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nt Julia and the Scriptwriter


원제 La tía Julia y el Escribidor

2010 노벨 문학상 수상자 Mario Vargas Llosa의 1977년 작품.
2004년에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기억이 안 난다) 이 책을 사서 여름 동안 읽었다.
6월 7일에 구입한 것으로 교보문고 도장이 찍혀있는데, 책을 다 읽은 것은 8월 6일로 되어있다.
스페인어 작품을 영어로 읽는다는 게 이상하지만 뭐, 한국어로는 두 권으로 번역되어있는 책인데 영어판은 한 권만 사면 되니까^^


책 뒤 서평에
"Funny, extravagant....a wonderfully comic novel..."
"A bedazzlement of entertainment"
뭐 이런 식으로 써있었는데, 2004년에 읽을 때는 한 챕터만 빼고 거의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나의 영어 실력에 절망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던 소설이다.
남들이 느끼는 재미를 내 실력으로는 아직 느낄 수 없구나...하는 생각에.

6년 넘게 지나고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약간의 재미도 느꼈고, 스토리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 모르는 단어라고 줄쳐놓은 단어 중에 이제는 잘 알게 된 단어도 있어서 조금은 뿌듯했다. 하지만 진짜로 나이들고 나니 단어가 잘 안 외워진다. 맨날 똑같은 단어 백 번씩 사전을 찾고 있다.


굳이 노벨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라고 애써 찾아 읽지는 않아도 될, 뭐 그런 작품.
주인공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18세 페루 청년이 볼리비아에서 이혼하고 돌아온 여성과 결혼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인데...(한국어판 제목 :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개인적으로 놀라운 것은
분명 2004년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이 여성 Julia를 "산전수전 다 겪은 아줌마"로 인지했었다는 거다. 나보다 인생 경험이 많은.
그런데 2011년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이 책 속에서 이 여성은 32세다. 이젠 나보다 어리다;;;;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음에 깜짝 놀란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은 구절.

"....love based on the purely physical lasted only a short time. Once the novelty had disappeared, as routine set in, sexual attraction gradually diminished and finally died ( in the case of the man especailly), and the couple could then survive only if there were attractions between them: spiritual, intellectual, moral...."
(p.171)

육체적인 매력은 쉽게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되니
커플 사이에 정신적, 지적, 도덕적 매력이 있어야만 오래 갈 수 있다는 얘기..
"부부가 사랑으로 사냐? 정으로 살지!" 이런 말보다 훨씬 멋있는 거 같다.
특히 나 "지적 매력" 이런 거 좋아함 :)


그리고
"I told him I wouldn't ask him how life had treated him since one look at him sufficed to show that it had treated him very well" (p.362)
표현이 독특하다. 내 실력으로 직역하면 느낌이 사라질 것 같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삶이 당신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는...단번에 삶이 그를 매우 잘 대접했다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가끔 86년생 가수 보아의 표정을 보면 "신산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냥 얼굴을 봤을 때 '신산'이라는 단어가 나도 모르게 떠올라, 이게 이렇게 쓰는 거 맞나? 해서 사전 다시 찾아보았을 정도로...평소에 내가 쓰는 단어도 아닌데.
How life has treated her?...
그냥 그 얼굴에서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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