바로 붙어 있다. '내일 밥 먹을 곳 많겠구나' 했지만, 암스테르담에서 2만보를 걷고 비행기 두 번 타고 날아온 곳이라, 피곤해서 쉬느라 결국 근처 구경은 하나도 못했다. 하지만 호텔이 쇼핑몰과 인접한 것이 굉장한 강점임에는 분명하다.
梅岭北路역 지하철 출구에서 호텔이 5분 정도 거리이긴 하나 입구 방향이 좀 헷갈리게 설계되어 있어서 빙 돌아서 입구에 들어감. 중국의 高德地图 앱에서 알려준 대로 갔지만 ...
나처럼 호텔 간판만 보면서 보라색 선처럼 쭉 길을 따라 오면 호텔 입구가 없어서 당황하게 된다. 입구는 사진에서 안 보이는 뒤쪽에 있기 때문에, 나처럼 건물만 보면서 끝까지 가는 게 아니라 중간에 보이는 골목에서 꺾어 들어가야 약간 더 빨리 호텔에 도착할 수 있다. 안내 표지판 하나 안 세워놓는 것도 이상해.
체크인을 하려니 말로만 듣던 중국의 '전혀 영어가 통하지 않는 인터내셔널 체인 호텔'이 바로 여기였다. 하지만 번역기로 대충 소통은 됨. 센스 있는 직원을 만나면 '외국인이 시도해보는 엉터리 중국어'를 알아듣고 본인도 쉬운 단어로만 천천히 말해주는데, 나를 체크인 해준 직원은 성조와 리듬이 엉망인ㅋㅋ 내 중국어를 중국어라고 받아들일 상상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았다.😁 엄청 당황하더니 그냥 번역기로 소통. 관광지와 멀어서 외국인이 많이 찾지 않는 호텔이라서 그럴 것 같기도 했다. 혼자 가끔 공부하는 내 중국어로는 소통은 어림도 없구나...하고 풀이 죽었는데, 다음날 만난 노련해보이는 다른 직원과는 아주 짧게나마 소통이 됐다.
유럽에서 호스텔 2박 숙박 끝에 유럽 호스텔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내 방'으로 올라오니 마음이 편해짐. 작년에 갔었던 션전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와 거의 동일한 설계와 가구 디자인이지만, 오픈한 지 두 달도 안 되어서 그런지 이 방이 약간 더 맘에 들었다. 요즘 아래 사진과 동일한 실내 디자인으로 중국 대도시마다 무지 많은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가 생기고 있다.
비록 전원을 연결해놓지 않았을 뿐 션전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엔 냉장고가 있었는데, 여기는 없었다는 것만 단점. 대신에 화장실엔 센서로 자동으로 물 내려가는 변기가 있어서 손을 대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IHG 회원이면 체크인 시에 음료수 한 캔을 받을 수 있고, 올해부터 엘리트 등급없이 ihg회원이기만 해도 레이트 체크아웃이 가능해져서 좋았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 많이 걸을 수 없는 데다가 꽤 피곤했는데 덕분에 오후가 될 때까지 푹 쉴 수 있었다. 상하이처럼 화려한 도시에 와서,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숙소의 침대에만 누워서 시간을 보낸 것은 좀 아깝긴 했지만 전날부터 24시간 이상 기내✈ 쪽잠 외에는 제대로 눕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하기도 했다.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의 최대 장점은 무료 조식인데, 내 신체가 유럽 시간에 이미 적응한 뒤라서 갑자기 유럽 시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밥을 먹으려니 좀 힘들었다. 열심히 음식을 퍼놓았는데 음료 가지러 간 사이에 거의 먹지 않은 상태였던 내 접시 다 치워 놓아서 황당. 직원이 일을 너무 열심히 해도 문제네. 😲 나중에 밖에 나가서 사먹기 귀찮으니 졸린 와중에도 어쨌든 꾸역꾸역 먹으려고 내려왔는데, 비몽사몽 간에 다시 음식을 담아올 생각을 하니 의지가 확 꺾임. 😭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춘 조식 뷔페 외에도 중국 호텔에는 항상 국물 있는 면이 있어서 좋다. 그런데 션전의 호텔들에 비해서는 국물이 더 슴슴하고 맛이 없네. 뭔가 양념을 많이 넣어야 하나봐.
이제 일방적으로 송출되는 TV 방송을 보는 시대는 끝났다고는 하지만, 이것저것 눌러봐도 화면이 중국의 OTT에만 맞춰져 있어서 당황.
아, 이것이 2024년에 개관한 진정한 '요즘' 호텔인 것인가? 하고 생각함. 하지만 나중에 타인의 후기에서 중국 TV 방송국 채널을 시청하고 있는 사진을 보았기에, 내가 TV 작동법을 몰랐던 것으로 결론. 뭐 그래도 궁금했었던 중국의 최신 드라마의 첫 에피소드 2개가 무료 공개 되어있어서 졸면서 보긴 했다. 5문장은 알아들었나 몰라.🙂↔️
체크아웃할 때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 와서 숙박 어땠냐고 물어볼 때 대답은 good 정도로 했지만, '여태 머물러 본 holiday inn express 중에 가장 좋았어요'라고 말할 뻔 했을 정도로 가격 대비 최상이었던 숙박. 하지만 아마도 상하이에서 가장 최신의 IHG 호텔이어서 그랬을 것이고, 또 다음에 새로 개관한 호텔에 가면 거기가 제일 좋았다는 생각이 들겠지.
나는 그저 홍차오 공항에 도착한 뒤 빨리 가서 잠을 잘 숙소로 고른 곳이었지만, 와이탄 쪽 난징동루까지는 대중교통으로 40분 정도 걸리는 위치이므로 관광이 주목적인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움. 이 호텔의 이름을 제공한 인공호수공원 창펑파크조차 호텔에서 지하철역 2정거장, 도보 35분 떨어진 곳이라 그만큼 주위에는 볼 만한 것이 거의 없고 이름을 따올 랜드마크도 없는, 아파트만 많은 주거 지역에 호텔이 있는 거라고 봐야 한다. 주거 지역이었던 곳에 새로운 쇼핑몰과 고층 건물이 생기면서 호텔도 새로 문을 연 듯하다.
단, 상하이의 여러 기차역 중에 서역(西站)과 지하철 2정거장 거리이므로, 그 역을 이용해서 이동할 일이 있을 때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듯 했다.
* 장점
- 2024년 6월 기준, 상하이에서 가장 최근에 개관한 홀리데이인에 속하는 곳으로, 깨끗하고 방이 넓다.
- 가격대에 비해 조식 괜찮음
* 단점
- 주위에는 딱히 아무 것도 없어서, 그냥 잠만 자는 곳
- 입구가 대로 뒷편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음
-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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