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열우물 테니스 경기장 - 막 지은 경기장







'지금 막' 지은 경기장이 아닙니다.
'되는대로 막' 지은 경기장.
아시안 게임을 위해, 인천에 새로 들어선 열우물 테니스장.
centre court - show court 외에 여러 면의 코트도 동시에 지어져
이제 인천에서도 제법 큰 규모의 테니스 대회를 열 수 있게 되었구나..하는 기대감과 함께 방문.




show court에서 12시부터 벌어진 정현-임용규 선수의 복식 경기.
1세트는 6-0으로 가볍게 끝내고, 2세트에는 약간 고전했으나 그래도 예상보다는 쉽게 세트 스코어 2-0으로 승리.
show court는 이렇게 사진에서 보이는 측면에만 좌석이 있고, 선수 정면 쪽에는 좌석이 없다. 조금 아쉬운 좌석 배치.
중계 화면이 선수 정면을 보여주듯이, 테니스 관람할 때도 정면이 좀 더 보기 편한데.




참고로... 사이드보다는 베이스라인 뒤쪽에 훨씬 많은 관람석을 배치한 윔블던 코트18.
사진에는 별로 안 나왔지만 측면에는 관람석이 몇 줄 안 된다.
show court도 4면 모두에 관람석을 배치할 여건이 안 되었다면 차라리 이렇게 지었어야 한다.





내 주위에 대만 친구들도 좀 있고, 실제로 몇 번 본 적도 있어서 왠지 친근한 루옌쉰 선수를 응원하러 센터 코트 입장.


엔드 체인지 시간이 짧아서, 선수들 경기 방해를 하지 않기 위해 일단 되는 대로 가까운 자리에 앉음.





헉!
이게 뭐야. 경기하는 선수 움직임이 안 보여.
이 경기장에는 시야를 가리는 구조물이 너무 많다. 표를 사서 들어오면 아무데나 앉아도 되는 자유석 시스템이지만, 대체 이 자리는 어쩌라는 말인가.


물론 오늘처럼 자리가 널널한 날에는 시선에 방해물이 없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되는 일이지만, 아무 생각없이 이렇게 좌석을 설계한 것은 심했다. 혹시라도 언젠가 테니스가 인기가 생겨서 자리가 꽉꽉 들어차는.... 그런 일은 없으리라는 예상을 하고 지은 경기장인가? 열우물 테니스경기장은 '만원 관중은 꿈도 꾸지마. 그런 일은 없을 테니 잘 안 보이면 그냥 뒷줄 가서 앉아' 라고 작정하고 지은 경기장인 듯.



두어 줄 더 올라가서 앉아봐도 여전히 시야를 가리는 경기장 구조.


다음 엔드 체인지 때, 그늘도 있고 경기를 보기에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동.
그래도 여긴 좀 낫군.
하지만 베이스라인 뒤쪽에 관람석 수가 너무 적다. 역시 테니스를 본 적 없는 사람들의 설계.
세계의 이름난 테니스코트 어디를 봐도 관람석을 이렇게 배치한 경기장은 드물다.






경기를 보다보니, 언제나 동생과 투어를 함께 하는 매니저? 루옌쉰의 형도 보인다. (하얀색 상의) 우연히 선수 가족 근처에 앉게 되니, 의외로 루옌쉰이 경기 도중에 자신의 코치 박스와 자주 시선을 교환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 굉장히 소심해보였던 이 형님도 꽤나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하는 것도 봤다.

루옌쉰의 형님은 약간 어리바리한 측면이 있는데, 내가 서울 챌린저 대회 자원봉사를 했을 때 작은 사고를 잘 치던 분이었다. 하루는 라커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오고, 하루는 셔틀버스에 전화기를 놓고 내렸다고 오고... 전화기 너머 그의 대만 억양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 정말 진땀 흘리며 전화기를 찾아준 기억이 있다. 그래도 정말 동생을 위해 헌신하는 분이라는 분위기가 팍팍 풍긴다. 그 외에 다른 것은 관심 없어 보임.

어제 정현 선수를 단식에서 꺾고 올라온 랭킹 300위권 인도의 Singh 선수도 세계 43위 루옌쉰을 위협하며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래도 랭킹 100위권대인 정현이 Singh에게 왜 졌는지 이해가 갈 정도의 경기력. Singh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윔블던 8강 경력의 루옌쉰을 상대하기에는 마지막 한 조각이 부족해서 경기는 2세트 만에 루옌쉰의 승리로 끝났다.



센터코트와 쇼코트를 나와서
다른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코트 5,6,7,8로 가려고 해도 전혀 안내가 없었다.
(코트 5,6,7,8로 가기 위해서는 show court 입구 양쪽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가야 한다. 입장권 없는 사람이 5,6,7,8 코트에 접근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동선이지만 너무 불편했다 ㅠ.ㅠ 제대로 안내되어 있지도 않고.)

새로 만들어진 테니스 경기장에 기대를 안고 갔던 인천행.
실망만 많이 했다.
다만
화장실은 아직은 아주 깨끗했고
동암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버스정류장 쪽에서 열우물 경기장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출발한다. (아시안 게임 기간 동안 매시 정각과 30분에 운행)


아휴...
경기장 짓는 김에, 관객의 시각에서 잘 보이게 좀 더 잘 짓지.
그냥 무늬만 테니스경기장을 만들어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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