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도 여름도 더워




오늘 새벽에 윔블던 중계 보는데, 관중석에서 관중이 쓰러졌다. 이제 지구는 점점 더워진다고 하는데, 올해 유럽도 엄청 더워서 탈진이 많이 나오는 듯하다. 올해 중계 자주 보지 않았는데도 관중 탈진으로 경기 중단되는 거 세 번 정도 봤다. 그런데 날씨 앱으로 런던 현재 기온 체크해 보니 29도.

내가 경험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35도를 견디고 있는데 29도에서 탈진한다고?' 이럴 텐데, 2014년에 윔블던에서 29도 햇살이 너무 따가운 걸 느끼고 와서, 사람들이 왜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알 것 같다.



2014년, 내가 처음 갔던 유럽.
처음 며칠 간은 비 왔다가 해도 떴다가 다시 비 왔다가... 전형적인 영국 날씨였지만, 어느 하루는 해가 쨍쨍하게 떴길래 소매 없는 원피스 입고 아무 생각없이 윔블던 보러 감.

대회 2주차 메인 코트 단식 경기는 잘 하는 선수들만 남아서 박진감이 넘치지만, 그외 코트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기없는 복식 경기가 배정되어 입장이 널널하다. Ground pass 만 구입해도 이런 복식 경기가 벌어지는 코트에는 어디든 입장 가능.





지금 보니 코트 거의 텅 비어있네. 단식 경기 입장권은 없어서 못 구하는데...
유럽 햇살(?)에 거의 지식이 없던 나는, 기온도 별로 안 높은데 뭐... 하고 아무 대책없이 햇볕이 내리쬐는 자리에 앉았다. 모자도 없고, 썬스크린도 안 발랐고, 민소매에다가...

결국 경기를 보기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지쳐서 나가떨어짐. 너무 힘들어서 그냥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팔이 빨갛게 익어있음.
호텔로 돌아와 tv를 켜보니 29도인데 이번 여름 최고 기온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런던은 여름 기온이 그렇게 높진 않은가봐. 

하지만 29도라도 햇살 너무 따갑고 관중석에서 차양막없이는 견디기 힘든 거 실감했다. 나도 정신이 노곤노곤해질 정도였는데... 나이 드신 분들은 실신할 법하다.



다음날 보니 손등이 완전히 탔다. ㅎㅎ
진짜 무방비로 테니스를 본 결과.
앞으로는 다른 나라 기온이 29도라고 '그게 여름이냐? 33도는 넘어야지'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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