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3월 리츠 칼튼 톈진.
2019년에 혼자 다녀온 뒤 블로그에 남긴 글을 보면 '엄마가 좋아하실 곳' 이라고 써놨던데, 저번에 실제로 모시고 갔더니 정말정말 좋아하심. 여태까지 머문 호텔 중에 제일 맘에 들었다고.
엄마를 모시고 간 만큼, club floor에 머물렀는데 아침 점심 애프터눈티 저녁을 클럽 라운지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
클럽 라운지에서 점심을 제공하는 일부 호텔 중에, 1박을 하는 숙박객이 점심을 먹으려 하면 "점심 식사는 연박을 하는 손님을 위해 제공하는 것이다. 1박 고객은 해당 사항이 없다" 라고 하는 곳도 있다던데 (호텔 체크인 시간이 보통 오후 2시 - 다음날 12시 체크아웃이므로, 엄밀히 따지면 12시 - 2시 점심은 호텔 1박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 시간) 리츠 칼튼 톈진은 그런 거 상관 없이 클럽층을 예약했을 경우 1박 고객도 점심부터 다 챙겨먹을 수 있다.
점심 식사 후 산책 좀 하고 다시 애프터눈티를 위해 돌아옴.
리츠 칼튼 톈진 주변은 옛 영국 조계지 지역으로 옛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산책하기 좋다.
늘 혼자 여행 다니다가, 엄마랑 같이 오니 이런 사진도 찍히는구만.
그런데, 전략 실패(?)
이미 점심 식사와 3단 트레이 간식을 다 소화한 뒤라...
칵테일, 맥주, 와인 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저녁 시간까지도 배가 안 꺼져서 정작 저녁을 많이 먹을 수가 없었다. 애프터눈티와 저녁 식사 사이에 수영까지 하고 왔음에도. 🤧
메뉴 구성은 저녁 식사 시간이 가장 맘에 들었는데 얼마 먹지도 못함. 술도 별로 못 마시고...
리츠 칼튼 톈진은 갔을 때마다 내 기억에도 진하게 남는 곳이라, 언젠가 다시 가고 싶은데... 그때는 애프터눈티를 생략해야겠다. 그래야 저녁에 술도 좀 마시고 안주도 많이 먹지.
사실 호텔 라운지... 몇몇 가봐도 음식 맛이 아주 뛰어나다고 느낀 곳은 없지만, 리츠 칼튼 톈진은 가정집 부엌 같은 라운지를 가지고 있어서 맘에 들었다. 나는 호텔같지 않고 집같은 호텔을 좋아하나봐.
이것은 점심 시간 때 사진으로, 저녁 때는 좀 더 요리 가짓수가 많고 가운데에 요리사 두 분이 서서 즉석 요리를 해준다. 배불러서 그것도 못 가져다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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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리츠 칼튼 톈진에서 기억에 남았던 일 중의 하나.
내가 이 호텔에 머무르던 날, 스리랑카에선 부활절 예배를 드리던 교회 & 특급 호텔 등을 노린 동시 다발 폭탄 테러가 일어나 많은 사상자가 생겼다. 웬만한 중국 호텔 티비 채널에는 CNN BBC 등이 없는데, 마침 외국계 호텔에 머무르고 있어서 국제 뉴스를 계속 볼 수 있었다.
내가 스리랑카에 살았던 시절, 늘 검문 검색이 많았고 호텔 등에 차를 타고 들어가려면 경찰들이 거울같은 반사경을 붙인 기기로 차 밑까지 꼼꼼하게 다 검사하고 들여보내 줬었다. 그렇게 검문 검색을 해도 내가 살던 2년 동안 끊임없이 폭탄 테러가 있기는 했지만, 내전도 종식되었고 10년이 지나 그렇게 큰 사상자가 난 테러가 다시 생길 줄은 몰랐다.
중국은 원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차단해서 접속이 어려웠지만 당시에 스리랑카 정부도 소셜 미디어를 일시적으로 막아서 제자들 소식을 알 수 없었던 게 기억난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내가 가진 사진첩을 찾아 보니 당시 테러 공격의 대상이 되었던 콜롬보 시내의 한 교회를 찍어둔 사진이 있었다. 당시에 구글, 페이스북 접속이 어려운 중국에 있었으니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았었다. 만약 인터넷 사용이 쉬운 곳에 있었으면 그때 기분에 휩쓸려 내가 갔던 그 교회 사진을 올리면서 '추억 속의 이 곳이 그렇게 파괴되다니...모든 분들 RIP' 이런 류의 쓸데없는 글을 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 사고가 일어났을 때 볼 수 있는, 가장 무의미한 글 종류. 추모인지 경험 자랑인지 모호한...
그래서 당시에 소셜 미디어 접속을 못 했던 게 차라리 나았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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