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테니스 중계 보다가..
'어? 나 2년 전에 저 각도랑 비슷한 자리에 앉았었는데 난 왜 저렇게 멋진 광경을 못 봤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롤랑가로스 입장권 구입은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의 좌석을 얻기는 어렵고, 보통은 자동 배정 혹은 남는 자리가 나오면 어디든 잽싸게 잡아야 한다.(물론 200만원쯤 쓰면 코트에서 가까운 자리 앉겠지)
그렇게 잡은 자리는 항상 베이스라인 뒤편 이었는데, 유일하게 사이드라인 쪽에 앉았던 날.
그렇구나.
저 날 비가 왔었지. 그래서 지붕 덮어서 하늘 못 본 거였군.
내 자리는 가장 끝자리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메인 코트 밖 바깥 풍경이 보였다. 내가 보려던 경기 시작 전에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동안은 방수포를 덮어서 보호하고 있는 바깥의 작은 코트들.
2022년에 작은 코트 쪽에 앉아서 메인 코트 쪽을 찍어 둔 사진인데, 2024년에는 저 보라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계단 바로 옆 끝 좌석에 앉아서 경기를 본 셈.
경기 끝나고 나오니 전혀 비가 오고 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경기 진행 중에는 비가 그쳐도 지붕을 다시 열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저렇게 꼭대기에 가까운 자리에서 하늘을 보면서 경기도 볼 기회를 놓쳤다. 이쪽 자리에 내가 앉고 싶다고 해서 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리가 나야만 예매할 수 있는 자리인데.
솔직히 자리가 너무 끝이라서 경기 집중이 어렵다는 것도 깨닫게 해준 자리인데, 멋진 하늘 풍경이라고 봤으면 덜 슬펐을 뻔.
경기 후 지붕 덮은 센터 코트를 빠져 나왔더니 이미 비는 그쳐서, 야외에서는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전광판으로 경기를 보고 있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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