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照壁西顺街 399号
원래 작년에 션전에서 방문해보려고 했던 Even 호텔. 예약까지 해두었지만 아무래도 지하철역과 너무 멀어 션전의 더운 날씨에 이동이 힘들 것 같아 취소했었다. 이번 청두 여행에서도 몇몇 호텔들을 저울질하다가, 시내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평점이 거의 만점에 수렴하는 金牛(진니우) Even 호텔을 최종 선택했다.
도시 북서쪽에 있는 호텔이라 청두북역/서역에서 더 가깝지만 충칭에서 출발하는 고속기차는 청두东역에 도착한다. 청두 동역에서 서울 2호선 같은 순환선인 7호선을 시계 반대방향으로(外还) 타면 31분 후 차디엔쯔(茶店子站)역 도착. C출구에서 호텔까지 도보 5분 소요되는데 쇼핑몰 건물 뒤로 빙 돌아가면 입구가 나온다.
차디엔쯔역은 2018년말 문을 연 西宸天街(시천톈지에)라는 커다란 쇼핑몰과 붙어 있고, Even hotel은 그 쇼핑몰의 상층부 건물에 입주해 2022년 6월 30일 오픈했다. 쇼핑몰과 호텔의 주소가 같다. 4층에서 호텔과 쇼핑몰이 연결되어 있어 쇼핑하거나 식사를 하러 가기에 편하다.
지리에 익숙해지면 쇼핑몰 지하를 통해서도 지하철역으로 갈 수 있는데...비를 맞지 않아도 된다거나 무더위를 피한다 뿐이지, 워낙 규모가 큰 쇼핑몰이라서 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아니고 비슷하게 걸렸다.
사실 위 사진을 보고 난 뒤에 호텔에 갔는데도 그리 고층 건물이라고 생각 못하고 왔는데, 호텔 로비는 33층, 배정받은 방은 32층이어서 깜짝 놀람.😳 엘리베이터는 입구에서 층수를 누르면 자동으로 내가 타고 갈 엘리베이터가 지정되는 시스템으로, 일단 로비가 있는 33층은 키 카드가 없어도 접근할 수 있다. 객실이 있는 층은 엘리베이터를 타기에 앞서 키 카드를 댄 뒤에 층수를 눌러 엘리베이터를 호출해야 한다.
영어가 통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번역기로 소통하며 너무 친절했던 여리여리 직원에게 체크인을 마치고 내 방으로 올라옴.
기본 방 넓이가 40m²로 (코트야드 판교에서 가장 큰 방인 주니어 스위트가 42m²) 여유롭게 편안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차분한 배색으로 방이 디자인 되어 있지만, 화장실 벽은 빨간색으로 강조를 해서 산뜻했다. 영업 개시한 지 2년이 되었지만 크게 낡은 느낌은 아직 없다.
"건강하고 균형잡힌 삶"이 모토인 듯한 Even 호텔.
이븐 호텔은 어느 도시든 방에 이런 운동 기구가 놓여 있는 게 특징이며, 티비 채널 하나를 할애해서 운동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 물병 하나도 제공.
방마다 이런 시설이 있고 추가로 로비 층에도 피트니스 룸이 따로 있다.
코인 세탁실이 아니고 방문객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세탁실, 나도 비 맞아서 엉망이 된 바지를 처음으로 호텔에서 세탁해봤다. 말끔하게 깨끗해져서 나옴. 이렇게 편한 줄 모르고 처음엔 방에서 손빨래하고 있었네 ㅎㅎㅎ 하지만 둘째날에는 이 세탁기만 믿고 방치해 둔 하얀 바지를 저녁 늦게 가서 세탁기에 넣었더니, 빗물 얼룩이 그대로인 채로 나왔다. 🤐 아무래도 첫날은 손빨래 해뒀던 것을 세탁기에 넣었기에 효과가 있었나봐.
방에 이런 안내도 있는데, 큐알코드를 통해 컵라면이나 필요 물품 주문을 하면 24시간 로봇이 배달해준다.
좋은 시설에 비해 이 호텔은 크게 인기있지는 않아 보였는데, 주위가 그저 아파트와 쇼핑몰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전망은 공사장 뷰.
공사장에서 아주 큰 소음은 없는 것 같았지만 32층 방이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도로 소음도 큰 편이었고 공항에서 가까운 것 같지 않은데도 주기적으로 비행기 소음이 있는 것도 신기했다. 신공항인 톈푸공항에서는 아예 멀고 双流国际机场 솽류공항이 30-40분 거리이긴 하나, 그 공항은 시내 남쪽이라 그렇게 가까운 것 같지도 않던데...
그래서 다음날 아침, 큰 도로 반대편 아파트 단지 쪽으로 방을 바꾸었다. 32층에서 ↘️새로 배정받은 27층으로 내려와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휴게 공간과 커피 메이커랑 차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 층이 등급이 더 높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로비에서 가장 먼 층이기 때문에 설치해 둔 건지는 모르겠음. 새로 옮긴 방은 예전 방과 크기는 비슷했지만 어제 방에는 냉장고가 비어 있었는데 새로 옮긴 방에는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음료가 모두 무료인 걸로 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해준 것 같았다.
사실 북서쪽에 치우친 이 호텔의 위치를 지도에서 보면 시내에서 좀 먼 느낌이다. 청두 동역에서 호텔 앞 茶店子역까지 순환선 지하철로 31분 걸렸는데, 서울로 생각하면 2호선 시청역에서 신림이나 잠실새내역까지가 31분 거리. 하지만 호텔 근처에서 지하철/버스를 타면 여러 관광지와 생각보다 쉽게 연결 됐다. 호텔 앞에 있는 작은 공원을 가로 질러 정류장으로 가서 4번 버스를 타면 점점 화려해지는 시내 모습을 보며 Taikooli(太古里) 바로 근처에 내릴 수 있고, 214번 버스를 타면 낡은 아파트 단지 등을 구경하며 두보초당 근처에 접근할 수 있다. 시내의 유명한 쇼핑 거리인 춘시루(春熙路)역 까지는 지하철로 20분 정도 소요됨. 청두 판다 기지도 시내 북쪽에 있기 때문에, 판다기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3호선 熊猫大道(熊猫基地南大门)역에는 2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10여 분 이상 더 들어가야 하지만 거리/역 이름 자체가 熊猫(숑마오): 판다대로인 게 놀라웠다.😊 🐼
혹시 다음에 다시 청두에 가게 된다면 춘시루나 무후사 등 관광지에 아예 근접한 호텔에 머물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븐 호텔의 위치도 괜찮았다. 지하에 수퍼마켓도 있는 거대 쇼핑몰 뿐만 아니라 차디엔쯔역 3번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패밀리마트 편의점이 보였고 호텔로 오는 길에 저렴한 식당과 군것질 거리도 많이 보여서 좋았다. 이 거리 식당에서 사먹은 면 요리들 다 맛있었고, 쇼핑몰 스시집에서 포장해와서 먹은 스시 세트도 깔끔했다.
어쩌면 청두에 여러 번 와서 시내 관광이 중요치 않은 사람 등등이 편안한 "쉼"의 의미로 머물면 더 좋을 듯한 ... 여유와 휴식 공간이 넘치는 푸릇푸릇한 호텔이었지만, 나는 청두 초행길이었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방 안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특색이 없는 여러 호텔들에 비해 Even hotel은 고유한 이미지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호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도 모두 부드러운 태도와 함께 친절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특히 서울에 even。브랜드가 들어오기 힘든 이유는 저렇게 운동 기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5m² 넓이 이상의 방 기본 크기가 되면 좋은데, 서울에서 저 정도 기본 방 크기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일 듯 하다. 하지만 비교적 방이 넓다는 중국의 even 호텔 중에도, 방에 형식적으로 gym ball 정도는 놓여 있지만 운동할 공간은 충분치 않아 보이는 곳도 있었다. 청두 이븐 호텔은 대형 거울과 함께 너무 넓은 공간이 방에 남아 있어서 왠지 운동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그래서 even hotel이 진짜 이븐 호텔다운, 청두 이븐에 가볼 수 있었던 게 다행으로 느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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