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는 정말 좋은 영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영화가 있고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계속 보는 영화가 있다.

올해 초 영화관에서 봤던 스포트라이트는 그중 후자이다.
10월경에 케이블TV 영화 채널에서 계속 방영하기 시작했는데
채널을 돌리다가 spotlight가 방송되고 있으면 계속 또 보게 된다.

이 영화의 몇 장면이 메가박스에서 진행되는 영화 행사의 퀴즈로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극중에서 설거지 그릇과 주방 세제가 잠깐 나오는 장면이 첫 힌트로 나왔다. 😂
나도 머리속에서 '엇, 저거 스포트라이트인데?' 생각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손을 들고 답을 맞혔다.
나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보신 분인가보다.
상품이 영화관람권 두 장인가 그랬는데 ㅠ.ㅠ 행사 끝나고도 계속 난 왜이리 적극성/순발력이 떨어질까 한탄을....


등장인물이 설거지하는 장면만 나와도 알아보는 팬이 있을 만큼 매력적인 이 영화는,
여러 해 동안 묻혀온 '보스턴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특종 보도하게 되는 과정을 다뤘다.






요즘 온나라의 방송국들이 특종을 하겠다며 한 분야를 파고 들고 있는 시점에....
이 영화는 가장 중요한 점을 짚어준다.



----------------------> 이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은 아래 부분을 안 보는 게, 나중에 보실 때 더 좋습니다. <--------------------------




Marty Baron: We need to focus on the institution, not the individual priests. Practice and policy; show me the church manipulated the system so that these guys wouldn't have to face charges, show me they put those same priests back into parishes time and time again. Show me this was systemic, that it came from the top, down.
Ben Bradlee Jr.: Sounds like we're going after Law.
Marty Baron: We're going after the system.


(*여기서 Law는 '법'이 아니라, Law라는 이름을 가진 가톨릭 추기경을 말한다)


온 국민의 분노를 촉발한 이번 사태에는 종편들의 특종 경쟁과 보도도 한몫했지만...
세월호 사태 때는 system이 아닌 개인 '유병언'의 비리만 물고 늘어지는 종편의 태도에 정말 질렸었다.

개인의 비리가 아닌, 그것을 묵과하고 용인하고 번성하게 놔둔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시스템에 제발 초점을 맞추자.
알아서들 잘 하는 방송사도 있지만.
위의 저 대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imdb 앱을 보면 뒤의 대사가 나오는 clip이 공개되어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잘 재생되지 않는다.
나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그래서 공개되지 않는지도?? 영화를 실제 볼 때의 재미가 없어질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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