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제일 붐비는 Hartsfield-Jackson Atlanta International Airport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Atlanta공항.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항이라고 한다.
항공기 발착 수도 시카고 오헤어 공항과 함께 세계 1, 2위를 다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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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게이트가 수십개씩 배치된 국내선 concourse가 6개나 있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은 무식한(?) 설계.(그래, 이 공항을 설계할 때 쯤에는 오사마 빈 라덴이 그렇게 끔찍한 항공 테러를 사주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도 못 했겠지.)
국내선 보안 검사는 맨앞의 터미널 T에서만 받게 되어있다. (건물도 T 모양으로 생겼네)
T에서 몰아서 받고 concourse a b c d e로 넘어간다.

터미널마다 보안 검사를 분산하게 설계해놨으면 줄을 그나마 덜 서게 되는데, 이건 뭔지 :(
말로만 듣던 '월요일 아침'의 대혼잡을 50여 분 가까이 줄 서면서 몸소 체험해야 했다.



9월의 마지막 월요일 새벽, 구불구불 늘어선 줄에서 기다리던 어떤 시점에,
공항 직원이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었던지 줄을 두 줄로 늘리기 위해 몇 명을 앞으로 오라고 불렀다.

사실 이런 때에는 보통 나는 안 움직이는데
엄마, 언니가 후다닥 움직이는 사람들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줄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원성을 사면서 이 줄은 끊겼고, 후다닥 뛰던 사람들 보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했다.

우리는 오도가도 못하는 미아 신세가 됐다.
예전 줄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니, 미국인들이 고함을 지르며 맨뒤에 가서 다시 줄을 서라고 난리였다. 월요일 아침의 긴 줄에 다들 까칠해져 있는 상황. 맨 뒤로 가면 수십분 다시 소요 예상. 엄마가 한국말로 '우리가 너희보다 먼저 여기 줄 서 있었다'를 외치심 ㅎㅎ

그런데 다행히도 우리 뒤에 서 있던 미국 남자분이 (물론 영어로) "괜찮아 괜찮아, 원래 이래. 두 줄 만들려고 하다가 이렇게 돼. 너희 그냥 줄 서도 돼. 그냥 있어"라고 하면서 우리를 자신 앞에 넣어주었다. 몇몇 미국인이 계속 반감을 표시하자 그 남자분도 계속 우리에게 "괜찮아 그냥 서 있어"라고 했다.

난생 처음 겪는 상황에 (군중들이 일제히 내 일행에게 잘못을 지적하는 상황) 너무 당황해서 그 분에게 감사 인사도 못 했다. 어차피 그러고도 30여 분 이상 계속 같은 줄에 서 있었기 때문에 한 번 슬쩍 그 분을 돌아보았던 것은 기억나는데, 인상착의에 대한 기억은 흐릿하다.

월요일 아침 애틀랜타 공항에는 비행기 타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인지, 미국 국내선 비행기 타기 전에 하는 검사 절차가 많이 생략된다. 둥근 통 안에 들어가서 손 올리고 전신 스캔을 당하는 것과 같은 절차 생략.
tip: 테러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월요일 새벽 애틀랜타 공항에 폭발물과 함께 탑승하라!??!?







며칠 뒤, 환승을 위해 애틀랜타공항으로 돌아온 10월의 토요일 오후.
보안검사를 받으러 가기 위해 한적한 이 공간을 10초 만에 통과하면서 어이가 없었다.
월요일 아침에는 여기에 양쪽으로 늘어선 줄이 그득그득, 소파에 늘어져 잠자고 있는 사람이 그득그득이어서 20분은 여기서 줄선 채로 보낸 것 같았는데 10초 만에 통과.

애틀랜타 공항의 악명높은 월요일 오전을 모르고 덥석 아침 비행기를 예약했었다니 ㅎㅎ
하지만 달라스-애틀랜타-보스턴-뉴욕-애틀랜타-달라스로 이어진 이번 여정에서
애틀랜타를 이렇게 9월의 일요일-월요일 앞쪽 여정에 넣지 않고, 
뉴욕을 본 다음인 10월의 금요일-토요일 뒤쪽 여정에 넣었더라면 애틀랜타를 둘러볼 때 다른 가족들이 힘들어했을 것 같다.

나로선 보스턴은 2번째 - 뉴욕은 3번째라서, 이번에 처음으로 차분한 애틀랜타 도시 분위기를 본 것이 더 기억에 남았지만
다른 가족들, 특히 엄마께서 보스턴 - 뉴욕을 만난 다음에 애틀랜타를 봤다면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셨을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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