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 yummy hill 호스텔 重庆吃山文化青年旅店



民族路 18號 新重庆公寓 9層
9th Floor, New Chongqing Apartment, No.18 Minzu Road, Yuzhong District.


여러 관광지 가까이에 자리한 호스텔. 吃山을 번역해 yummy hill이라는 영어 이름을 붙인 것도 좀 웃기고 문화청년旅店..뭔가 이름이 거창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길을 알려주려던 중국 학생들이 吃山文化青年...읽다가 자기들끼리 피식 웃는 걸로 봐서는 중국어로도 좀 웃긴 이름이긴 한 듯.

도대체 중국 숙소들은 비밀 영업을 하는 건지 아무 표지판이 없는데 다들 어떻게 찾아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小什子역(처음에 난 샤오션즈 역이라고 읽었는데 什에 shi 발음도 있어서 샤오스즈 역이라고 읽어야 했다) 9번 출구에서 무척 가깝다고 하는데 당최 아무런 안내가 없었다. 몇몇 다른 숙소들 간판은 있는데 吃山은 안 보여서, 건물 바로 앞에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던 중국 사람들도 '9층'이라는 걸 알아낸 것 외에는 도와주지 못함. 






나는 다른 사이트에서 예약했지만 위 지도는 booking.com에 나오는 지도인데, 위 지도에서도 위치가 애매하게 표시되어 있음. 저쪽 건물 아니고 이쪽 건물임. 몇몇 숙소의 간판이 붙어 있다고 해서 나처럼 저쪽 건물 앞에서 헤매지 말고 9번 출구로 나와서 가장 가까운 건물의 입구로 눈치껏 찾아 들어가서 9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보통의 주거 시설에서 호스텔 영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주민, 배달기사 포함 엘리베이터 이용객들은 항상 많은 편. 



여기가 입구. 우리가 생각하는 '아파트'를 중국에서는 公寓라고 한다.




BOOKING.COM 후기를 보면 영어권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했던데 어떻게 아무 표시도 없는 입구, 위치 표시가 틀린 저 지도를 보고 문제 없이 이 호스텔을 찾아오지?!?! 대체 나만 헤매다니는 건지 후기에서 표지판 부재를 지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게 신기하다. 나만 바보인가봐. 🤧 하지만 여기 말고 다른 숙소 후기에서도 입구를 찾아 헤맨 한국 사람이 '절대 단독 건물에서 영업하는 호텔만 예약할 것'이라고 주의 사항을 남긴 걸로 봐서는, 한 건물에 여러 업체가 입주한 숙소를 찾아들어가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긴 한가보다.

이 날이 충칭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고 다음날 일찍 공항에 가야 하기 때문에 원래는 이 吃山hostel 2호점의 도미토리를 예약했었다. 하지만 중국 도착 다음날 새벽에 부스럭부스럭 짐을 꺼내고 가방 열고 닫고 왔다 갔다 하는 내 모습을 깨닫고는, 공항에 일찍 나가기 위해 부스럭거리는 것은 도미토리에선 나도 불편하지만 타인에게도 민폐가 된다고 생각해서 예약을 취소하고 吃山 1호점의 더블룸으로 예약을 바꿨다. 







9층 호스텔 입구에 도착하니, 호텔 직원보다 더 자유자재로 영어를 구사하는 듯한 직원이 밝은 태도로 체크인을 해줬다. 한국인은 중국인과 달리 뜨거운 물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던 직원 :) 리셉션 근처에 호스텔 특유의 공용 공간이나 주방,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되어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소극적임 ㅎㅎ. 그저 예산을 낮추기 위해 호스텔을 이용하는 사람.

이 호스텔에는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고양이 애호가에게는 좋고, 알러지 있는 사람에게는 피해야 할 곳이겠지.

더블룸에는 모히또, 롱아일랜드아이스티 등 칵테일 이름이 붙어 있는데, 방 사진을 보고 내가 모히또 룸을 골랐다. 🍹






할인 받아서 4만 원 정도의 방인데, 디자인도 귀엽고 나름의 베란다 느낌 공간까지 있다. 침대 양옆으로 usb 포트도 있는데 충전이 무척 느리기는 했다. 탁자 공간에서는 partial river view(?)를 즐기며 뭔가를 먹기에도 좋았다.






호스텔 가격대나 방 크기에 비해 굉장히 큰 TV가 있다. 오전에 공항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잠이 잘 오지 않아서 티비를 켜봤으나 회원제 ott 재생만 되는 듯. 몇몇 드라마의 초반 1,2 회는 무료 시청 가능해서 틀어봤는데 한글 자막이 없으니 재미가 없음. 😜


trip.com에 의하면 이 호스텔은 2020년에 생긴 곳이라고 하는데, 화장실이 좀 낡은 게 단점이었고 샤워 커튼에서 습한 냄새가 나는 게 가장 불편했던 점이다. 욕실에 습한 냄새를 가둬두지 않기 위해 항상 욕실 문을 열어 놨었는데, 그러면 침실 쪽에서도 샤워 커튼의 안 좋은 냄새가 은은하게 느껴질 정도. 샤워할 때 이 커튼이 젖어드는 게 싫어서 펼치지 않고 샤워했는데.. 호스텔 측에서 아예 걷어버리는 건 어떨지. 






사진 속 호스텔 9층 출입문 우측으로는 야외 공간도 있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처음에는 입구 찾기 어려웠어도, 일단 위치를 파악하고 나면 여기가 충칭 여행하기에 얼마나 좋은 장소인지, 왜 평점이 높은 숙소인지 곧바로 알게 된다.

홍야동 입구 도보 6분 , 해방비 보행자 거리 도보 10분, 래플스시티 도보 12분, 대한민국 임시정부 버스+도보 조합으로 20분 내 도착 가능 등등. 화장실 커튼 냄새에 대한 상상🙄만 빼면 충칭으로 다시 간다고 할 때 첫날 숙소로 떠올릴 만큼 도시와 만나기에 좋은 위치였다.

체크아웃 할 때는 물 한 병을 건네 주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 나는 공항으로 가는 길이라 비행기 타려면 반입이 안 되기에 다른 데서 물병을 처분했지만, 더운 여름이거나 여행이 계속 되는 길이었다면 꽤 유용한 선물일 거였다.

공항 갈 때는 호스텔에서 나와서 지하철로 도보 포함 50분 정도면 공항에 도착했다. (비용 5위엔) 지하철 9번 출구가 호스텔 바로 앞에 있기는 하지만 내려가는 방향은 계단만 있으므로, 짐이 무거울 경우 9번 출구에서 왼쪽에 건물을 끼고 쭉 직진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된다. 





번쩍번쩍 충칭에서 가장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 장소들의 건너편인 호스텔 건물 바로 앞 풍경. 그런데 낮에는 왜 그렇게 입구를 찾기 힘들었던 거니... 돌이켜 보면 지하철 출구에서 가까운 호텔일수록 오히려 더 헤맸던 듯 하다. 너무 가까우니 알아서 잘 찾아오겠지, 하고 안내가 불친절해져서 그런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